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의 이면

천천히, 자신만의 속도로 유영하던 그가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를 무사히 떠나보냈다. 치열하고도 아름다운, 배우 강훈의 또 다른 얼굴.
BY 에디터 황보선 | 2024.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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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와 셔츠는 보테가 베네타, 이어커프는 톰우드.
오늘은 ‘맑은 강훈’에서 벗어나, ‘날티’ 한 스푼을 얹는 작업을 했어요. 촬영 소감이 어때요? 저의 새로운 모습을 봤어요. 다양한 의상을 입고 찍은 사진을 보면서 ‘내게 이런 모습도 있었구나’ 생각했죠. 그래서 핸드폰에도 오늘의 제 모습을 많이 담아뒀어요. 드라마 <나의 해리에게>가 무사히 끝났어요. 종영 인터뷰인 셈인데, 홍보를 시작할 때와 지금 이 순간의 마음 가짐은 어떻게 다른가요? 방송 전에는 이 드라마를 어떻게 봐주실지에 대한 생각이 많았죠. 예능 프로그램을 하면서 제 실제 성격을 보여드리기도 했는데, 그래서인지 까칠한 성격의 캐릭터를 표현해낼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어요. 제 스스로도 이 캐릭터를 잘해낼 수 있을지 고민했고요. 그런데 방영 후에 생각보다 ‘강주연’이라는 캐릭터가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서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들어요. 그리고 요즘 길을 다니다 보면 예전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저를 알아봐주시거든요.(웃음) 그래서 마음이 뿌듯한 반면 한편으로는 아쉬움도 커요. 다른 배우들과 함께한 촬영 현장이 정말 재미있었는데, 너무 짧게 지나가버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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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와 레더 팬츠, 타이는 모두 로에베. 링은 톰우드, 브레이슬릿은 트렌카디즘.
드라마 속 ‘강주연’이라는 역할이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이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건 뭐예요? ‘주혜리’를 만나고 변화하는 ‘강주연’을 어떻게 표현할지에 대해 많이 고민했어요. 그의 인생을 되돌아볼 때, ‘주혜리’라는 인물 한 명을 만났다고 갑자기 확 변화하는 건 연기를 하는 저도,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분들도 조금 어색하게 느낄 수 있겠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래서 제 나름대로 변화하는 단계를 4~5개로 나눴어요. 그런 감정을 비롯해서, 작은 행동이나 옷차림, 헤어까지 디테일에 세세히 신경 썼죠. ‘주혜리’와의 관계에서 ‘강주연’이 성장하는 모습을 점진적으로 표현하는 게 제 목표였어요. 강훈이 보기엔 ‘강주연’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해요? ‘강주연’의 매력은 어쩌면 상대적이었던 것 같아요. ‘정현오’는 모두에게 친절한 남자잖아요. ‘주은호’는 그걸 싫어했고요. 그런 결핍을 가진 상태에서 남에게 친절하지 않지만 자기 사람에게만은 친절한 ‘강주연’에게 끌렸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주혜리’ 앞에서만큼은 울고, 웃고 변화하는 솔직한 모습들을 다 보이거든요. 진심으로 ‘주혜리’를 걱정하는 순애보적인 모습이 ‘주혜리’에게도, 시청자분들에게도 좋게 다가갔을 거라고 생각해요. ‘강주연’과 ‘강훈’의 공통점도 있을까요? 음… 아무리 생각해도 운전과 주차를 잘한다는 것밖에 없는 것 같은데.(웃음) 아! 보통 어렸을 때의 첫사랑과 성인이 된 후의 첫사랑을 구분 짓곤 하잖아요. 그런데 저는 그 둘이 같다고 생각해요. 첫사랑을 대하는 태도가 비슷해요! ‘강주연’의 로맨틱한 대사들도 화제가 됐어요. 기억에 남는 대사를 꼽아주신다면요? “혜리 씨는 성을 붙여서 이름 부르는 걸 싫어했는데…”. 이게 지금 딱 기억이 나고요. 한 가지 단어로는 ‘니가’가 생각나요.(웃음) 가끔 내뱉는 반말이 있거든요. 그 반말을 어떻게 표현할지 굉장히 신경 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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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츠와 레더 팬츠, 타이는 모두 로에베. 링은 톰우드, 브레이슬릿은 트렌카디즘.
신혜선 배우가 연기한 ‘주은호’ ‘주혜리’는 굉장히 복합하고 어려운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그럴수록 함께 호흡하는 상대 배우의 역할도 중요할 것 같은데, 촬영 중 가장 많이 나눈 대화는 무엇이었어요? 일단 제가 질문을 많이 했어요. ‘주혜리’가 온전히 ‘주혜리’로 있는 시간이 4화밖에 되지 않거든요. 시간이 짧으니 어떤 점을 더 추가할 수 있을지 함께 고민했어요. 4화 마지막에 어머니 를 뵙고 손을 잡는 장면도 누나의 아이디어였죠. ‘아나운서’를 연기하는 데 어려운 점도 있었을 것 같아요. 어렸을 때부터 드라마 속 말투를 따라 하곤 했어요.그래서 사극 연기를 할 때도 말투 자체가 낯설지는 않았거든요. 이번 아나운서 역할도 마찬가지였는데, 집에 부모님께서 뉴스를 틀어놓으시면 아나운서 말투를 곧잘 따라 했던 기억이 나요. 물론 이번 역할을 위해 짧게 아나운서 학원을 다니긴 했는데, 짧은 시간 안에 자연스러워질 수는 없으니까, 집에서 계속 뉴스를 틀어두고 자세 연습도 해나갔죠. 매번 새로운 직업을 경험할 수 있으니 한편으로는 부러운 마음이 들기도 해요. 어렸을 때 같이 연기하던 친구한테 왜 배우라는 꿈을 가지게 됐냐고 물었더니, 많은 직업을 경험할 수 있어서 좋다고 하더라고요. 지금의 저도 그 대답에 동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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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디건과 레더 팬츠는 디올, 링과 네크리스는 벨앤누보.
