뷰티 마스터 정샘물 #저스트메이크업
K-뷰티의 역사, 그 중심에는 언제나 정샘물이 있다.
BY 에디터 이슬, 김초혜 | 2025.11.24
화이트 블라우스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재킷과 안경, 귀고리는 모두 개인 소장품.
한국 뷰티에 주목한 프로그램의 심사 위원을 맡았다.
처음엔 솔직히 이게 가능할까 싶었다.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았지만, 아쉬움도 남았다. 한국 아티스트가 더 잘하는데, 진짜 잘하는데 싶었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60명은 굉장히 용기가 있고 훌륭하다. <저스트 메이크업> 커뮤니티도 생겼다. 이들을 보면 나의 메이크업 아티스트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내가 지나온 연령대가 다 있다.
메이크업에 매료된 계기가 궁금하다.
어릴 때 부터 엄마가 보던 화집을 자연스럽게 넘기며 자랐고, 그림 그리는 게 일상이었다. 아버지의 사업이 어려워지면서 그림을 포기해야 했고, 우연히 언니를 따라간 미용실에서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직업을 알게 됐다. 그때 문득 ‘평면에 그리는 게 파인 아트라면, 얼굴이라는 입체 위에 그림을 그리는 건 메이크업이구나’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이 길로 들어서게 됐다.
처음 맡았던 작업은 무엇인가?
1990년대 아이돌 그룹 ‘잼’의 메이크업을 맡으면서 방송 현장에 들어가게 됐다. 이후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 안에>를 계기로 배우 이승연의 메이크업을 담당했는데 그 작업이 하나의 전환점이 됐다. ‘전속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개념의 시작에 내가 있었다. 이승연 배우의 드라마가 크게 성공하면서 메이크업도 함께 주목받았다. 그때 썼던 화장품이 전국 품절될 정도였다. 이후 김희선, 고소영, 전지현, 송혜교, 보아 등 당대 톱 스타들과 함께 일했다.

정샘물 아이 팔레트 글램 누드로 완성한 브라운 룩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의 오랜 노하우가 집약된 정샘물 뷰티는 ‘본연의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는 프로페셔널 브랜드로, 글로벌 시장에서 K-뷰티를 대표하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아이 팔레트 글램 누드는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컬러 구성과 부드럽게 블렌딩되는 텍스처로 깊고 그윽한 브라운 아이 룩을 완성한다.
정샘물의 ‘투명 메이크업’은 한국 뷰티의 판도를 바꿨다고 평가받는다.
내 눈앞에 있는 사람의 아름다움이 다른 이들에게 그대로 전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장점을 살리고, 단점은 살짝 보완하는 식이다. 투명 메이크업은 생각보다 어렵다. 자연스러움을 위해 파운데이션과 파우더를 조색해서 썼고, 어느 지점에서 멈출지 계속 계산해야 한다. 중요한 점은 그 사람만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는 거다.
결국 ‘나다운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인 건가?
그렇다. 자신의 고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때 자신감이 생긴다. 메이크업이 나다운 아름다움을 드러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고 생각해왔다. 고유한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은 정샘물 뷰티 제품에도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
1991년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일하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의 뷰티 시장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나?
그땐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직업 자체에 대한 인식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한류가 시작되면서 배우 전지현, 송혜교 메이크업 룩이 궁금하다는 해외 인터뷰 요청도 많아졌다. 인터뷰하면서 내가 한국 제품을 하나도 안 쓰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게 너무 속상하더라. 그때부터 한국 브랜드에 연락도 하고,국내외 브랜드 제품을 섞어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투명 메이크업 창시자 정샘물은 개개인의 고유한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메이크업 방식으로 자신만의 철학을 구축해왔다. 그의 작업은 메이크업을 넘어 K-뷰티 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제 그 흐름은 전 세계를 향해 힘있게 뻗어나가는 중이다.

