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남준의 지금 거신 전화는
협박 전화, 비밀, 로맨스릴러.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을 드러내는 키워드는 다소 위태롭지만, 그 속에서 만난 허남준은 꼿꼿하게, 또 절제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풍겨내고 있다.
BY 에디터 김화연 | 2024.11.20.jpg)
블랙 니트와, 팬츠는 베르사체, 링은 톰우드
단독 화보 촬영은 처음이라고 들었어요. 처음을 함께하게 되어 영광이에요.(웃음)
사실 오늘 오면서 너무 긴장 되어서 아무 생각 없이 촬영장에 왔어요. 그런데 다들 편하게 해주시기도 했고, 저도 먼저 재밌게 하고 싶어서 장난도 치면서 했는데, 잘 받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웃음) 편하게 잘 마무리한 것 같아요.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 공개를 앞두고 있어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크리에이터 ‘지상우’ 역을 맡았는데 허남준이 소개하는 상우는 어떤 인물인지 궁금해요.
표면적인 것 말고 내면적인 이야기를 하자면, 제가 바라보는 상우는 감정을 숨기는 것에선 남들과는 조금 다른 사람 같아요. 은밀한 것이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이 깊고, 그런 자신의 감정을 다루는 데 있어 익숙한 인물이죠. 화가 난다고 화를 내지도 않고요. '절제된 친구'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캐릭터를 구축할 때 배우들마다 각기 다른 방법을 취한다고 하더라고요. 상우 캐릭터는 어떤 방식으로 구축 했을까요?
현장에서 박상우 감독님과 이야기를 엄청 많이 나눴어요. 감독님은 극 전체를 보시기 때문에 저보다는 더 거시적인 시각을 가지고 계시잖아요. 제가 연기를 할 때 의도한 바와 그렇게 의도해서 연기를 한 것이 카메라에 비춰질 때 또 굉장히 다르게 보일 수도 있고요. 그런 부분을 현장에서 조율하며 캐릭터를 쌓아나갔어요.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하니 궁금해요.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코멘트는 무엇이었어요?
상우가 아닌 다른 사람 같으면 굉장히 흥분하거나 아니면 자기 주장을 내세워서 상대방의 잘못된 사고 방식을 바꾸려고 노력할 것 같다고 느낀 장면이 있었어요. 그런데 감독님께서 “오히려 상우라면 여기서 간결하고 정확하게 말해 줄 것 같아, 화를 내거나 그러지 않을 것 같아”라고 코멘트를 주신 적이 있어요. 그걸 듣고 저도 ‘너무 좋다’ ‘이거다’ 한 적이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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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코트는 ych, 팬츠는 아미리.
이번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은 원작이 웹소설인 작품이에요. 평소 원작을 챙겨보는 편인가요?
연기를 할 때 원작을 보면 머릿속에 잔상이 많이 남더라고요. 그래서 되도록 보지 않으려 해요. 그 이미지가 한 번 형성되면 그걸 깨고 제 매력과 냄새를 더하는 데 오래 걸리더라고요.
본인의 매력을 더하는 과정은 어떻게 진행되는 건가요?
제가 연기해야 할 역할이나 드라마에 맞는 음악을 선택해놓고 걸을 때마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상상해요. 이번 드라마 <지금 거신 전화는>은 무조건 밝은 노래를 들으려고 했어요. 밝은 록 밴드의 노래요. 상우는 부정적인 감정에 상처를 받는 게 아니라 튕겨낼 것은 똑똑하게 잘 튕겨내는 친구거든요.
밝은 노래를 들으며 캐릭터를 구축하셨다고 하니까 이번 드라마 촬영 현장의 분위기도 궁금해졌어요.
애교 부리고 싶으면 마음껏 애교도 부리고, 재밌는 농담을 하고 싶으면 농담도 하면서 즐겁게 촬영했어요. 일하러 모인 것이니 물론 과하게는 하지 않았습니다.(웃음) 농담을 주고 받으면서도 막상 촬영에 들어가면 진지하게 임했죠.
어느 분께 그렇게 마음껏 애교를 부리신 건가요?(웃음)
감독님이 제일 편해서 감독님께 많이 부렸어요. 제가 장난을 많이 치는 스타일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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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피 스카프 셔츠, 팬츠, 슈즈, 네크리스는 모두 돌체앤가바나.
출연하는 작품마다 강한 인상을 남기며 대중에게 점점 각인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이번 작품을 통해서는 어떤 인상을 남기고 싶을까요?
전 작품인 <유어 아너>가 굉장히 강한 캐릭터라서 그렇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최근 맡았던 캐릭터에 비하면 상우는 슴슴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어요. 엄청 강렬한 느낌은 아니거든요. 그래서 어떤 모습으로 각인되고 싶은 것은 없고 거기에 잘 배어 있는, 튀지 않고 드라마 전체적으로 필요한 인물로 구축돼있는 느낌으로 보여지는 게 제 목표예요. 꽃밭에 흙 같은 느낌이요. 저는 거기서 흙을 맡고 있고요.(웃음)
얼마 전 데뷔 5주년을 맞이했어요. 촬영장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 세 가지를 꼽는다면 어떤 장면을 꼽을 수 있을까요?
인상 깊은 장면은 정말 많아요. 그래도 꼽아보자면 <미씽: 그들이 있었다> 첫 촬영 장면이 떠올라요. 첫 드라마였거든요. 잔뜩 긴장했는데 처음으로 대사를 내뱉던 그 순간에 용기를 내서 제가 하고 싶은 걸 마구 마구 했어요. 그때 땀을 엄청 흘리면서 용기를 냈죠. 두 번째는 <스위트홈 3>에서 제가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요. 동료 선배님들을 잡고 울면서 촬영을 했는데 너무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마지막은 <유어 아너> 기자회견 장면이요. 첫 촬영 날이기도 했고, 첫 등장 장면이고 처음으로 제가 혼자서 저를 증명해야 되는 순간이었어요. 그래서 굉장히 많이 준비했고, 떨면서 촬영했어요.
꼽다 보니 첫 촬영 장면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럼 첫 촬영 날에 꼭 하는 루틴 같은 것도 있나요?
특별한 루틴은 없어요. 손톱 발톱 정리 정도?(웃음) 면도도 공들여서 하고, 나트륨과 탄수화물을 멀리해요. 제 몸을 비우고 깨끗하게 덜어내고 가서 이야기를 나누며 캐릭터를 채워 넣죠.

