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WAVE, 새로운 물결

2024년에 끓는 점을 맞은 라이징 모델들
BY 에디터 최윤정 | 2024.12.02
싱글즈 패션 화보, 라이징 모델, 루이 비통
오버사이즈 코트, 펠트 박시 햇, 로우 부츠는 모두 가격 미정 루이 비통.
싱글즈 패션 화보, 라이징 모델, 지방시
헤어 프린트 스카프는 가격 미정 지방시.
싱글즈 패션 화보, 라이징 모델, 디올, 구찌, 자크뮈스, 스와로브스키
제이 벨벳 재킷과 팬츠는 가격 미정 디올. 윤조 블랙 재킷과 쇼츠는 가격 미정 구찌. 민지 블랙 미니 원피스는 가격 미정 자크뮈스, 스완 펜던트를 단 초커는 85만원 스와로브스키.
싱글즈 패션 화보, 라이징 모델, 메종 마르지엘라
호진 패턴 셔츠, 얇은 보타이, 롤업 데님 팬츠, 레이스업 슈즈는 모두 가격 미정 메종 마르지엘라. 두경 패턴 셔츠, 얇은 보타이, 데님 팬츠, 레이스업 슈즈는 모두 가격 미정 메종 마르지엘라.
싱글즈 패션 화보, 라이징 모델, 릭 오웬스
푸퍼 재킷, 니트 플라이 슈트, 바라클라바, 글러브, 볼륨 부츠는 모두 가격 미정 릭 오웬스.
MIN JI ‘니콜라스 제스키에르가 사랑하는 모델’이라고 부르면 조금 부담스러울까?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제스키에르, 그가 사랑하는 모델들 사이에 내가 있다고 생각하면 솔직히 기쁜 마음을 감추기 어렵다. 활동한 지 4~5년은 된 것 같은데, 맞나. 짧은 이력은 아니다. 실제로는 그보다 두 배 긴 시간 활동했다. 아무도 모르고 누구의 기억에도 없는 시간 속에서 버텨냈다. 오늘 모인 모델들 중 내가 가장 오래 몸담고 있지 않을까. 누구의 기억에도 없다고 했지만 민지한테는 여전히 선명한 시간일 것 같다. 어떻게 버텼나? 없는 사람처럼 지냈다. ‘이렇게 가다 보면 어딘가에 도달하겠지’ 하면서! 생각할수록 자기 연민에 잘 빠지는 편이라, 뇌를 아예 빼고(?) 지나온 시간이 꽤 길었다. 그럼 모델 활동 중 변곡점이라고 할 수 있는 시기가 정확히 언제였나? 코로나 때문에 해외활동을 아예 접고 국내에 들어와 재정비하던 시기가 변곡점이었다. 탈색도 분명 터닝포인트를 만든 요소 중 하나였을 거다. 맞다. 내 모델 활동은 탈색 전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처음 탈색을 권유하신 회사 대표님께 항상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주저 없이 실행에 옮긴 나에게도.(웃음) 본격적으로 루이 비통 이야기를 해보자. 시작은 잠수교에서 열린 2024 프리폴 컬렉션부터다. 이후로 매 시즌 빠짐없이 루이 비통 런웨이에는 이민지의 얼굴이 등장했다. 니콜라스의 ‘최애’가 된 소감이 어떤지? 이렇게 들으니 새삼 ‘아주 멋진 순간에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최애’라는 단어는 너무 과분하고 사실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처음 잠수교에서 열린 프리폴 컬렉션 때부터 일곱 번의 쇼에 오른 지금까지도 실화인가 싶다. 내 이름 옆에 루이 비통, 제스키에르가 나란히 놓인다니 모델로서 이보다 영광스러운 순간이 있을까도 싶고. 구찌와는 밀란 패션위크에서 처음 인연을 맺었고, 이후 경복궁에서 열린 2024 크루즈 쇼에 섰다. 한번 눈에 들면 잊히지 않는 모델인가 보다.(웃음) 운이 좋았다. 나를 잊지 않고 다시 찾아준 게 정말 감사했다. 모델 활동을 하면서 벅차오르는 감정이 든 건 밀란 패션위크 구찌 쇼가 처음이었다. 백스테이지에서 쇼 음악이 ‘탁’ 들려오는 순간 선글라스에 가려진 내 눈에는 아마 눈물이 고여있지 않았나 싶다. 조금 오글거릴 수 있겠지만 이 악물고 버텨온 이민지에게 쇼에 오르는 그 황홀한 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 그렇게 그 순간이 하나의 이벤트처럼 지나가나 싶었는데… 아니 글쎄, 잠수교와 경복궁에서 열리는 쇼까지 서게 되다니! ‘한국에서 모델 활동을 할 가능성이 아직 남아 있는 건가’ 하면서 왠지 모르게 겁도 났었다. 1년이나 늦은 축하 인사지만, <로피시엘> 이탈리아 커버를 장식한 걸 축하한다. 보통 경력이 한참 쌓였을 때나 이탈리아 매거진을 찍지 않나? 감사하다. 뭘 모를 때 배짱 있게 해야 결과가 좋다고 하지 않나. 사실 그 촬영이 커버가 될 줄 정말 몰랐다. 