고(故) 박서보 재단과 손을 맞잡은 루이 비통

거시적이면서도 미시적인 아름다움을 담은 루이 비통의 가을 캡슐 컬렉션. 퍼렐은 어쩌면 불가능에 가까웠을 이 미션에 대한 단서를 박서보 화백의 작품에서 찾았다.
BY 에디터 최윤정 | 2024.08.19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루이 비통이 다가오는 9월 가을 시즌 남성복 캡슐 컬렉션을 출시한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퍼렐 윌리엄스의 추구미(?)는 여전하다. 댄디하면서 우아한 매력을 기반에 깔되, 바쁜 도시의 삶과 나른한 주말 일상을 가로지르는 실용적인 제품들로 구성했다. 색채, 구조, 장식이라는 3가지 요소를 중점으로 거시적인 아름다움과 미시적인 아름다움을 동시에 살핀다는 점이 특별한데, 그래서 이번 컬렉션은 자세히 보아야 더 아름답다. 모든 옷과 액세서리를 관통하는 이러한 개념은 한국 화백 고(故) 박서보 재단과의 협업을 통해 구체화됐다. (박서보 화백은 별세 이전 루이 비통과 아티카퓌신 협업 프로젝트로 진행한 바 있다.) 미니멀하면서도 강렬한 획이 돋보이는 그의 작품 세계가 퍼렐의 컬렉션에 내려 앉았다. 먼저 가을 컬렉션에 영감을 준 박서보 화백의 4개 그림 중 하나인 Écriture No. 960728번 작품은 LV 블라종(Blason) 패턴의 블랙 벨벳 셔츠에서 그 흔적을 찾을 수 있다. 해당 작품에서 십자 형태에 가까운 특정한 모양을 규칙적으로 배열한 것이 돋보이는데, 그의 전박적인 작품에서 통용되는 '선'에 드러난 섬세한 질감과 시각적 깊이를 포착한 뒤 앞서 언급한 규칙적인 패턴 장치를 결합해 완성한 것이 입체적인 표면 위에 LV 블라종(Blason) 패턴을 새긴 벨벳 셔츠라고 할 수 있겠다. LV 블라종(Blason) 블랙 벨벳 슈트 역시 같은 작품의 특징을 반영한 피스다.
사실 멀리서 보아도 아름답다
좀더 직관적으로 박서보 화백의 작품 세계를 그린 쇼피스도 있다. 미니멀한 '선'의 아름다움을 명료한 컬러들과 조합해 입체적으로 직조한 의상들이 바로 그것. 먼저, 메이플 레드 울 코트, 길렛(gillet), 벨벳 트랙 재킷은 2017년 작 Écriture No.171230 작품에서, 네온 그린 블루종은 2022년 작 Écriture No.220825 작품에서 영감을 받았다. 회색 쓰리 버튼 반바지 슈트, 오프 화이트 후드 반바지 세트, 매칭 릴리프 니트(relief knit)는 2002년 작인 Écriture No. 021015번 작품을 모티프로 완성했다고! 협업을 통해 출시된 각 제품에는 박서보의 아티스트 시그너처 스타일의 태그를 부착했는데, 이 디테일은 상의 타이포그래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그 자체로 작품 같은 액세서리 컬렉션
컬렉션의 가죽 제품은 에피 가죽의 텍스처를 박서보 화백이 구사하는 직선의 언어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독립적인 예술 작품으로 보아도 손색이 없을 가방에는 박서보 화백의 에크리뛰르 시리즈가 선사하는 에어 블루부터 네온 그린, 메이플 레드에 이르는 다채로운 색채까지 고스란히 담겨있다. 가방의 안감은 전통 한지를 연상시키는 베이지 색상으로 마감했으며, 에어 블루 크리스토퍼 백팩, 네온 그린 삭 플라, 메이플 레드 알마, 네온 그린 코트빌 16 몽트르, 네온 그린 및 메이플 레드 키폴의 내부에는 영감의 원천이 된 작품의 태그를 부착했다. 여기에 캔버스에 가장 가까운 형태로 박서보 화백의 영혼을 느낄 수 있는 실크 스퀘어 스카프까지! 루이 비통은 이렇게 캡슐 컬렉션의 구석구석을 박서보 화백의 작품 세계로 정성스레 매만졌다.

사진 제공

루이 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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