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에나 존재하는 엄지윤의 순간

현실과 희극 사이, 본캐와 부캐의 다중 우주를 여행하는 엄지윤의 멋진 신세계.
BY 에디터 김화연 | 2025.12.09
엄지윤의 싱글즈 12월 호 화보 이미지
재킷은 19만8천원 Moont, 귀고리는 1만2천9백원 H&M, 목걸이는 4만5천원 Reinsein, 팔찌는 가격 미정 HAESOO.L.
뻔한 질문 하나 할게요. ‘개그’가 왜 좋아요? 개그를 짜면서 예상했던 반응이 누군가에게 ‘정통으로 통할 때’ 오는 희열, 그게 좋아요. 웃음뿐 아니라 슬픈 포인트나 일상적인 감정을 공유할 때도요. 최근 재밌게 본 콘텐츠가 뭘지 궁금해요. 얼마 전 크리에이터 퐁귀 님의 ‘골반 통신’ 콘텐츠가 유행이 었잖아요. 그걸 처음 봤을 때 솔직히 충격이었어요. 긍정적인 의미로. 제가 늘 엉뚱한 상상을 많이 하는데, 그 생각들이 실현된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그게 실제로 사람들에게 인기를 얻는 걸 보니까 반가웠어요. 유튜브 <엄지렐라> 채널에서 공개한 ‘잘생긴 남자들의 포차 개업’영상이 화제였잖아요. 그땐 정말 짜릿했을 것 같은데요? 맞아요. 최근 받았던 피드백 중 가장 즉각적인 반응이라 기억에 남아요. 쿠빈 언니랑 (허)미진 언니와 함께한 그 콘텐츠는 기획 때부터 ‘이건 터질 것 같다’는 예감이 있었어요. 그런데 예상보다 더 뜨거운 반응이었죠. 한 가지 아쉬운 건 관심의 포커스가 언니들에게 몰려서 살짝 질투가 난다는 점? 하하. 사실 엄지훈을 처음 세상 밖에 내놓았을 땐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었어요. 이런 캐릭터를 연기해보고 싶었고, 구현해냈으니 만족하자는 마음이었죠. 그런데 허미남, 쿠우빈, 엄지훈 이 세 조합은 제가 콘셉트부터 의상, 헤어, 메이크업, 캐릭터까지 디테일하게 제안하고 디렉션을 줬거든요. 예상대로 반응이 좋아서 뿌듯했어요. 엄지윤이 ‘부캐’ 같다는 댓글도 점점 많아지더라고요. 엄지훈의 인기를 실감하나요? 처음에는 가볍게 즐기는 분이 많았는데, 이제는 코어 팬덤이 생긴 것 같아요. 콘텐츠 댓글에 “이렇게 해줬으면 좋겠다” 등 원하는 방향에 대한 제안도 많이 주시거든요. 점점 그 영향력을 실감하고 있어요.
엄지윤의 싱글즈 12월 호 화보 이미지
재킷은 43만원 Jose Moon, 목걸이는 11만원 Reinsein, 선글라스는 38만원 Gentle Monster × D’heygere, 신발은 80만원 SMFK.
유튜브 채널 <숏박스>에서 전개하는 콘텐츠 ‘장기연애’로 연애부터 결혼까지 이어지는 긴 서사를 보여줬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상견례’ 편이 기억에 남아요. 저희는 늘 현실감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그 에피소드만큼은 약간 극적인 요소를 가미했거든요. ‘이렇게 상견례를 하면 안 되겠지?’ 하면서도, 한편으론 만약 상견례를 한다면 이렇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요즘 결혼 축하 인사도 많이 받으시죠?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많이요. 하하. ‘장기연애’ 콘텐츠를 선보인 지도 꽤 오래됐거든요. 벌써 4년 정도? 그래서 저는 SNS에 웨딩 사진을 올려도 대부분 콘텐츠인 걸 아실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예상외로 오해하시는 분이 많더라고요. 좀 놀랐어요. 상견례를 하고, 웨딩 사진도 찍었어요. 다음은 신혼 생활일까요? 많은 분이 그렇게 물어보세요. 