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즈> 에디터들의 나만의 크리스마스 캐럴
지겨운 크리스마스 캐럴은 이제 그만. 코끝이 시리도록 찬 바람 불고, 길거리에 붕어빵 냄새가 풍길 때, 그리고 크리스마스트리 불빛이 켜질 때면 습관처럼 꺼내 듣는 <싱글즈> 에디터들의 ‘나만의 캐럴’은 무엇일까.
BY 에디터 싱글즈 편집팀 | 2024.12.24
1 이찬혁, ‘Time! Stop!’
겨울 냄새를 맡기 시작할 때면 자연스럽게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하는 곡이다. 앨범에 수록된 곡을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보면 이찬혁이 속삭이는 겨울을 들을 수 있거든.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나의 해석이다. 이찬혁의 간드러지는 목소리와 밀당하는 듯한 독특한 심포니가 내 귀에 울릴 때면 내가 지금 어디에 있든 눈앞에 크리스마스 축제가 펼쳐진다. 폭설이 내리는 겨울밤 불꽃이 마구 터지는 그런 축제 말이다. 매서운 추위에 입김을 후 불며 이찬혁의 ‘Time! Stop!’을 감상해보자. 오직 나에게만 열렸던 크리스마스 축제가 우리 모두의 축제가 될지도 모르니까. 에디터 이유진
2 Lasse Lindh, ‘Hush’
제목으로 보았을 때는 생소하지만, 첫 소절을 듣는다면 '이 노래는!?'하고 어떤 장면이 그려질지도 모른다. 나에게 겨울이라는 계절이 왔다는 건 드라마 <도깨비>를 다시 꺼내들 시간이 왔다는 것이기에 ‘나만의 캐럴’을 소개해달라는 메일을 받자마자 이 노래가 떠올랐다.(웃음) 찬 바람이 불어오기만 하면 무언가에 홀린 듯 재생 버튼을 누르는 행동을 반복한 지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아마 올해 겨울도 마찬가지일 거다. 쿵 소리를 내며, 쿵쿵 소리를 내며. 에디터 김화연
3 윤딴딴, ‘겨울을 걷는다’
겨울이 되면 지난 한 해 동안의 여러 기억이 흐트러지는 입김처럼 생각난다. 지난 봄날의 따듯함과 설렘이 스쳐 지나가고 한여름 날의 열정과 뜨거움이 언 손을 녹이는 것 같으며 알록달록한 가을의 낙엽들은 텅 빈 겨울의 나무에도 아른거린다. 그 기억들을 되짚어보면 이별의 기억도 어렴풋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젠 모두 지난 얘기. 이제는 겨울 속을 걸어가 새로운 봄과 여름, 가을과 그리고 겨울을 맞이하련다. 프로듀서 남태현

4 원더걸스, ‘Why So Lonely’
매년 크리스마스 때마다 모이는 10년지기 절친 2명이 있다. 이상하게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우리는 솔로였다. 갈 곳도, 만날 사람도 없는 우리는 자연스레 서로를 찾았고, 그렇게 꼬박꼬박 만난 게 어언 8년째. 우리의 코스는 이렇다. 술, 술, 술, 그리고 노래방. 우리의 노래방 애창곡이자, 항상 마지막 1분을 남기고 트는 노래가 바로 ‘Why So Lonely’. 신나는 멜로디에 반해 슬픈 가사가 노래방 마지막 곡의 아련한 서사를 완성해준다. 매년 크리스마스를 함께하는 와이 쏘 론리가 내 캐럴이지 뭐. 친구들아 올해는 ‘Why So Lonely’가 아니라 애인한테 ‘Why So Lovely’ 소리를 듣는 크리스마스가 되길.(우웩!) 에디터 윤대연
5 Chet Baker, ‘I’ve Never Been in Love Before’
나에게 재즈는 치명적이고 낭만적이고, 나의 미천한 인지 능력으로는 미처 해득하지 못할 복잡함이다. 크리스마스, 겨울, 달, 밤, 별처럼 아름답고 덧없는 것. 잎사귀들이 사라진 앙상한 가지 사이로 빛나는 전구들을 볼 때의 애틋하고 시린 위로와도 비슷하다. 쳇 베이커의 기교 없는 목소리는 그의 음울한 생애와도 포개져 번잡한 연말의 풍경을 대번 쓸쓸하게 바꿔놓는다. 연말엔 이렇듯 제 발로 모든 것을 등지고 기어이 서운한 마음을 품으며 보내는 게 좋다. 쳇 베이커의 선율은 그 우울감의 입구로 단번에 빨려 들어가게 만드는 마법의 독주. 꼴깍 내지는 딸깍. 에디터 장은지
6 Matt Maltese, ‘Strange Time’
세계가 감염병에 잠식되기 직전 연말 샌프란시스코로 떠난 적 있다. 맷 말티스라는 영국 뮤지션을 갓 알게 된 시점이다. 목소리의 주인을 의식하지 않았던 언젠가 그의 곡을 들었고, 다시 꺼내 들으며 그의 이름을 그제야 머리에 새겼다. 나는 혼자 모마에 들르거나 화려하고 또 공허한 거리 구석구석을 배회하며 ‘Strange Time’에 기댔다. 밝은 대낮보다는 조명으로 시야를 유지하는 적막한 밤거리가 떠오르고, 8일간 묵었던 호스텔에서의 내밀한 이야기가 입에 맴돈다. 추억이 심어진 노래를 잊기란 어렵다. 잊고 싶지도 않고. 2019년 12월의 내가 여전히 선명하다. 에디터 최윤정