‘배우’라는 직업을 갖지 않았다면 지금쯤 뭘 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지금 배우라는 직업이 너무 재미있어서, 솔직히 다른 모습의 저는 상상이 잘 안 돼요. 그래도 떠올려보자면, 카페 운영을 해보면 어떨까 해요. 그 카페, 단기간에 핫플레이스가 될 것 같아요. 솔직히 조금 자신 있어요.(웃음) ‘강주연’은 인생에서 처음으로 사랑을 깨닫고 성장하는 캐릭터잖아요. 스스로 인생에서 전환점이라고 느꼈던 순간이 있어요? 농구 선수에서 ‘배우’라는 꿈을 꾸게 된 것도 그렇고요. <옷소매 붉은 끝동>이라는 작품을 하고서 앞으로 다양한 연기를 해나갈 수 있겠구나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타이밍이 안 맞은 순간도 있었지만,지금 <나의 해리에게>를 만나고 ‘강주연’으로 살면서 연기가 재밌다고, 연기를 하면 정말 행복하다고 느꼈어요. 계속 연기를 해나갈 수 있는 힘을 얻기도 했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어요. ‘전환점’이라기보다는 ‘도약’을 할수 있는 계기가 된 작품이라, 제게 의미가 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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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트와 셔츠, 팬츠, 타이는 모두 보테가 베네타, 이어커프는 톰우드.
불안정한 시기는 누구에게나 오기 마련이죠. 어떻게 극복하는 편이에요? 아무리 불안정해도 배우라는 꿈은 흔들리지 않았어요. 잘 풀리지 않을 때는 가만히 있지 않고 무조건 몸을 움직여요. 혼자 트레킹 여행을 가기도 하고요. 경주나 제주도, 지리산, 한라산 둘레를 걷죠. 계속 걸으면서 저를 채워가요. 트레킹 외에, 쉬는 날에 꼭 하는 일이 있어요? 제가 요즘 건강에 관심이 많아요. 꿈을 계속 잘 이뤄나가려면 건강과 체력이 필수라는 걸 잘 알거든요. 그래서 최근에 건강 검진도 받았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은 꼭 축구를 하고요, 헬스장은 매일 가요. 그리고 제가 요즘 푹 빠진 게 있는데, ‘따릉이’를 빌려서 지도를 켠 다음 1시간 동안 탈 수 있는 저만의 지도를 만들어요. 똑같은 곳을 돌면 지겨우니까 매일 다른 풍경을 보고 싶어서요. 1년 치를 한꺼번에 결제해놨어요. 취미가 전부 몸을 부지런히 움직이는 것들이네요. 혼자 하는 것들이에요.(웃음) 누군가와 함께 하는 건 축구 딱 하나고요. 어렸을 때 농구를 해서 그런지, 승부욕이 필요한 것들에 조금 지쳤달까요? 그래서 좀 평화로운 취미를 찾게 되더라고요. 혼자만의 시간이 때로는 앞으로 나아갈 힘을 주기도 하죠. 일을 해나가는 동력은 어디에서 얻어요? 꿈을 이루고 일을 재미있게 해나간다는 것에 대한 소중함을 잘 알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동력이 되고요, 사실 언제 어디서나 같은 대답을 하는데요, ‘가족’입니다. 부모님께서 제가 연기하는 걸 너무 좋아하시거든요. 주변에 자랑도 많이 하시고요. 그래서 저도 기뻐요. 강훈 배우의 차기작이 기대되는데요, 앞으로 어떤 작품을 만나보고 싶어요? 차기작은 벌써 결정해서 촬영 중이에요. 저는 어떤 작품을 해보고 싶다기보다, 작품이 없는 시기도 있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시간이 맞는다면 모든것에 최선을 다해 도전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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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과 이너는 디젤, 선글라스는 젠틀몬스터.
매거진은 벌써 1월호를 맞이했지만, 아직 12월이죠. 혹시 크리스마스에 세워놓은 계획 있어요? 제가 크리스마스 노래를 너무 좋아해서 아마 그걸 들으면서 집에 있을것 같아요.(웃음) 12월이 되면 집에 꼭 틀어놓거든요. 캐럴을 말하는 거예요? 아니요.(웃음) 엑소 ‘첫 눈’, 인피니트 ‘하얀 고백’ 아이유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요! 이 노래들을 들으면 그 당시의 기억이 또렷이 생각나서 좋아요. 아마 이번 크리스마스도 이 노래들과 함께할 것 같네요.

사진

윤송이

스타일리스트

홍나연

헤어

장해인

메이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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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시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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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시간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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