그런데 아직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어요. 저희는 그때그때 아이디어를 짜는 ‘하루살이형’이거든요. 불안하지는 않아요? 다음 에피소드에 대한 압박감 같은 것도 생길 듯한데. 혼자였다면 불안했을 텐데 원훈 오빠, 진세 오빠, 저까지 셋 다 비슷한 타입이라 괜찮아요. 하루살이 중에서도 좀 튼튼한 하루살이랄까. 저희는 아이디어 회의 때 세 명 중 두 명이 반대하면 그 아이디어는 무조건 기각이에요. 세 사람이 잘 표현할 수 없는 아이템이면 그리 고려하지 않고요. 이런 나름의 룰이 있으니 믿음이 생기죠. 그렇게 사라진 아이디어 중 아쉬움이 남는 건? 예전부터 ‘면접’ 에피소드를 꼭 다뤄보고 싶었어요. 신입사원 면접에서만 나올 법한 패기 같은 걸 표현하고 싶었는데, 저희가 면접 경험도 많지 않아서 영 어렵더라고요.
엄지윤의 싱글즈 12월 호 화보 이미지
재킷과 셔츠, 팬츠, 신발은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귀걸이는 2만5천원 Hei, 벨트는 70만원 YSL
콘텐츠를 만들 때 꼭 지키려는 원칙이 있다면? 대놓고 웃기거나 따라 하는 건 코미디의 고급스러움을 떨어뜨린다고 생각해요. 너무 노골적이지 않게, 살짝 비틀어서 표현하려고 하죠. 과장보다는 공감을 좋아하는 편이라 다수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먼저 고민하고 선보이려고 해요. ‘아픈 손가락’ 같은 콘텐츠(혹은 캐릭터)도 있나요? 각기 다 애정이 있어서 하나만 고르기 어렵지만… 다소 아프게 느껴지는 부분은 있죠. 예를 들면 엄지훈은 ‘깁스한 손가락’ 같아요. 아픈지 안 아픈지 모르겠는데 묘하게 마음이 쓰이는 그런 존재죠.
엄지윤의 싱글즈 12월 호 화보 이미지
코트는 3백80만원 Maison Margiela, 선글라스는 38만원 Gentle Monster, 귀고리는 1만2천9백원 H&M.
방송, 유튜브, OTT 등 여러 플랫폼에서 활약 중인데 어떤 부분을 가장 신경 쓰나요? 뻔하게 하지 않는 것. 똑같은 레퍼토리를 반복하고 싶지 않아요. 물론 사람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는 게 잘되는 방향이긴 하죠. 그게 알고리즘화되고 채널의 정체성이 되기도 하고요. 다만 제 성향상 계속 같은 걸 보여드리는 일은 못 하겠어요. 조회수가 곤두박질치더라도! 새로운 시도가 두렵진 않아요? 어느 정도는 저도 타협해요. 찍었다 하면 100만 조회수가 나오는 콘텐츠가 있는데 갑자기 전혀 다른 걸 할순 없으니까요. 제가 지치거나 보는 분들이 신선함을 못 느낀다 싶으면 그때 새로운 걸 시도하죠. 두렵진 않아요. 새로운 콘텐츠가 더 잘될 수도 있는 거니까. 그런 용기는 자신감에서 나오는 거겠죠? 기획에 대한 자신감은 없어요. 즐거우면 돼요. 가끔 ‘나는 이렇게 재미있는데 왜 조회수가 안나오지?’ 하지만 그렇게 망하는 것조차 웃겨요.
엄지윤의 싱글즈 12월 호 화보 이미지
재킷과 팬츠는 가격 미정 Juun.J, 톱은 21만5천원 SMFK
활동하면서 가장 도전적이었던 순간을 꼽자면? 예전보단 덜하지만 사실 아직도 카메라 앞에 서면 긴장돼요. ‘장기연애’ 촬영도 대사가 많으면 떨리고요. 매 순간이 도전이죠. 그런데 이런 떨림이 있어야 성장한다고 생각해요. 안정을 찾는 순간조금 도태되는 느낌도 있고요. 한 해를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고마워! ‘어떻게 하면더 재미있게 살 수 있을까’ 끊임없이 연구하는 저 자신을 칭찬해주고 싶어요.

사진

원범석

헤어

김예슬

메이크업

정윤선

스타일리스트

김지영

어시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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