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작은 가방, 쁘띠 백

실용성은 과감히 비워냈지만, 그 빈자리를 센스와 위트, 그리고 하우스의 아이덴티티가 꽉 채운다.
BY 어시스턴트 에디터 심가은 | 2025.12.05
유행은 돌고 돈다. 이를 가장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이 바로 가방의 ‘사이즈’다. 무엇이든 욱여넣을 수 있는 일명 ‘보부상 백’ 같은 큰 사이즈의 가방이 유행하는가 하면, 이에 질세라 에어팟 하나 겨우 넣을 수 있을 법한 ‘마이크로 백’이 그 뒤를 잇는다.
이번 시즌 럭셔리 하우스들의 컬렉션에는 이 모든 게 공존했다. 폰 하나 겨우 들어가는 미니 백에서 더 나아가, 작은 장난감처럼 보이는 완전한 데코레이션 백까지 등장하며 하나의 스타일링 아이템으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이제 가방은 더 이상 무언가를 담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룩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장식적 오브제로 자리 잡았다.
SNS 기반의 패션 소비가 강화되면서 화면 상에서 강렬하게 보이는 시각적 임팩트도 중요한 이유다. 작은 크기지만 사진 한 컷에서도 단연 그 존재감이 돋보인다. 손바닥보다 작고, 어떤 제품은 립밤조차 들어가지 않는다. 실용성을 과감히 비워내면서 그 빈자리를 센스와 위트, 그리고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로 꽉 채웠다.
샤넬(CHANEL)
이미지 출처 : ⓒGettyimagesKorea
샤넬의 쁘띠 백 사랑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클래식 플랩 백을 극도로 축소한 미니어처 체인 백과 샤넬 로고를 양각으로 새긴 진주 미노디에르(minaudiere)를 선보였다.
끌로에(Chloe)
이미지 출처 : ⓒGettyimagesKorea
끌로에는 특유의 보헤미안 감성을 유지한 채, 부드러운 레더로 만든 코인 펄스 백을 제안한다. 체인을 팔목에 여러 번 감아 브레이슬릿처럼 연출하기도 한다. 룩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스타일로 데일리로 부담 없이 활용 가능하다.
발렌티노(Valentino)
이미지 출처 : 발렌티노 공식 홈페이지 www.valentino.com
강렬한 V 로고를 전면에 내세운 메탈 트리밍이 백의 하이라이트. 비슷한 실루엣의 사이즈만 다른 체인 백을 동시에 매치해 가방까지도 레이어링 하는 시대가 왔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캘빈 클라인(Calvin Klein)
캘빈 클라인의 2025 FW 컬렉션 런웨이 Calvin Klein 2025 FW collection runway
이미지 출처 : ⓒGettyimagesKorea
CK One 퍼퓸 보틀을 모티브로 한 클러치. 금속부터 레더까지 다양한 소재로 제작되어 룩에 재미를 더한다. 뉴욕 미니멀리즘의 대표 명사와도 같은 캘빈 클라인의 유산이 느껴졌던 이번 컬렉션 룩들에 꼭 맞게 어울린다.
지방시(Givenchy)
지방시의 2025 FW 컬렉션 런웨이 Givenchy 2025 FW collection runway
이미지 출처 : 지방시 공식 홈페이지 www.givenchy.com
마이크로 백은 생각하는 것보다도 스타일링 변주가 다양하다. 클래식 코트나 미니멀 룩에 위트를추가하는 용도로 활용하거나, 주얼리처럼 여러 개를 레이어링하는 방식 역시 가능하다. 발렌티노처럼 빅 백과 함께 들어 더블 백 스타일을 연출할 수도 있다. 수납력을 기대하지 않는 대신 작은 사이즈 안에 브랜드의 유머와 심미성이 압축되어 있는 쁘띠 백. 올 한 해 고생한 당신을 위한 가장 사치스럽고도 만족스러운 선택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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