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 ARE SINGLES - 이창섭, 구성환

우리 모두는 ‘싱글’이며 ‘싱글’이 되어야만 한다. 2024년 싱글들과 나눈 '혼자'라는 충만함과 단단한 일상력의 이야기.
BY 에디터 장은지, 김화연, 이유진 | 2024.09.04
이창섭의 싱글즈 화보, 싱글즈, 이창섭, 이창섭화보, 이창섭 솔로, 이창섭 구리, 이창섭 솔로 앨범
블루 셔츠와 데님 팬츠는 메종 마르지엘라. 슈즈는 마르니 패턴 넥타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이창섭
모든 것은 등가교환. 누리고 싶은만큼 책임질 줄도 알아야 하는 법.
<싱글즈>가 20주년을 맞았다. 20년 전의 이창섭과 지금의 이창섭은 어떻게 다른가? 20년 전이면, 14살 때인데 그때의 이창섭은 가수라는 직업을 생각도 안 해봤다. 그냥 막연하게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유가 있을까? 어른들이 멋있어 보였다. 자유로워 보이고. 아, 학교도 안 가도 되고! (웃음) 비투비, 그리고 이창섭의 데뷔 20주년은 먼 미래의 얘기지만 20주년을 맞이한다면 어떤 기분일까? 그렇게 멀지도 않다. 20주년이라. 어쩌다 보니 시간이 자연스럽게 흘러왔고 20주년도 특별할 것 없이 흘러갈 것 같다. 그래도 꼭 하고 싶은 게 있다면 우리 멤버들이랑 다 같이 앉아서 팬들과 라이브 방송하면서 소소하게 축하하는 거? 그거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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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니트는 ERL, 레더 팬츠는 세비지, 슈즈는 보테가베네타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20대의 카메라 속 이창섭은 ‘장난꾸러기’ 그 자체였다. 지금도 그런 모습이 여전한데, 평소엔 내향적이다. 카메라 앞에서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쓰고 혼자 있을 때 에너지를 축적하기 위해 평소 말을 아끼는 건지 궁금하다. 가수’라는 직업은 상황과 환경에 맞게 나를 잘 바꿀 수 있는 태도가 필수다. 음악도 같은 사람이 발라드를 부를 때와 펑키한 음악을 부를 때 다르지 않은가. 노래에 맞게 감정과 텐션을 바꾸는 것처럼 상황에 맞게 나의 성격과 태도를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딱 필요한 만큼의 에너지를 쓰면서. 그게 정신 건강에도 좋다. 방송 활동은 물론 뮤지컬과 유튜브 등 다방면에서 활동 중인데, 본업 가수로서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 오래도록 노래를 부르는 것. 만약 데뷔 초였다면 그런 얘기를 했겠지. “콘서트 만석을 채우고 싶다”, “앨범이 잘 팔렸으면 좋겠다”와 같은 목표. 그런데 이것들은 모두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유일하게 내 의지로 할 수 있는 건 오래도록 노래를 하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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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니트는 ERL, 레더 팬츠는 세비지, 슈즈는 보테가베네타 네크리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싱글즈>가 20주년을 맞아 ‘싱글’의 의미를 재조명하려 한다. 이창섭에게 ‘싱글 라이프’는 어떤 의미인가? 등가교환. 오로지 내 선택으로 움직이는 인생이지만 그만큼의 책임이 따르는 삶이다. 어떤 선택과 책임이 있었을까? 누구의 의지도 아닌 내 의지로 강아지를 키우기로 결심했다면 최선을 다해 키워야 하는 것이 있겠다. 이건 인생의 수많은 선택 중 하나지만 살아보니 뭘 하나 책임지는 것 자체가 버거운 일이다. 근데 그런 것들을 짊어지고 버틸 줄 아는 사람이 진정한 ‘싱글’이 아닐까. 혼자 모든 것을 누리고 싶다면 그만큼 혼자서 모든 것을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지금 반려견 구리와 함께 사는 싱글 라이프가 어떤 점에서 특별한 건지 설명해줄 수 있을까? 특별하지 않아서 특별하다. 사회 전체가 ‘특별함’에 중독된 건 아닌지… 남들과 비교하며 내가 누군가보다 특별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어떤 것을 할 때도 꼭 특별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반려동물과 함께하면 오히려 그 ‘특별함’에서 멀어진다. 구리와 함께하는 시간 덕에 쓸데없는 곳에 에너지를 쏟지 않고 긍정적으로 에너지를 사용하게 된다. 그게 특별하다면 특별할 수 있겠다. 2021년 진행한 <싱글즈> 인터뷰에서 슬럼프를 겪어본 적 없다 말하며 단순한 편이라 금방 잊는다고. 기억나는지? 기억난다. 지금도 여전히 슬럼프는 없었나? 슬럼프라기보다는 목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지금도 치료 중인데, 이게 슬럼프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다. 누구에게나 자신만의 지옥이 있지 않은가. 그것을 슬럼프라고 하면 지구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매 순간 슬럼프를 겪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나만 힘들까’ 하는 생각을 하면 슬럼프는 평생 없을지도. 만약 나중에 슬럼프를 겪게 되면 연락드리겠다.(웃음) 그런 이창섭만의 긍정의 힘은 어디서 채우는 것인지, 어떻게 그 긍정의 파워를 충전하는지 궁금하다. ‘그래도 해야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그냥 해내야지 하는 단순한 생각 덕인 것 같다. 인간 이창섭은 앞으로 대중들에게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여러분과 다를 것 없는 평범한 사람. 그저 음악 하는 사람, 동네 오빠, 형아, 삼촌으로 기억해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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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턴 셔츠와 점프슈트는 페이크 케미컬 클럽, 슈즈는 캠퍼.