데님 세트업과 이너 니트는 디올.
데뷔 축하 카페와 지하철 광고 등 팬들이 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준비했어요. 직접 카페에 방문해서 팬들과 만남을 가졌는데 어떠셨어요?
사실 그런자리가 제일 떨려요. 첫 촬영만큼이나요.(웃음) 시상식이나 연기를 하는 자리 외에 가본 자리 중엔 제일 떨렸어요. 아무 이유 없이 누군가를 좋아해준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래서 너무 감사해요. 잔뜩 긴장하고 간다고 해서 제가 그분들 앞에서 뭔가를 엄청 해드릴 수 있는건 없지만요.(웃음)
기억나는 에피소드도 있을까요?
그 공간 안에서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아쉽게도 없어요. 너무 긴장해서 약간 필름이 끊긴 것처럼 기억이 증발되었거든요. 카페 안에서는 되게 늠름한 척 여유 있는 척하며 팬들과 소통했는데, 속으론 벌벌 떨고 있었어요. 카니발에 올라탄 순간부터 다시 기억이 나요.(웃음) 긴장이 확 풀려서 눈도 풀리고 심지어 졸리기까지 했어요.

재킷, 팬츠, 벨트와 슈즈는 모두 어네스트 더블유 by 10CC.
오늘 촬영 내내 전화기가 옆을 떠나지 않았어요. 평소에도 자주 통화하시는 편인가요? 가장 통화를 많이 하는 사람이 누군지도 궁금해요.
전화 통화를 굉장히 많이하는 편이에요. 가장 많이 통화하는 사람은 저희 소속사 대표님이요. 그냥 심심하면 한 번씩 전화를 걸어요. 되게 듬직한 곰 같으시거든요.(웃음) 그래서 한 번씩 괴롭히고 싶을 때 장난도 치고 그래요. 그리고 주변 친구들한테도 전화를 많이 걸어요. 먼저 안부를 챙기기도 하고 불현 듯 떠오르면 바로 통화 버튼을 눌러요.
최근에 한 통화 중에 가장 기쁜 통화는 어떤 통화였을까요?
<싱글즈> 화보를 찍는 것도 그렇고, 어떤 일을 하게 되거나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분들에게서 연락이 올 때가 가장 좋죠. 매니지먼트 팀장님이 ‘이날 촬영이 있다’ 이렇게 딱 스케줄 정리해주실 때도요. 물론 일이어서 부담감은 있지만 너무 좋아요.(웃음) 많이 전화해주셨으면 좋겠어요.

코트와 팬츠는 맥퀸 by 션 맥기르, 이너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허남준의 일상을 좋아해주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아요. ‘남친짤 장인’이시잖아요. 쉬는 날은 어떻게 보내세요?
아침에 일어나서 유산균을 챙겨먹고요.(웃음) 물 500ml를 먹은 후에 밥을 먹어요. 저는 진짜 밥 먹는 걸 너무 좋아하거든요. 직접 요리를 해서 밥을 먹고 설거지 한 후 잠깐 쉬다가 운동해요. 운동 끝나고 나면 또 밥 해먹고, 대본 보고요. 그 뒤에도 시간이 좀 남으면 여행 유튜브 같은 거 엄청 찾아봐요.
쉬는 날 요리를 직접 하는 거 보니 실력이 꽤 출중할 것 같아요. 2024년 마지막 날 하나의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면, 추천하고 싶은 음식이 있을까요?
제가 많이 해 먹는 ‘토마토 국물 파스타’가 떠오르네요. 엄청 꽂혀서 많이 해 먹었는데, 먹기만 하면 얼굴이 부어 최근엔 자제했는데 진짜 맛있어요.
완벽한 토마토 국물 파스타를 만들기 위한 허남준만의 킥도 있을까요?
토마토 소스도 넣지만 토마토 대신 케첩을 넣어주면 맛이 더 좋아요. 토마토 말고 케첩으로요. 거기에 소주까지 곁들여주시면 완벽합니다.(웃음)
사진
김문독
스타일리스트
심윤정
메이크업
김혜연
헤어
조은성
허남준
허남준화보
허남준 패션 화보
지금거신전화는
유어아너
스위트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