유럽 활동 중 첫 매거진 촬영이기도 해서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이런 걸 역수입이라고 해야 할까.(웃음) 해외에서 주목받으면서 국내 활동이 활발해졌다. 수요가 있다는 말을 정말 듣고 싶었다.(웃음) 딱 하나의 바람을 안고 해외 활동에 뛰어든 거였다. 국내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간절함. 해외에서는 내가 한국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또 유명한지, 어떠한 것도 재지 않고 온전히 ‘이민지’를 보고 손을 내밀었다. 그래서 나를 더 가감 없이 보여줄 수 있었는데, 드디어 ‘역수입’되었다니 바라던 일이 현실이 된 거다. 이런 간절함에서 출발해서인지 해외에서의 촬영보다는 국내 촬영이 여전히 더 긴장되곤 한다.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올해 3월 제스키에르의 10주년을 기념한 루이 비통 쇼이지 않나 싶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 안에서 하는 쇼라니… 너무나 아름다운 순간이었다.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다’ 싶은 에피소드도 있었을까? 이렇게 말하면 재미없을 것 같은데 딱히 없다. 매사 ‘그럴 수 있지’, ‘아님 말고’를 달고 사는 회피형 인간인 터라! 아, 한 가지. 멍청하게 날짜를 착각해서 비행기를 놓친 일? 그건 정말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아찔한 순간이었다. 트라우마가 생긴 건지 매 시간 매 분 비행기 시간을 체크하는 습관이 생겼다. 회피형 인간이라기보다 맷집 좋은 사람 같은데? ‘아님 말고’가 제일 어렵다. 하나 하나 의미를 두고, 기대를 하다 보면 남아 있는 건 상처뿐이었다. 힘든 상황에 매몰되지 않기 위한 방법이었다. 곧 새해다. 하고 싶은 말 맘껏 해라. 말하는 대로 인식하고 그렇게 행동하게 되고 또 그러다 실현되기 마련이니까. 너무 좋은 말이다. 그 말을 들으니 갑자기 무언가가 일어날 것만 같다. 새해에는 흘러가는 대로 살아보고 싶다. 나는 어디에든 있고 또 어디에도 없다. 누군가 나를 원할 때 주저 없이 움직이고 싶다. 욕심도 부려보고 쟁취도 하고, 안 되면 좌절도 해보고! 회피하려고 하다 보니 하는 것만 하고 안주하는 느낌도 찾아와서 새해가 되면 무언가 손에 쥐어질 때 즐길 줄 아는, 실망스러운 상황에도 ‘쎄게’ 부딪혀보는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JAE LEE 고양이가 인간이라면 제이처럼 생겼을 것 같다. 초면이니까 첫인상을 가볍게 전해봤다. 첫 런웨이 혹은 첫 촬영에 대한 추억 좀 소환해보자. <파숑> 매거진이 기억에 남는다. <파숑> 대표님이 나와 고스트 에이전시 사이의 브리지 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의미가 크다. 촬영장 분위기도 너무 재미있고, 편안해서 화보 촬영에 대해 좋은 첫인상을 갖는 계기가 됐다. 데뷔 후 런웨이, 매거진, 광고, 룩북 등 전방위적으로 활약했다. 쉽지 않은 케이스다. 자기 객관화를 좀 해보자. 이유가 뭘까? 예쁘진 않지만 옆으로 긴 눈에서 오는 전체적인 인상이 개성 있는 편이다. 키가 엄청 큰 건 아닌데, 마른 체격에 몸이 작은 만큼 얼굴도 작아 좋은 비율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또, 평소 내추럴한 스타일을 지향하는데 이런 개인적인 추구미(?)를 포즈에 반영하려고 하고, 그러다 보니 나만의 쿨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갖추게 된 것 같다. ‘원픽’ 촬영이나 쇼를 꼽는다면? 두 번째 매체 경험이자 그라프와 함께한 첫 주얼리 촬영이 생각난다. 정말 어려웠다. 주어진 콘셉트에 내 팔다리가 따라가지 못하는 게 너무 짜증났다. 그래서 기자님과 포토 실장님께 계속 어렵다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프로답지 못하게 왜 그랬을까 싶다. 지금 하면 훨씬 잘할 수 있을 거 같다.(웃음) 어려웠던 만큼 기자님한테 조언도 많이 받았고 그 이후로 다른 촬영이 쉽게 느껴져 결과적으로 큰 도움이 되었다. 