7 Ilene Woods, ‘A Dream is a Wish Your Heart Makes’
겨울이 오면 어김없이 ‘동심’ 플레이리스트를 재생한다. 그리고 들려오는 'Ilene Woods'의 목소리. 어쩌면 크리스마스는 신데렐라의 마법 같은 순간과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다. 한 해의 끝자락에 있어 더 아득히 느껴지는 그날은 우리가 무수히 빌었던 소망이 이루어질 것만 같은 순간이기도 하니까. 우리의 시린 일상을 사르르 녹여줄 그녀의 목소리를 들으며 다시금 소망을 떠올려보길. 그리고 올해 크리스마스엔 모두 이루어지기를, 비비디 바비디 부! 프로듀서 민정현
8 전람회, ‘취중진담’
그 친구는 노래를 참 잘했다. 싹싹한 성격, 먼저 나설 줄 아는 용기, 맡은 일은 끝까지 해내는 책임감까지. 그 나이치고 어른스럽던 그를 좋아했다. 아주 오래전, 이맘때 술에 취한 그에게 전화가 왔다. “나 노래 불러주면 안 돼?” 하고 묻자 “왜 안 되겠어~”라고 부드럽게 답하던 그는 담담하게 전람회의 ‘취중진담’을 들려줬다. 난 그때보다 많이 자랐고, 우리는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겨울이 되면 습관처럼 <취중진담>을 듣는 버릇이 생겼다. 그럼, 정말로 겨울이 온 것 같다. 에디터 양윤영
9 Snoop Dogg & Wiz Khalifa ‘Young, Wild and Free (ft. Bruno Mars)’
한 해 동안 묵묵히 버텨내고, 달려왔던 날들을 되돌아본다. 매 순간 치열하게 살아왔기에 이제는 조금 취해도 괜찮은 거 아닌가? 누가 뭐라든, 내 인생이니까 신경 끄고 마음껏 즐겨보자! 올해의 마지막은 나를 위해 준비한 축제, 그동안 고생한 나에게 바치는 흥겨운 춤 한 판, 시원하게 추고 마음껏 웃어보자! SMILE! 프로듀서 양주연
10 세븐틴, ‘돌고 돌아’
‘셉친자’의 연말 곡은 ‘돌고 돌아’다. 캐럴스러운 곡도 있는데 왜 하필 이 곡이냐고? 사실 4분이라는 러닝타임 어느 구간에서도 캐럴의 분위기는 느낄 수 없지만 그간 마음속에 묻어둔 진심이 터져 나오는 연말에 술 한잔 건네면서 서로를 토닥여주기 좋은 곡이다. 이 기회를 핑계 삼아 숨 가쁘게 돌고 돌아 올해의 마지막 12월호를 마친 우리 모두에게 전해본다. 2024년 수고하셨습니다! 에디터 옥희정

11 검정치마, ‘맑고 묽게’
해도 뜨기 전 겨울 새벽, 아빠를 마중 나가던 인천대교 위에서 처음 들었던 노래다. 그날 이후로 이 곡은 내 연말의 한 장면이 되었다. 잔잔히 흐르던 멜로디가 곡의 끝을 1분 12초 남기고 확 전환하며 가슴 깊이 스며드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이 차갑지만 어딘지 아늑한 새벽 공기를 닮아 있기에 연말이면 언제나 이 노래가 다시 재생된다. 영화의 마지막에 흐르는 크레딧처럼 말이다. 에디터 황보나현
12 종현, ‘눈싸움’
가로등 빛을 배경 삼아 떨어지는 눈송이를 볼 때면 이 눈이 언제 그칠지 모른다는 불안함 틈에서 모든 것이 영원했으면, 하는 바람이 스며 나온다. 내 세상에서만 멈춘 시간 속에서는 여러 기억이 떠오르곤 한다. 겨울에 걸었던 광화문 거리, 옷에 흙이 잔뜩 묻은 것도 모른 채 눈 쌓인 바닥에 누워 웃던 새벽, 카페에서 뭉근한 이야기를 나누다가 한 명이 ‘눈 온다!’라고 외치자 벌떡 일어나 테라스로 나갔던 날. 모든 기억에는 눈이 있고, 무엇보다도 잊히지 않는 건 깊은 눈동자였더라. 빤히 쳐다보다가 한 사람이 미소를 지으면 이내 따라 웃게 되는, 이길 수 없고 이기고 싶지도 않은 눈싸움을 기억하고 싶어서 이 노래를 꺼내 듣는다. 에디터 김지원
13 박효신, ‘야생화’
추운 겨울이면 생각나는 노래다. 야생화라는 느낌이 어찌 보면 즐거워야 할 크리스마스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지만 겨울을 꿋꿋이 견디는 꽃의 이미지를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각자의 삶을 강인하게 살아내고 겨울을 맞는 사람의 인생을 보여주는 듯하다. 에디터 장서윤
14 John Williams, ‘Somewhere in My Memory’
내게 크리스마스 하면 따뜻한 가족들과 둘러앉아 산타를 기다렸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 크리스마스 때면 늘 엄마 아빠와 같이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보고 집에 돌아와서 산타에게 줄 쿠키와 우유를 머리 위에 두고 선물을 기다리며 잤던 그 행복한기억들. 나는 올해도 크리스마스 이브 저녁에 가족들과 볼 ‘호두까기 인형’을 예약해놨다. 내게 크리스마스는 가족이다. 영화 속 케빈이 우여곡절 끝에 크리스마스는 가족과 함께 보낸 것처럼. 나도 이날만큼은. 편집장 김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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