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 디자이너 민규가 말하는 K헤어의 위상
글로벌 대세로 떠오른 'K뷰티'를 논할 때 헤어나 바디 제품은 어쩐지 주류가 아닌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기세의 헤어, 바디, 프래그런스의 전망과 트렌드, 그리고 한국 뷰티 신에서의 위치를 헤어 디자이너 민규에게 물었다.
BY 에디터 김지원 | 2024.12.26헤어 디자이너
민규

K문화의 영향력으로 인해 해외에서 한국을 보는 시선이 확연히 달라졌다. 일종의 믿음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 덕분에 외국인 관광객도 숍을 많이 찾고, 한국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많아 위상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헤어스타일리스트로 경력이 꽤 오래됐다고.
한 15년? 스태프 기간까지 합치면 20년 정도 됐다. 요즘은 조금 쉬고 있지만, 원래 스테이씨나 에이핑크 등 아이돌 헤어를 맡았다.
아이돌의 헤어로 스타일 트렌드가 생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헤어스타일링 트렌드의 변화를 크게 체감하겠다.
요즘은 유행이 정체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2000년대 후반, 2010년대 초반만 해도 음악 방송에 나온 가수들의 헤어가 엄청 화려하고 도전적이었다. 배우와 아이돌의 헤어스타일이 확연히 달랐지만 최근 5~6년 동안은 거의 차이가 없다. 오히려 일반인을 상대하는 헤어 디자이너의 SNS 피드를 보면 더 변화가 빠른 것 같다.
국내 고객의 헤어스타일 선호도가 궁금하다. 지역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을까?
예전엔 해외 셀럽 이미지를 시안으로 많이 가져왔는데, 이제는 국내 셀럽 사진을 많이 가져온다. 앞서 말했듯 애초에 아이돌 헤어 신에서 유행이 빠르게 바뀌는 편이 아니니 헤어스타일 트렌드도 변화가 크지 않다. 다만, 지역에 따라서는 선호하는 스타일이 차이 나는 것 같다. 홍대, 성수는 아무래도 연령층이 낮다 보니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상대적으로 더 과감한 스타일을 시도한다. 반면에 청담은 가장 빠르게 새로운 스타일을 제시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변화가 제일 더디다. 아마 동네 자체에 새롭게 유입되는 인원이 적어서 그럴 수도 있다. 청담은 비싸다는 인식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지 않나. 그래서 원래 다니던 고객이 오래 다니는 경우가 많다.
서울의 가장 중심에서 헤어 디자이너로 활동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문하는 고객들의 헤어 관심도는 어떤가?
헤어에 대한 관심은 예전에도 많았다. 다만, 이젠 SNS의 발달로 받아들이는 정보가 많으니 더 많이 알고 찾아온다. 이를테면 전에는 디자이너가 시안을 제안했다면 이젠 고객이 직접 사진을 가지고 오는 경우가 많고, 그 스타일이 고데기인지 펌인지도 구분한달까.
외국인 고객이 늘었는지도 궁금하다.
요즘에는 확실히 중국, 베트남, 태국, 미국 등 다양한 인종의 외국인 고객이 늘었다. 헤어 시술 테크닉도 중요하겠지만, 대부분 아이돌의 스타일링을 보고 많이 찾아온다. 또 몇 년 전부터 지금까지 패션, 뷰티 신에서 고급스럽고 침착한 무드가 메가 트렌드로 이어지고 있는데, 한국이 전부터 선호하던 스타일이 이와 부합한다. 전부터 지금까지 한국 고객은 서양뿐만 아니라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부드러운 컬러로 염색하는 것을 선호했기 때문이다.
현재 K뷰티라는 명목 아래 국내 제품이 해외에서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K헤어의 위상은 어느 정도인 것 같나?
K문화의 영향력으로 인해 해외에서 한국을 보는 시선이 확연히 달라졌다. 일종의 믿음이 생겼다고 해야 하나. 덕분에 외국인 관광객도 숍을 많이 찾고, 한국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많아 위상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다만, 헤어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기초와 메이크업 신은 ‘제품’의 수출이 쉬운 반면 디자이너의 ‘기술’은 수출이 쉽지 않다. 그 차이 때문에 헤어스타일링의 해외 진출이 조금 더딘 게 아닐까 싶다. 또, 메이크업은 하얀 도화지에 매일 그림을 그릴 수 있는 느낌이라면, 헤어는 상대적으로 변화의 폭이 크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일의 다양성이 적다.
주로 사용하는 제품도 궁금하다.
우선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샴푸, 트리트먼트, 스타일링제 등은 거의 국내 제품을 사용한다. 해외 제품과 비교했을 때 제품력 차이가 거의 없고, 오히려 더 좋은 제품도 많다. 하지만 염색제나 펌제는 여전히 해외 제품을 주로 사용한다. 물론 괜찮은 국내 제품도 있지만, 문제가 있거나 만족도가 떨어지는 제품도 있었다. 아직 제품 전반적으로 안정화되지 않은 느낌이라 공신력 있는 해외 제품을 더 찾게 된다. 어쩌면 헤어 신에서 시술 관련 제품군이 블루 오션일 수도 있지 않을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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