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영화라는 새로운 장르, <케이팝 데몬 헌터스> 매기 강 감독 인터뷰
넷플릭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의 성공은 우연이 아니다. 노력과 확신으로 ‘혼문’을 완성해낸 매기 강 감독과 나눈 이야기.
BY 에디터 김화연 | 2025.07.28
© Sony Pictures Animation, Netflix
<케이팝 데몬 헌터스>에 대한 전 세계적인 반응도 인상적이지만, 한국 내 반응도 무척 뜨거워요. 공감되는 이야기라는 평도 많고요.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많은 사랑을 보내주셔서 감사해요. 개인적으로 좋은 이야기가 훌륭한 영화의 핵심이라고 믿어요. 공동 연출자인 크리스 아펠한스와 저는 그 점에 확신이 있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시간을 이야기와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집중했어요. 주인공 루미의 여정에 초점을 맞췄고, 그녀가 경험한 ‘내면의 부끄러움’과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나가는지를 이야기하려고 했어요. ‘부끄러움’이라는 주제와 ‘내면의 악마’라는 개념은 애니메이션 영화에서 본 적 없는 테마였고, 그래서 보편적으로 공감될 수 있을 거라고 느꼈어요.

제작 당시에는 이 이야기가 관객에게 공감을 얻을지 걱정되기도 했을 것 같아요.
초반에는 약간의 걱정이 있었죠. 하지만 커리어를 쌓아오면서 제 아이디어와 좋은 이야기를 구성하는 능력에 대한 확신이 생겼고, 영화 속 메시지가 많은 사람에게 공감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그래서 영화의 ‘주제’에 대해서는 항상 자신이 있었고, 그 지점을 알아봐주셔서 감사하죠.
이 영화의 시작이 7년 전이라고 들었어요.
맞아요, 7년 전에 처음 구상했죠. 제작 기간은 길었지만 사실 첫 번째 버전과 최종본 사이의 차이는 크지 않아요. 루미의 핵심 스토리는 거의 변하지 않았고, 초안에 있었던 많은 장면이 그대로 영화에 들어가 있어요. 다만 몇 장면을 추가해 아이디어들이 더 잘 연결되도록 했어요. 제작 기간이 길어진 이유는 세계관과 캐릭터들을 처음부터 만들어야 했고, 또 영화 속 음악과 안무의 대부분이 새로 창작한 오리지널이기 때문이기도 했죠.

© Sony Pictures Animation, Netflix
가장 공을 많이 들인 장면을 꼽자면요?
역시 음악 중심의 시퀀스들이에요. 안무나 액션이 함께 들어가니까 여러 요소를 동시에 고려해야 했고, 뮤직비디오처럼 연출하고 싶었기에 조명과 색감도 신경을 많이 써야 했어요.
한국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와 함께 하고자 했다는 인터뷰에서 영화의 정체성을 지키는 데 신경을 많이썼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작진을 구성할 때에도 비슷한 기준을 적용하셨나요?
다행히도 스토리, 비주얼 개발 등 제작 초기 단계부터 Sony Pictures Imageworks의 디지털 팀까지, 이번 작업에 참여한 거의 모든 부서에 한국 제작진이 참여했어요. 제가 직접 팀을 꾸리진 않았지만, 프로덕션 팀이 모든 부서에 최대한 많은 한국 인재를 참여시켜 주셨어요. 그 점이 정말 감사했어요.
제작 과정에서 꼭 지키고 싶었던 게 있었다면요?
감독으로서 항상 지키고 싶은 건 ‘처음 구상했던 비전’이에요. 저에게 가장 중요했던 건 영화에 담긴 한국적인 요소를 지키는 일이었고, 이 영화가 ‘한국에서 살고 있는 한국인의 이야기’라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었어요. 대사나 노래 속 한국어 한 마디 한 마디를 지키기 위해 정말 많은 조율이 필요했어요. 어떤 의미에선 싸웠다는 표현이 적절하겠네요.(웃음)

© Sony Pictures Animation, Netflix
국내에서는 ‘미스터리, 애비, 진우, 베이비, 로맨스’ 사자보이즈의 이름이 화제가 되기도 했어요. 혹시 다른 캐릭터들에게도 ‘진우’처럼 한국식 이름을 붙인다면 어떻게 지었을까요?
사실 의도적으로 재미있게 지은 거예요. 다른 사자보이즈는 조연 캐릭터들이라서 진짜 이름을 주기보다는 각각의 성격이나 역할로 부르는 게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 이름들이 그들의 ‘유일한’ 이름이에요!
헌트릭스 캐릭터를 만들 때, 본인을 닮은 인물을 꼭 넣고 싶었다고 했어요. 영화 속 어떤 장면이 본인의 모습을 가장 닮은 것 같아요?
항상 완벽해 보이지 않아도 되는, 더 현실적인 여성의 모습을 그리고 싶어서 곳곳에 저의 모습을 많이 투영하게 된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가장 중요하게 표현하고자 한 모습 중 하나는 바로 ‘민낯’이었어요. 서로 가장 솔직해지는 순간에 화장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려고 했죠. 그리고 저는 혼자 있을 때랑 남들 앞에서 먹을 때가 굉장히 달라요. 그 차이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비행기 안에서 주인공들이 과하게 먹는 장면은 혼자 있을 때의 제 모습이 많이 반영된 것이에요. 제 주변 사람들은 성곽 둘레길 데이트 장면에서 루미가 “Okay Bye” 하고 뒤뚱거리며 걸어가는 모습이 저랑 똑같다고 해요.
제작 과정에서 루미처럼 두려움을 느꼈던 순간도 있었나요?
몇 번 있었죠. 하지만 저는 원래 긍정적인 성격이고, 원하는 걸 인생에 끌어올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에요. 그래서 부정적인 감정에 오래 머무르지 않으려 해요. 가능한 경우 정면 돌파하려고 해요. 만약 그게 안 된다면 러닝머신을 뛰어요. 정신이 맑아지거든요.

© Sony Pictures Animation, Netflix
최종 편집본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디렉터스 컷으로 넣고 싶은 장면도 있었나요?
사실 애니메이션에서는 디렉터스 컷이라는 개념이 없어요. 딱 한 가지 버전만 작업하고 그게 곧 최종본이죠. 다양한 버전, 장면, 순간이 존재하긴 했지만 그 장면들이 아무리 좋아도 영화 전체 흐름과 맞지 않으면 제외하게 돼요.
앞으로의 작업도 기대돼요. 이후에는 어떤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가요?
당분간은 푹 쉬려고 해요. 다음 작품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있어요. 지금과 전혀 다른 이야기도 있고, 비슷한 분위기의 것도 있고요. 운이 좋다면 또 한 번 오리지널 스토리를 세상에 선보일 수 있을지도 모르죠. 새롭게 보여드릴 수 있는 것이 생기길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라이프스타일
인터뷰
케데헌
혼문
매기강인터뷰
헌트릭스
사자보이즈
넷플릭스
감독
애니메이션
매기강감독
영화
케이팝데몬헌터스
매기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