구성환
작고 단순한 행복의 연속이 결국 큰 행복.
<싱글즈> 20주년 특집 화보에 초대됐는데 공교롭게 구성환 배우도 데뷔 20주년이더라. 축하한다! 고맙다! 올 해가 20주년이라는 건 알고는 있었지만 20주년이라고 특별히 의미를 두진 않았다. 기념 이벤트 같은 것도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는 거라서.(웃음) 그래도 요즘에는 방송에서 많이 찾아주어 주변에서나 DM으로 20주년이 라 많이들 얘기해주더라. 역시 유쾌하다. <나 혼자 산다>를 통해 구성환이라는 이름을 대중에 확실히 각인시키게 됐다. 꽃분이와 한강에서 돗자리 펴고 햄버거를 먹으며 비둘기와 대치하던 모습이 기억난다. 누아르 작품 속 모습과 굉장히 달랐다. 내가 덩치도 크고 우락부락하지만 의외로 깔끔한 걸 굉장히 좋아한다. 그런 반전 모습들이 더욱 호감을 얻지 않았나 싶다. 꽃분이의 지분도 크고. 아니, 억울한 게 꽃분이를 방송 때문에 키운 게 아니냐는 말도 안 되는 얘기를 하는데 나랑 9년 동안 함께한 식구다. 꽃분이가 스트레스 받을까봐 방송도 안 하려고 했었다. 스트레스를 줄까봐 원래 미용도 잘 안 시킨다. 방송이 끝나고 재미있었던 댓글이 우리 집에서 가장 지저분한 게 꽃분이라고 하더라.(웃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내 하루 루틴이 꽃분이의 엉덩이와 얼굴을 닦아주는 거다. 그치만 꽃분이만 행복하다면 누가 뭐라 해도 상관은 없다. 구성환 배우의 싱글 라이프가 사람들의 마음에 울림을 준 것은 ‘행복’에 대한 건강한 관점과 단단한 일상력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하루 루틴을 지키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대식가이기도 하고 먹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서 식이요법은 글렀고 매일 운동을 꼭 하려고 한다. 운동이라는 게 딴 게 없다. 아무리 힘들어도 하루에 두 번씩 꽃분이를 산책시킨다. 매일 아침 일어나 청소를 하고 꼭 집밥을 해 먹는 것도 루틴 중 하나다. 내 양을 밖에서 사 먹으면 식비가 만만치 않다. 내일 해 먹을 것도 이미 정해놨다. 핸드폰 속에 거의 일주일 치의 메뉴가 짜여 있다. 오늘은 남은 제육볶음과 냉장고에 남은 감자를 채 썰어 ‘제육감자치즈카레볶음’을 해놨다. 직접 개발한 메뉴인가? 이걸 개발이라고 해야 하나?(웃음) 심혈을 기울여 개발을 해본 적은 없고 제육이 남아서, 또 내가 카레를 좋아해서, 또 감자가 냉장고에 있어서, 또 그냥 치즈를 너무 좋아해서 섞어서 먹으면 맛있겠다는 계산이 딱 나오더라. 제육을 바짝 볶아서 드라이한 일본 카레를 넣고 하이라이스 소스랑 버터가 조금 들어가면 굉장히 맛있다. 말하면서도 군침을 삼킨다.(웃음) 대식가이면서 미식가이기도 한가보다. 그것 하나는 자부한다. 하늘에서 나에게 아무것도 안 줬는데 그런 음식 센스, 음식 감각 하나는 준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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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는 컨템포러리 어카운츠, 선글라스는 키블리.
행복의 조건으로 루틴을 지키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는 뭔가? 그냥 작고 단순한 행복의 연속이 결국 큰 행복인 것 같다. 나는 정말 게으른 편이다. 직업 특성 상 바쁠 땐 바쁘고 여유 있을 땐 한없이 시간이 남아도는 경우가 많다. 그 시간 동안 아무것도 안 하면 하루를 허투루 보냈다는 생각에 후회하고 자책감을 가지는 사람도 있지 않나. 그런데 운동하러 나가기 너무 싫고 밥을 편하게 시켜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더라도 내가 지키려고 하는 작은 목표들을 매일 실천하다 보면, 그런 작은 성공과 성취가 모여 결국 행복을 만드는 것 같다. 매일 아침 눈 뜨자마자 닭가슴살에 요거트랑 블루베리를 먹는 루틴을 20년간 지키고 있다. 그러고 나서 15분 뒤에 라면을 끓이긴 하지만.(웃음) 요즘 ‘싱글’이라는 의미는 결혼 여부와 관계없이 너무도 일상적인, 하나의 선택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구성환이 생각하는 ‘싱글’은 어떤 의미일까? 내가 감히 정의를 내리긴 어렵지만 나의 기준에선 책임감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다면 그게 ‘싱글’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 혼자인 게 너무나 행복하지만 그렇다고 비혼주의자도 아니다. 그냥 지금 내 라이프가 너무 행복하고 평온한 상태다. 나중에 누군가와 함께하더라도 서로에게 책임을 부여하지 않고 따로 또 함께 평온할 수 있는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으면 좋겠다. 구성환이 지금 싱글로서 누리는 가장 좋은 점은? 제육 볶음에 카레에 감자에 치즈를 푸지게 넣어 그 모든 것을 온전히 즐길 수 있는 일상!

사진

주용균, 박자욱, 안건욱

스타일리스트

이다경(이창섭), 손효주(구성환)

메이크업

김하나(이창섭), 김보민(구성환)

헤어

미장원by태현(이창섭), 김보민(구성환)

세트 스타일리스트

김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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