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잡함을 내려놓는 법, 새해의 웰니스 스폿

번잡함에서 벗어나 나의 호흡을 되찾기 위해. 가볍고 산뜻한 시작을 돕는, 새해 새 공간.
BY 에디터 임수아 (프리랜스) | 2026.02.03
@SISO.YOGA
시소요가_올림픽공원
시소요가에서 균형은 한 번에 잡는 것이 아니라 흔들리며 찾아가는 과정이다. ‘흐름 속의 균형’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곳은 쉽게 흔들리는 일상에 서 중심을 다잡는 방법을 일상의 흐름 안에서 찾고자 한다. 따뜻한 색으로 가득한 다도 공간에서는 차를 마실 수 있고, 수련실 ‘플로우 룸’에서는 다양한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싱잉볼 연주와 함께 이완하는 ‘인&싱잉볼’, 소도구로 신체 불균형을 해소하는 ‘도구 테라피’처럼 편하게 시작하기 좋은 수업부터 하타와 빈야사 등 깊이를 더하는 수련까지 초심자와 숙련자를 두루 고려한 구성이 눈에 띈다. “삶의 균형을 회복하겠다고 다짐한들 한 번에 중심을 잡을 수는 없잖아요. 흐트러져도 보고 다시 자세를 잡으며 흔들리는 과정에서 호흡을 되찾는 거죠.” 모든 동작을 완벽하게 따라 하지 못해도 괜찮다. 조은원 대표는 신체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이며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는 것, 명상을 통해 혼란한 외부와 잠시 멀어진 채 내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그렇게 스스로와 더 가까워지는 것이 수련이라 말한다. 그가 권하는 새해 웰니스 팁은 요가의 시작점인 ‘의도 세우기’다. “거창한 목표 대신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싶은지 생각하고 실천해보는 거 예요. 하루는 주변에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고, 다른 날은 맛있는 걸 먹으면서 보내는 식으로요.” 그렇게 마음을 들여다보며 하루를 보내다 보면, 나만의 흐름 속에서 균형을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LOUNGE_AKASHIC
라운지 아카식_북촌
요가와 명상에 관한 800여 권의 책을 갖춘 북 라운지이자 1000여 장의 클래식 및 재즈 CD를 마련한 음악 감상실, 라운지 아카식을 한 단어로 정의하긴 어렵다. 단 하나 명확한 사실은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괜찮다’는 것. 북촌의 한 골목길, 소란한 거리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고요한 상태를 되찾으며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질 수 있는 곳이다. 요식업과 무역업을 하던 김재형 대표는 요가와 인도 철학에 관심을 가진 후 동국대 불교대학원 융합요가학과에 진학했다. 진정으로 자신이 원하는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일을 지속하고 싶어 서재를 옮겨둔 듯한 공간을 만들었다. 요가, 명상, 불교철학, 마음 챙김이라는 키워드 아래 무수한 취향을 하나로 중첩시킨 것. 오랜 시간 공들여 모은 서적들이 책장을 채우고, 클래식부터 재즈까지 장르를 넘나드는 음악이 흐른다. 방문객들은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이 공간을 경험한다. 어떤 이는 책에 집중하고, 어떤 이는 음악에 몸을 맡기며, 또 어떤 이는 그저 창밖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긴다. 정해진 방법은 없다. 때때로 이곳에서는 인도 전통 악기의 깊은 울림이 펼쳐지는 음악회부터 요가 언어인 산스크리트어 강의와 철학을 탐구하는 강의, 요가 수업까지 다양한 이벤트와 이야기의 장이 열린다. 김재형 대표가 바라는 것은 ‘나’를 돌아보며 내면과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공부하고 수행하는 모든 일은 결국 ‘나는 누구인가’를 찾는 일이에요. 그게 우리 인생의 숙제인 것 같고요.” 라운지 아카식은 자기 자신에게 못다 했던 질문을 던지며 스스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펼쳐놓는다.
@TURTLEDOVE.BE
터틀도브_서촌