결과물은 너무 맘에 들어서 유일하게 페이퍼로 간직하고 있는 화보다. 스킴스(SKIMS)와의 작업이 참 의외인데, 에피소드 좀 들려달라. 모델 일을 시작하고 몇 주 안 돼서 한 작업이다. 꼭두새벽에 일어나서 그 유명한 칼라바사스 산꼭대기에 위치한 킴 카다시안의 스튜디오로 가는 길에 아빠한테 계속 ‘떨려!’라고 한 그때 상황이 아직도 선명하게 떠오른다. 두려운 마음이 제일 컸지만, 모든 걸 모델 중심으로 배려하는 환경이라 마음이 아주 편했다. 셰프들이 직접 와서 요리해주는 것도 신기했고, 다른 모델들과 놀면서 재밌게 촬영했다. 킴 카다시안이 가장 좋아하기도 했고, 친구들이 가장 좋아하는 작업물이기도 해서 뿌듯하다. 약간 중국 모델 샤오웬 주의 느낌이 있다. 고양이 같은 인상도 그렇고, 유독 작고 가는 보디라인 때문이어서 그런 것 같다. 혹시 롤 모델로 삼는 국내외 모델이 있나? 내 영원한 롤 모델은 케이트 모스다. 보편적인 아름다움의 기준을 벗어나 조금 개성 있는 얼굴을 선호한다. 중성적인 얼굴과 깡마른 몸매가 주는 신비로운 분위기가 좋다. 가장 애정하는 케이트 모스의 시기를 꼽자면 배우 조니 뎁과 사귈 때! 그런 연애를 해보고 싶기도 하고.(웃음) 그런 연애? 비주얼의 합(?)을 좀 흠모했던 것 같다. 둘 다 되게 퇴폐적이라고나 할까. 본인 취향이 확고한 모델인 것 같다. 꼭 한번 촬영해보고 싶은 브랜드는? 캘빈 클라인! 단순히 ‘옷’만 살리기보다 ‘모델의 얼굴’에 초점을 맞추는? 그런 브랜드 촬영이면 좋을 것 같다. 최근 타 매거진에 실린 한옥 화보가 기억에 남는다. 가는 몸에 에르뎀의 거창한(?) 옷을 걸쳤는데 꽤나 압도적이었다. 옷이 너무 무거워서 포즈를 취하는 동안 여러 사람이 도와줬다.(웃음) 그 촬영을 진행한 기자님에게 항상 감사하다. 내가 한국에 오자마자 나를 알아봐주고 다른 매거진 촬영 때도 불러줬는데, 그 이후로 얼굴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겼다. 한옥 화보를 찍는 그날은 오랜만에 만나는 거라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전날 밤에 포즈도 연구했었다.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해볼 의향은 없는지? 원래 해외에서 모델 에이전시를 먼저 찾았고, 미국에서 활동을 시작했기 때문에 항상 다시 돌아갈 생각은 하고 있다.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서 자라기도 했고, 영어가 더 편하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 해외 활동이 두렵지 않다. 다가오는 3월 뉴욕과 파리 패션위크에 꼭 도전하고 싶다. 올해를 한마디로 응축해 표현한다면? ‘변화’.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보스턴에서 컴퓨터를 전공하는 평범한 대학생이었는데, 일상이 갑자기 쇼장과 촬영장으로 바뀌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꿈을 안고 무작정 한국에 왔는데, 좋은 기회가 생겨 예기치 못하게 다양한 경험을 했다. 1년 사이에 자연스럽게 성격도 변했다. 조금은 외향적으로, 또 카메라 앞에 서는 것도 많이 익숙해졌다. 곧 새해다. 하고 싶은 말 맘껏 해라. 말하는 대로 인식하고 그렇게 행동하게 되고 또 그러다 실현되기 마련이니까. 새해에 가장 이루고 싶은 건 해외 유명 브랜드의 런웨이 데뷔다. 런웨이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에너지와 설렘이 좋다. 북적거리는 관객석과 정신없는 백스테이지, 생각만 해도 떨리고 긴장되지만 정말 재미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모델’ 빼고, ‘사람’ 제이만 남겨보자. 어떤 사람이고, 또 어떤 사람이고 싶나? 학생 때부터 차가워보인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근데 나랑 몇 마디라도 나눠본 사람들은 생긴 거와는 다르게 여리고 착하다고 얘기해준다. 나의 모습을 잃지 않으면서 항상 남들을 배려하는 착한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싱글즈 패션 화보, 라이징 모델
싱글즈 패션 화보, 맥퀸 by 션 맥기르
테일러드 재킷, 골지 니트 티셔츠, 테일러드 팬츠는 모두 가격 미정 맥퀸 by 션 맥기르.