본연의 아름다움을 이끌어내는 정샘물 뷰티 메이크업 아티스트와 셀럽이 사랑하는 뷰티 브랜드 정샘물.
시그너처 쿠션부터 립, 아이 메이크업은 물론 스킨케어제품까지 폭넓은 라인을 갖췄다.
지금 K-뷰티는 엄청나게 성장했다.
맞다. 아모레 퍼시픽이랑 LG생활건강에서 고문으로 일하면서 브랜드에 정말 쓴소리를 많이 했다. 그땐 한국뷰티 제품의 전반적인 질이 낮았고, 특히 색조는 컬러가 탁하거나 백탁이 심해서 쓰기 어려웠다. “이건 안 된다, 바꿔야 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했다. 물론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그래도 결국엔 다들 진심을 알아줬다. 지금은 한국 제품이 기술력도 올라왔고, 완성도도 안정됐다. 브랜드들도 성분, 컬러, 디자인, 패키지까지 ‘한국적인 게 뭘까’를 스스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쌓인 시간과 노력 덕분에 K-뷰티의 시대가 찾아왔다. 하루아침 일이 아니다. 요즘 세계에서 K-뷰티가 사랑받는 걸 보면… 정말 짜릿짜릿하다.
스물일곱 살에 아카데미를 열고 후배 양성을 시작했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
우연히 한 다큐멘터리를 봤다. 한국의 백자가 사라진 이유가 장인들이 기술을 전수하지 않아서라는 내용이었다. 반면 일본은 한국 장인들을 데려다 기술을 가르치게 했고, 그게 지금 일본 백자의 기반이 됐다. 너무 안타까웠다. 전수하지 않으면 명맥이 끊긴다는 걸 알게 됐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자 했다. 아카데미를 열었고, 유튜브도 시작했다. 주변에서 “그걸 왜 다 알려줘?”라고 말하지만, 난 오히려 내가 가진 걸 쥐고 있는 순간 멈추게 된다고 믿는다. 알려주고, 나눠 주고, 흘려보낼 때 오히려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긴다. 아카데미는 내 성장에 중요한 동력이 됐다.

왼쪽부터_고농축 세럼 텍스처로 볼륨 광을 더하는 립프레션 메탈세럼 글로스 #보바 노아, #베리 문,맑고 자연스러운 윤광을 더하는 에센셜 스킨 누더 쿠션
K-뷰티 아티스트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이렇게 오랜 시간 도제 시스템이 유지된 나라가 없다. 해외에서는 테크닉이 안정적인 아티스트를 찾기 쉽지 않은데 이전 마스터들이 후배를 키우지 않았다. 반면 한국은 그렇지 않다. 나만 해도 아카데미를 연 지 30년이고, 어시스턴트를 교육시켜 독립시키는 아티스트가 많다. 지금 내 제자들은 청담동 웬만한 숍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거나 브랜드 아티스트로 일한다. 확실히 한국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손맛이 다르고 기본기가 탄탄하다.
지금은 정샘물 아카데미 출신들이 K-컬처 최전선에서 활약하고 있다.
뉴진스를 담당한 이나겸, 블랙핑크의 원조연, 청담동 제니하우스의 여러 원장 등 많은 제자가 스승의 날이 되면 찾아오거나 문자 한 통이 라도 보내준다. 다들 너무 잘하고 있고, 그게 정말 기쁘다. 그렇다고 내가 일감을 뺏앗겼느냐? 그것도 아니다. 나는 더 글로벌한 현장에서, 더 넓은 무대에서 멋지게 일하고 있다. 다음 목표는 아카데미 출신들이 해외로 나가는 걸 돕는 일이다. 언제나 좋은 브랜드에는 재능 있는 아티스트가 필요하다.
정샘물의 꿈은?
아직도 해외에는 과한 메이크업 표현이 많다. 특히 영 제너레이션은 자기 얼굴을 먼저 들여다보기보다 연예인의 룩을 무조건 따라 하기도 한다. 이들이 자신만의 선, 색, 결을 아름답다고 느끼게 해주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각자가 가진 고유한 아름다움을 스스로 관찰하고 스스로 발전시켜 나가도록 돕는 것. 나는 이걸 아티스트로서의 사명으로 삼고 있다. 내가 한번도 가보지 못한 나라들까지 찾아가 이 메시지를 계속 전하고 싶다.
사진
김선혜
피처 디렉터
김초혜
헤어&메이크업
강현경
스타일리스트
이우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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