터틀도브는 차를 현재에 머무르게 하는 도구라 본다. 서촌의 고즈넉한 골목길에 위치한 이곳은 ‘산비둘기’라는 뜻의 이름처럼, 내면의 사색을 통해 평화를 얻을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며 문을 열었다. 1층에서는 차 도구를 이용해 직접 잎차를 내려 마실 수 있고, 2층에서는 요가와 명상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평범한 일상을 보낼 때면 미래를 걱정하거나 과거를 후회하게 되는 순간이 많잖아요. 현재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적고요. 결국 행복하려면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존재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차라는 도구가 이 과정에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 차를 우리고 마시는 모든 동작에 주의를 기울이다 보면 자연스레 오감에 집중하게 된다. 물 따르는 소리를 듣고, 찻잔의 온기를 감각하고, 차의 향과 맛을 느끼기까지 모든 과정 속에서 ‘지금, 여기’에 머물게 되는 것이다. 차라는 도구는 현재에 집중하는 명상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할 방법 중 문턱이 가장 낮다고 할 수 있다. 터틀도브는 직접 차를 우려 마시는 ‘마인드풀 티타임’부터 따뜻한 차를 마신 후 90분 요가 수업을 듣는 ‘요가와 차’ 프로그램까지, 웰니스를 위한 다양한 시간을 준비했다. 차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을 위한 티 클래스에서는 백차, 녹차, 우롱차 등 갖가지 차를 경험하며 각각의 향과 맛이 주는 차이를 느낄 수 있다. 현재에 집중하는 일은 단순해 보이지만 쉽지 않다. 그러나 차 한 잔을 우리며 어느새 마음의 평화를 되찾게 된다. 따사로운 햇살이 부드럽게 내려앉은 한옥 공간에서, 터틀도브는 차 한 잔과 함께 온전한 쉼을 선사한다.
@CAFE_MERINO_
메리노_성수동
뚝섬역 근처 3층짜리 빨간 벽돌 건물의 문을 열면 벽장을 가득 채운 털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카페 메리노는 홀로 고요히 또는 삼삼오오 모여 뜨개질하며 느긋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포근한 공간이다. 방모사를 만드는 회사 삼원일모가 실을 다루는 감각을 일상 가까이 소개하기 위해 연 이곳에서는 뜨개 도구나 실 등을 구매할 수 있고, 뜨개질을 하지 않는 이들도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며 편안한 시간을 누리기 좋다. “손끝으로 실을 매만지던 시간을 생각했어요. 뜨개를 하며 일정한 리듬을 반복하는 행위는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기도 하거든요. 더 많은 분이 쉽게 뜨개를 경험할 수 있길 바라기도 했고요.” 실과 바늘을 활용해 일정한 동작을 반복할 때, 우리는 숨 가쁜 일상의 호흡에서 잠시 벗어나 눈앞의 직물에만 집중하게 된다. 긍정심리학자 칙센트미하이는 ‘적절한 난이도의 반복적 활동에 몰입할 때 우리는 과도한 자의식과 불안에서 벗어나 깊은 만족감과 행복을 경험한다’고 주장했다. 단순한 반복의 즐거움을 뜨개질에서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메리노가 공간을 운영하는 태도 역시 특정한 행동을 반복하며 마음을 가볍게 만드는 뜨개질의 미학과 닮았다. 이곳에서는 완벽한 결과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애쓸 필요가 없다. 한 코 한 코실을 엮어가는 과정 자체에 집중하며, 그 시간이 주는 고요함을 경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뜨개질 초보자를 위한 원데이 클래스 덕에 처음 바늘을 잡는 이들도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뜨개질하든, 커피를 마시든, 혹은 가만히 앉아 있든 다 괜찮다. “적어도 이곳에서는 무언가를 하려고 애쓰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오로지 나를 위해 아무 생각 없이 휴식하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라요.” 메리노는 그렇게 눈앞의 것들에 집중하며 포근한 쉼을 건넨다.

사진

정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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