GYU HYUN 한국이 아닌 해외에서 먼저 활동을 시작한 건가. 오늘 촬영에 섭외한 모델들 중 가장 낯선 인물이다. ‘아기 때부터 유럽에서 자라온 김규현입니다.’ 해외에서 살다 보니 모델 활동을 자연스럽게 해외에서 시작하게 됐다. 아기 때부터? 어렸을 때 이야기를 좀더 들려달라. 태어나자마자 로마로 가게 됐다. 성악을 전공하는 부모님을 따라간 거라 선택권이 없었다. 초등학교 6학년까지 로마에 있었고, 교육 때문에 비엔나로 넘어가 지금까지 살고있다. 종종 한국에 놀러 오기도 했고, 비엔나에 있을 때도 TV 쇼나 드라마를 자주 봐서 한국 문화가 어색하지는 않다. 오히려 배달 서비스나 편리한 부분이 너무 많아서 눌러앉고 싶을 정도.(웃음) 고스트 에이전시와의 인연이 시작된 지도 얼마 안 됐다고? 고스트 에이전시는 해외 활동하기 전부터 알고 있었고, 또 들어오고 싶은 회사였다. 나의 해외 활동을 본 대표님과 연락이 닿아 운 좋게도 합류하게 됐다. 기본적으로 패션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인 것 같은데, 국내외를 여행하면서 패션 인더스트리트에 몸담고 싶어서 모델이 된 걸까? 어렸을 때부터 어머니가 옷 입히는 걸 좋아했고, 또 이태리에서 자라왔기 때문에 자연스레 옷을 좋아하고, 패션계에 입문하게 된 것 같다. 본격적으로 조명이 터진 건 2024 S/S 시즌부터다. 프라다와 드리스 반 노튼, 겐조 무대에 올랐다. 개인적으로 드리스 반 노튼의 무드가 규현과 참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약간 병약미가 있어서 그럴까. 드리스 반 노튼은 나에게 정말 특별하다. 이 브랜드를 통해 모델로 데뷔하게 됐으니까. 개인적으로 정말 사랑하는 브랜드이기도 한데, 쇼에 서기 전부터 드리스 반 노튼 특유의 절제된 실루엣이나 스타일링을 좋아했고, 내가 추구하는 패션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원래 뭔가에 진심이어야 능률이 생기는 거 아닌가? 사심이 담겨 있어 더 잘 어울려 보이지 않나 싶다.(웃음) 배우 홍경 좀 닮았다. 감사하게도 요즘 대세 배우인 홍경을 닮았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신기하게도 열이면 열 그렇게 말해주더라! 한창 인기몰이 중인 배우인 만큼 나도 홍경 코인을 좀 타고 싶다. 2025 S/S 시즌 쇼 리스트가 흥미롭다. 펜디라는 빅 쇼도 따냈고, 키코 코스타디노브나 피터 도 같은 감도 높은 브랜드까지. 스펙트럼이 넓어진 느낌이다. 어떠한가? 매 시즌 감사하게도 새로운 클라이언트들이 나를 선택해준다. 올해로 데뷔 3년 차인데, 솔직히 어떤 기준으로 뽑히는지는 잘 모르겠다. 그냥 주어진 기회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할 뿐이다. 더욱더 큰 무대, 아직 서지 못한 브랜드의 쇼에 서는 게 앞으로의 목표다. 위시 쇼를 하나 꼽는다면? 디올. 캐스팅도 못 가봤다. 아, 원래 한국 모델 아카데미에 다닐 때는 프라다 쇼가 1순위였다. 당시에는 프라다가 큰 목표였다. 근데 쇼에 서고 난 후로 공허해졌다. 마냥 좋을 줄만 알았는데, 허무했다. 다른 개인적인 일도 겹쳐 1년 동안 공백기를 가졌다. 작년 6월을 기점으로 일을 다시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저 즐겁다. 퓨즈를 끈 1년이 규현에게 꼭 필요한 시간이었던 것 같다. 맞다. 인간으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이제 막 국내 매거진에 얼굴이 찍히기 시작했다. 해외에서 활동할 때와 많이 다른가? 아무래도 일하는 환경 자체가 많이 다르다 보니 모든 게 새롭고 재미있다. 한국에서도 많은 경험과 추억을 쌓고 앞으로도 꾸준히 활동을 이어나갔으면 좋겠다. 국내에서 좀더 잘나가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매거진이랑 룩북 캠페인이 탐 난다.(웃음) 글로벌 무대에서 활약해온 여자 모델은 참 많다. ‘명맥’을 이어온다고 할 만큼 꾸준하기도 했고. 이에 반해 남자 모델들은 비교적 최근 들어 활약상이 두드러진 것 같다. 롤 모델이 된 한국 남자 모델이 있을까? 김원중 님을 정말 좋아한다! 인스타그램으로 그의 일상을 보면 친근하고 편한 동네 형 같은 느낌인데, 카메라 앞에서 연기하는 순간 엄청난 오라와 노련미가 뿜어져 나오더라. ‘저게 바로 프로페셔널한 거지’ 싶었다. 오늘 촬영한 모델들 중 MBTI가 궁금한 모델이 둘 있다. 그중 한 명이 규현이다. INTP다. 대답도 참 ‘인팁’스럽다. 부연 설명이 없다. 어떻게 대답을 해야 할지 고민하다 깔끔하게 답변했다. 타고난 성향이 모델 활동에 도움이 되기도 하나? 확실히 도움이 되는 거 같다. 기본적으로 타고난 끼와 매력이 있어야 그게 결과물에도 나타난다. 물론 아직 한참 부족한 거 같아 늘 열심히 연구하고 노력하고 있다. 곧 새해다. 하고 싶은 말 맘껏 해라. 말하는 대로 인식하고 그렇게 행동하게 되고 또 그러다 실현되기 마련이니까. 더 좋은 기회를 얻고 싶다! 여러 방면에서 부족하지 않은 모델이 되는 게 목표다. 마지막으로 ‘모델’ 빼고, ‘사람’ 규현만 남겨보자. 어떤 사람이고, 또 어떤 사람이고 싶나?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들여다봤을 때 나는 ‘볼매’라고 생각한다. 일을 할 때나 친한 사람들과 어울릴 때나 꾸준히 봤을 때 나만의 진득한 매력이 드러나는 것 같다. ‘그러니까 오랫동안 꾸준히 저를 지켜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와, 정말 당당하고 사랑스러운 대답이다. 하하, 그런가. 첫 만남에는 나에 대해 감추는 편이라 이야기도 잘 안 한다. 근데 오래 본 친구들은 나를 ‘또라이’라고 부른다.(웃음) 다른 친구들처럼 처음부터 빵 뜬 케이스가 아니라, 조금씩 조금씩 캐스팅 디렉터들의 눈에 들었다. 이런 걸 보면 내가 ‘볼매’가 맞는 것 같다. 설득됐다. 볼매 맞다.
