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패션위크 2026 S/S – 생 로랑 맨즈 컬렉션
잃어버린 시간 사이에서 짙게 피어난 안토니 바카렐로의 세계.
BY 에디터 양윤영 | 2025.06.26짙은 사색으로
영상 출처: @yvessaintlaurent
생 로랑의 2026 S/S 남성복 컬렉션은 과시보다 사색의 태도로 일관한다. 런웨이가 펼쳐진 현대미술관 부르스 드 코메르스의 원형 홀 중심에는 설치미술 작가 셀레스트 부르시에-무즈노의 작품 ‘클리나멘(clinamen)’이 놓였다. 도자기 그릇들이 얕은 물 위에서 충돌하며 내는 섬세한 소리가 공간을 채웠고, 모델들의 가벼운 발걸음이 그 위로 겹쳐지며 조용한 울림을 완성했다.
컬러로 피어난 절제의 미학
컬렉션은 ‘공허함에 맞서는 방패로서의 아름다움’이라는 쇼 노트의 문장을 따라 드러냄과 감춤 사이 위태로운 균형에 집중했다. 타이를 단추 아래로 비틀어 넣은 연출, 얼굴을 가린 듯한 굵은 프레임의 선글라스, 몸을 타고 흐르되 노출을 최소화한 실루엣은 절제된 관능을 암시했다. 여기에 트렌치코트, 여유로운 핏의 쇼츠, 패디드 숄더 셔츠 등 알제리 오랑에서 보낸 이브 생 로랑의 유년 시절 스타일을 반영하는 아이템이 속속들이 등장했다.
안토니 바카렐로가 현시대 가장 뛰어난 컬러리스트라는 데 이견이 없다. 번트 오렌지, 앰버 옐로, 브라운을 시작으로 민트, 포레스트 그린, 세룰리언 블루, 골드까지 점차 확장되며 절제된 형태 위에 생동감을 더했다. 어둠 속에 갇혀 있고 싶지 않았다는 그의 말처럼 아름다운, 가히 완벽한 색채의 향연이었다. 도피가 곧 우아함이 되고, 욕망이 하나의 언어가 되는 찰나. 1974년의 침묵을 지나 다시 무대로 돌아온 이브 생 로랑처럼 이번 쇼는 은유의 미학으로 또 다른 챕터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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