YUN JO 윤조를 처음 본 게 올해 2월이었나. 앤더슨 벨 매장 가서 촬영한 거 기억하나? 당연하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웃음) 모델 최소라의 얼굴도 살짝 비치고, 그러면서 다양한 인상을 가진 얼굴이라 관심이 갔다. 무표정일 땐 서늘한데, 웃을 땐 또 그렇게나 해맑을 수가 없다. 그런가. 여러 사람이 같은 이야기를 해주시긴 했다. 너무 과분하고 영광이다. 잘 웃긴 하는데, 촬영할 때랑 평소랑 좀 다른 것 같다. 혹시 I(내향형)인가? (단호한 얼굴로) 그렇다. 당연히 알고 있을 줄 알았다. 친구들이랑 있을 땐 편안한데… 그렇다고 사람들 많은 촬영 현장이 괴로운 건 아니다.(웃음) 전공이 이 직업과는 거리가 멀었던 걸로 기억한다. 어떤 계기로 이 세계에 발을 담그게 됐나? 건축 디자인 쪽 일을 하고 싶었다. 대전에서 인문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방 대학교 건축학부에 지원해서 공부를 했다. 근데 CAD 프로그램이 진짜 어렵더라.(웃음) ‘한번 해볼까’ 싶은 마음으로 25살 때쯤 모델 에이전시와 계약했는데, 학교 졸업하는 데 집중하느라 계약 초중반에는 학생의 본분에만 충실했다. 계약이 끝날 때쯤 에이전시 이사님이 설득하셔서 재계약을 했고, ‘안 되면 대전으로 돌아가지 뭐’ 하는 마음으로 일단 발을 담갔다. 운 좋게도 첫 번째 매체 촬영이 반응이 좋아서 흐름을 타기 시작한 것 같다. 후회는 없나?(웃음) 전공을 포기한 건 아니라서 후회는 없다. 지금도 나중을 위해 준비하고 있다. 활동 이력을 보면 패션쇼보다는 화보 촬영에 좀더 비중이 실려 있다. 올해 거의 모든 매거진을 섭렵하지 않았나? 올해 정말 운 좋게도 다양한 매체 촬영을 했지만 섭렵이라는 말은 조금 과분하다. 기회가 되면 패션쇼에도 서고 싶다. 요즘 <싱글즈> 패션팀 기자들 입에 오르내리는 브랜드 중 하나가 발렌티노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교체 이슈도 있지만, 2025 리조트 시즌 룩북에 익숙한 얼굴이 등장했기 때문인데… 어떻게 된 일인가?(웃음) 올해 5월쯤 해외 에이전시와 계약을 했다. 이후에 발렌티노 촬영 옵션이 갑자기 들어왔다. 제안이 들어온 날을 기점으로 이틀 뒤에 출국해야 하는 일정이었는데, 이틀 뒤에도 연락은 없었다. 지나간 일인가 싶었는데. 월요일 새벽인가. 평소 잠귀가 밝은 편이라 알림을 다 끄고 자고 있었는데, 누가 집 문을 두드리더라. 매니저 언니였다. 발렌티노에서 캐스팅 관련한 메일을 보내서 연락을 했는데 전화를 받지 않아서 직접 찾아온 거였다. 집념이 있는 매니저다. 촬영이 확정된 것도 아니었고, (고백하자면) 당시 알레산드로 미켈레가 누군지도 몰랐다. 그 길로 비행기표를 끊고 출국을 했다. 심지어 비행기가 연착돼서 캐스팅 시간에 맞추려고 숙소도 들르지 못하고 바로 미팅 현장으로 갔다. 현장에 미켈레가 있더라. 옷을 입고 워킹을 했고. 이후 ‘컨펌’ 메일을 받았다. 현장에 캐스팅을 본 동양인 사진이 몇 장 있어서, 같이 촬영하게 될 모델들인 줄 알았는데…. 그럼 유일한 동양인 모델이었던 건가? 여성 모델의 경우 백인 3명, 흑인 1명, 동양인 1명이었다. 그럼 그 한 명이? 접니다! (웃음) 듣다 보니 흘러가는 대로 자신을 맡기는 편인 것 같다. 맞다, 물 흐르는 것처럼 살려고 한다.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했다. 아, 사실 부모님 모르게 모델 일을 시작했다. 엄마는 대충 알고 있었는데, 아빠가 엄청 고지식한 편이라 설득할 자신이 없어서 처음에는 이야기를 안 했다. 서울에 있는 친언니랑 같이 산다는 핑계로 그렇게 대전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지금은 알고 계시지 않나? 아빠가 호기심에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는데, 알고리즘에 내 화보가 뜬 거다. 하필 사랑을 주제로 한 커플 화보였다. 알고 보니 참 대범한 사람이다. 어쩔 수 없다. 허락을 안 해줄 것 같으면 일단 지르고 본다. 일상을 좀 훔쳐봤다. 필름 카메라도 찍던데! 아빠가 30 년 전에 산 필름 카메라로 풍경이나 친구들 사진 찍는 걸 좋아한다.(아빠 방에 있길래 그냥 훔치듯 갖고 왔다.) 역시, 대범하다! 그런가.(웃음) 곧 새해다. 하고 싶은 말 맘껏 해라. 말하는 대로 인식하고 그렇게 행동하게 되고 또 그러다 실현되기 마련이니까. 음, 길 가다 내 사진이 크게 걸린 걸 보고 싶고, 좋은 취미를 찾았으면 좋겠고, 올해는 경험한 모든 일이 대부분 처음이어서 내년에는 좀더 여유를 갖고 즐겁게 일했으면 좋겠다.
싱글즈 패션 화보, 라이징 모델, 미우미우, 루이 비통
제이 레더 글러브는 가격 미정 미우미우, 블랙 브라 톱은 에디터 소장품. 두경 블랭킷 킬트와 클래식 셔츠는 루이 비통.
싱글즈 패션 화보, 라이징 모델, 프라다, 블루 마린, 페라가모
지호 플라워 프린트 스커트는 가격 미정 프라다. 민지 글리터 디테일의 보디슈트는 가격 미정 블루 마린, 프린지 스커트는 가격 미정 페라가모.
싱글즈 패션 화보, 라이징 모델,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실크 셔츠와 테일러드 재킷은 가격 미정 생 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싱글즈 패션 화보, 라이징 모델, 프라다
블랙 니트 베스트, 스트라이프 코튼 셔츠, 네이비 울 스커트는 모두 가격 미정 프라다.
JI HO 프라다가 유독 ‘곤조’가 있는 브랜드이지 않나. ‘첫 시즌에 프라다 익스클루시브 모델’. 꿈같았을 것 같다. 진짜 아무 감정을 못 느낄 정도로 있다가 쇼에 올라가기 직전에 ‘내가 진짜 프라다 익스클루시브 모델로 데뷔하는구나’ 했다. 심장이 엄청 뛰었던 걸로 기억한다. 순위에 예민한 대한인으로서 전체에서 다섯 번째, 또 아시안 모델 중 첫 번째 순서였다는 것도 짚고 넘어가야겠다.(웃음) 아시안 모델 중 첫 번째 맞다. 그리고 제일 예쁜 착장으로 데뷔 한 것 같아서 아직까지도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웃음) 밀란 패션위크에서 프라다의 비중이 크긴 하지만 혹 다른 브랜드 쇼에 오르지 못한 게 아쉽다거나… 다른 브랜드 쇼에 오르지 못한 건 애초에 나의 무대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 언젠간 다시 기회가 찾아오리라 생각하며 기다린다. 2024 F/W 시즌 시작이 참 좋았다. 이 기세가 파리 패션위크까지 이어졌으니까. 디올, 지방시, 드리스 반 노튼. 과장 조금 보태서 파리도 찢은 것 같은데, 별명 ‘지호지방시’ 자아를 장착하고 당시 기분 좀 가감 없이 떠들어달라. 너무 행복하고 감사했다. 사실 당시 기분이 말로 다 표현이 안 된다. 가끔 누군가가 나를 ‘지호지방시’라고 부르며 다가올 때의 상황도 너무 새롭고 재미있다. 이런 별명 덕분에 좋은 인연들도 더 생겼다.(웃음) 아, 다른 별명은 또 없나? 외노자? 아니면, 토마토! 한혜진 선배님 유튜브에 출연했을 때도 언급했는데, 토마토를 먹고 살을 혹독하게 뺀 이유로 한때 그렇게도 불렸다. 2025 S/S 시즌에도 머리가 조금 길었다는 것 빼고 달라진 건 없는 것 같다. 프라다와 디올 쇼에서도 또 한 번 활약했고. 아, 돌체앤가바나와의 만남이 좀 신선하던데! 캐스팅 현장에 도착한 순간 캐스팅 디렉터가 나를 보고 “Fianlly!”라고 외쳐서 너무 당황한 상태로 캐스팅을 보게 됐다. 그때 모델 백준영 형도 옆에 같이 있었는데, 나를 보더니 ‘너 이번에 돌체 할 것 같다’고 하시더라. 그리고 그 말이 현실이 됐다. 해외 진출 전 체중 감량도 꽤 했다고 들었다. 유지 중인가? 첫 시즌 때는 목을 매면서 살을 뺐다.(웃음) 건강도 생각 안 하고, 오직 ‘다이어트’만 고집했다. 요즘에는 건강을 생각하면서 그때보다 3~6kg 정도 더 나가는 상태를 유지 중이다. 여자 모델의 계보는 뚜렷한 편인데, 글로벌 모델로 활약하는 남자 모델은 비교적 존재감이 희미하다고 할까? 롤 모델이라거나, 직접적으로 도움을 준 선배 남자 모델이 있을까? 아주 많다. 모델 백준영, 김호용, 유하민 등. 이 외에도 많은 사람이 있는데, 다들 도움도 많이 주고, 실제로 친하게 지내는 멋진 선배 모델들이다. 모두가 완전한 롤 모델은 아니지만, 다들 배우고 싶고 닮고 싶은 점들이 하나씩 있다. 세미 롤 모델이랄까. 아마 지호는 넥스트 OO보다 ‘지호’대로 길을 개척하고 싶은 것 같다. 맞다. 누군가를 따라가려고 하면 오히려 방황하게 되는 것 같다. 여러 사람을 보면서 이런 점, 저런 점을 하나씩 흡수한다고나 할까. 인스타그램을 보면 인싸 기질이 다분해 보인다.(셀카도 많더라.) 뻔하긴 한데, ‘MBTI가 뭐예요?’(웃음) 이 질문 때문에 MBTI 검사를 다시 했다.(웃음) 여전히 ENTP – A로 나온다. 음악도 좋아하는 것 같던데! 캐스팅 현장이나 타국에서 외로움이나 지루함을 달랠 때 기댔던 뮤지션(혹은 노래)이 있다면? 음악을 진짜 좋아한다! 놓여진 상황과 바이브를 따라서 거기에 맞는 노래를 선택한다. ‘타일러, 더크리에이터’, ‘프랭크 오션’, ‘Ye’, ‘영 서그’, ‘쿠코’ 등을 좋아한다. 더 말하고 싶은 뮤지션이 많은데 벌써 너무 많은 것 같아서.(웃음) 여기까지만 하겠다. 2절까지 해도 된다. <싱글즈> 12월호에 ‘자기만의 캐럴’을 소개하는 페이지가 있다. 지호만의 캐럴을 소개해달라. 앞서 말한 ‘쿠코’는 내가 중학생 때부터 좋아했던 뮤지션이다. ‘Songs4u’나 ‘wannabewithu’. 이 두 앨범이 특히 겨울에 잘 어울린다. 들으면 녹는다. 귀부터 따뜻해지고 몸까지 온기가 전해진다. 곧 새해다. 그리고 겨우 21살이다.(부럽다.) 하고 싶은 말 맘껏 해라. 말하는 대로 인식하고 그렇게 행동하게 되고 또 그러다 실현되기 마련이니까. 연기도 시작해보고 싶고, 해외에서 살면서 일도 해보고 싶고, 디제잉도 배워보고 싶다. 뭔가 생각 정리를 위해 창작을 해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을 자주 한다. 어렸을 때 생각 없이 잡았던 색연필이나 크레파스를 떠올리기도 하고.(웃음) 마지막으로 ‘모델’ 빼고, ‘사람’ 지호만 남겨보자. 어떤 사람이고, 또 어떤 사람이고 싶나? 이 질문이 제일 흥미로웠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름 앞에 ‘모델’ 자를 빼면 시체처럼 아무것도 아닌 게 되는 것 같다. 어쩌면 모델 지호와 사람 지호를 구분하는 것 자체가 어렵게도 느껴지는데, 모델 지호가 진정한 내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이 되고 싶다는 욕구보다는 그냥 이대로 조금씩 더 성장하고 나아지는 내가 되고 싶다. 왜, 연기자 지호, DJ 지호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최근에 연기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깨달았다. 나만의 해석을 담아 표현하는 작업이면 되겠구나! 뭐가 잘 안 돼도, ‘안 돼도 뭐 어쩔 거야’ 하는 지호적 사고로 다양한 활동에 도전해보겠다.
DU KYUNG 메종 마르지엘라에서 몸을 한껏 움츠린 채 런웨이를 배회한 그 모델이 맞나. 전위적인 당시 애티튜트랑 실제 이미지가 굉장히 대조적이다.(수줍음을 많이 탈 것 같은데) 실제로도 수줍음이 많고 소심한 성격이다. 하지만 쇼를 할 때만큼은 정반대의 성격이 된다. 2024 F/W 시즌이 첫 해외 진출인데, 외국에 가본 게 처음이라고? 맞다. 해외 패션위크를 뛰기 전까진 해외를 가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래서 더 뜻깊었다. 밀란 패션위크에서 펜디, 프라다, 앤더슨 벨. 파리에서만 무려 6개 쇼에 섰다. 생 로랑과 디올부터 드리스 반 노튼, 메종 메르지엘라, 몽클레르와 에트로까지! 올해 1월이 정말 화려했다. 정말 감사하게도 첫 시즌인데 많은 쇼에 설 수 있어서 너무 기뻤다. 솔직히 모든 것이 처음이라 불안했다. 그러다 보니 기대와 설렘보다는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이 더 컸다. 그래서 후회하지 않기 위해 더 혹독하게 몸 관리를 했고 그 노력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된 거 같다. 디올의 클로징 모델이었다. 2024 F/W 시즌 캠페인까지 섭렵했고! 에피소드의 밀도가 남다를 것 같다. 이야기 좀 들려달라. 디올은 나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 해외 나갈 때 어떤 쇼를 가장 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으면 항상 디올이라고 대답했다. 그러는 중에 오디션을 볼 기회가 찾아왔고, 운 좋게도 피팅까지 이어졌다. 쇼 하루 전날, 브랜드 관계자가 밤늦게 나를 불러 피팅을 보면서 딱 한마디를 건넸다. ’내일 쇼를 잘 부탁해, 우리의 클로징 모델!‘ 이 한마디를 들었을 때 정말 흥분을 가라앉힐 수 없었다. 그렇게 2024 F/W 시즌 디올의 클로징 모델이 될 수 있었다. 클로징 모델을 하면 특별한 혜택이 있나? 아니다, 모든 모델이 똑같은 페이를 받는다. 다만, 브랜드에서 좋게 봐준 경우이기 때문에 다른 촬영이 연쇄적으로 생길 가능성이 높은 것 같다. 두경의 인터뷰를 좀 찾아봤다. 학생 때 농구를 했고, 부상 때문에 공부를 시작했고, 이후에 유튜브 런웨이 영상을 계기로 에스팀 모델 아카데미에 등록하게 됐다고. 무슨 쇼였나? 서울 패션위크 영상이었던 거 같다. 왠지 길게 고민하기보다 바로 실행에 옮기는 사람 같은데. 아니다. 평소 고민도 많이 하고 신중한 편이다. 망설일 때마다 항상 부모님과의 대화를 통해 더욱 나은 결정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아, 농구선수였던 경력 때문인지 영화 <리바운드>에 출연 기회도 찾아왔다. 맞다. 선수 경험 때문에 오디션 기회가 생겼고, 실제로 농구를 하면서 촬영을 했는데 감독님께서 그 부분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다시 패션으로 돌아와서) 기자라서 그런지 쇼도 쇼지만 해외 매거진 계정에 한국 모델이 등장하면 더 반갑고 흥분되는 게 있다. ‘그 세계’에 뭔가 더 깊숙이 자리 잡았다는 인상이랄까. <어나더 맨> 매거진과의 작업은 어떻게 성사됐나? 모든 일이 똑같다. 파리 에이전트를 통해 매거진 촬영 일정이 잡혔다. 해외에서 첫 매거진 촬영이라 많이 긴장했지만 촬영팀과 어시스턴트팀 모두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줘서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 한국 매체 현장이랑 많이 다른가? 언어 빼고.(웃음) 분위기나 진행 방식 모두 비슷한 거 같다. 촬영 도중 스몰 토크를 하기도 하고 한국처럼 자유롭다. 영어를 따로 공부했나? 해외에 나가기 직전에 과외도 받았고, 조금씩 늘고 있다.(원래는 진짜 못한다.) 듣는 건 많이 트였는데 말하는 게 아직 어렵다. 그래도 해외 현장에서 영어를 하려고 하면 현지 스태프들이 많이 도와준다. 천천히, 격려도 해주면서! 갑분(?) 밸런스 게임 해보자. 패션쇼 VS 매거진 촬영! 당연히 패션쇼다. 물론 촬영도 너무 즐겁지만 런웨이에 설 때 그 도파민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욕심나는 패션 브랜드 쇼 혹은 캠페인, 매거진 촬영이 있다면? 루이 비통 한번 해보고 싶다. 남자 모델이라면 다 그럴 거다. 아직 오디션 기회조차 없어서 더 욕심이 난다. 곧 새해다. 하고 싶은 말 맘껏 해라. 말하는 대로 인식하고 그렇게 행동하게 되고 또 그러다 실현되기 마련이니까. 동생의 앞날을 더욱 응원하고 싶다. 지금 대학교에서 농구선수를 하고 있다. 부상 없이 자기의 실력을 맘껏 뽐내 인정받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문득 궁금하다. 두경에게 가족이란? 사실 동생과는 어렸을 때 사이가 안 좋았다. 한 살 터울이기도 하고, 많이 까불어서? 근데 시간이 지나고 동생이 먼저 사과를 하더라. 그때는 많이 어렸다면서. 지금은 서로 존중하는 사이가 된 것 같다. 나도 농구를 했기 때문에 공감도 되고, 내년에 프로 드래프트를 지원할 거라 나의 미래보다는 동생의 앞날을 더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마지막으로 ‘모델’ 빼고, ‘사람’ 두경만 남겨보자. 어떤 사람이고, 또 어떤 사람이고 싶나? 평소 혼자 있을 땐 채찍질도 많이 하고 부정적인 말도 하는 편이지만, 주변 사람들에겐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싱글즈 패션 화보, 라이징 모델, 웰던, 리바이스, 알라이아, 질 샌더, 로에베, 톰 포드, 돌체앤가바나
두경 퍼 벨트가 특징인 데님 팬츠는 가격 미정 웰던. 윤조 데님 미니스커트는 9만9000원 리바이스, 블랙 펌프스는 가격 미정 알라이아, 퍼 햇은 가격 미정 웰던, 브라 톱은 에디터 소장품. 민지 코튼 드레스와 블랙 힐은 가격 미정 웰던. 제이 로고 스윔슈트는 62만원 질 샌더, 오버 니 부츠는 가격 미정 로에베. 지호 블루 컬러 실크 박서는 가격 미정 톰 포드, 화이트 삭스는 에디터 소장품. 규현 크롭트 후드 재킷은 가격 미정 웰던, 언더 웨어는 가격 미정 돌체앤가바나, 바이커 부츠는 가격 미정 로에베.

사진

오성재

모델

규현, 두경, 민지, 윤조, 제이, 지호

메이크업

안세영

헤어

홍현승

인턴 에디터

윤대연

패션
싱글즈 패션 화보
모델
규현
두경
민지
윤조
제이
지호
루이 비통
지방시
디올
구찌
자크뮈스
스와로브스키
메종 마르지엘라
릭 오웬스
맥퀸 by 션
맥기르
미우미우
프라다
블루 마린
페라가모
생로랑 by 안토니 바카렐로
웰던
리바이스
알라이아
질 샌더
돌체앤가바나
로에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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