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에 정답이 어딨어? 패러독스 드레싱

2026년 패션 트렌드 키워드, 모순으로 완성되는 개성.
BY 어시스턴트 에디터 심가은 | 2026.02.02
‘00코어’가 남발하는 지금. 무엇 하나로 정의하기 어려운 뚝뚝 분절되는 듯한 스타일링이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다. 정해진 유행 공식을 따르기보다 내 안의 모순된 취향을 가감 없이 드러내는 것. 이것이 바로 2026년 우리가 주목해야 할 ‘패러독스 드레싱(Paradox Dressing)’의 핵심이다.
보라색 셔츠, 레오파트 롱스커트, 레드 컬러 뉴욕 양키스 MLB 볼캡, 레드 앤 블랙 스트라이프 암 워머를 착용한 배우 한소희의 사진
이미지 출처: 한소희 인스타그램 @xeesoxee
믹스매치와는 다른, ‘불협화음’의 미학
우리가 흔히 알던 ‘믹스매치’가 서로 다른 아이템을 조화롭게 어우러지도록 만드는 기술이라면, 패러독스 드레싱은 오히려 그사이의 마찰과 부조화를 즐긴다. 잘 어울려야 한다는 압박에서 벗어날수록 옷 입는 재미는 배가 된다. 이는 알고리즘이 제안하는 획일화된 취향에서 벗어나 자신의 감정과 태도를 드러내려는 ‘안티-알고리즘’적 움직임과도 닿아있다. 또한 최근 부상한 ‘컬러의 해방’ 트렌드와도 맞물려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자신이 입고 싶은 컬러와 스타일을 과감히 시도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를 조성했다. 최근 런웨이와 셀럽들의 착장에서 포착되는 패러독스 드레싱 역시 장르와 TPO의 경계를 우아하게 무너뜨린다.
뉴욕에서 열린 마티유 블라지의 2026 샤넬 공방 컬렉션 사진
이미지 출처: ©Launchmetrics/spotlight
2026 공방 컬렉션에서 샤넬은 브랜드의 상징과도 같은 트위드 셋업에 투박한 시티로고 티셔츠를 매치하며 클래식의 권위를 유머러스하게 비틀었다.
이미지 출처: ©Launchmetrics/spotlight
미우미우는 1950년대풍 앞치마를 워크웨어와 결합하거나, 중산층의 클래식한 룩에 속옷 같은 슬립 드레스를 더하는 등 ‘로맨틱한 실용성’이라는 역설을 끊임없이 실험 중이다.
이미지 출처: ©Launchmetrics/spotlight
프라다는 강렬한 컬러 블록 뒤에 실루엣의 반전을 숨겨두었다. 공존하기 힘든 이질적인 형태들을 한데 섞어 실루엣에 대한 고정관념을 비틀고 신선한 자극을 극대화했다.
TPO를 거부하는 매력
패러독스 드레싱의 출발점은 정해진 장소와 상황에 어울리는 전형적인 아이템을 의도적으로 거부하는 데 있다.
발끝의 반전
새틴 소재의 트레이닝 팬츠에 샌들 형태의 뮬 힐을 매치한 신지현의 사진 상의로는 브라운 컬러의 니트와 와인색 컬러 웨스턴 베스트를 매치했다
이미지 출처: 신지현 인스타그램 @shinzhyun
스타일링의 마침표와도 같은 신발에 짓궂은 시도를 범해보자. 편안한 조거 팬츠에 아찔한 하이힐을 매치하거나, 포멀한 슬랙스 아래 투박한 등산화 혹은 쪼리를 신는 식이다. 상하체의 분위기가 어긋날수록 룩은 훨씬 입체적으로 변한다.
아우터의 충돌
아이보리 컬러의 튜튜 스커트에 블랙 컬러 레인 부츠, 블록코어 윈드 브레이커 자켓을 입은 신지현의 사진
이미지 출처: 신지현 인스타그램 @shinzhyun
아우터 역시 반전의 묘미를 주기 좋은 아이템이다. 우아한 이브닝드레스 위에 거친 질감의 아웃도어 재킷을 걸치거나, 가벼운 트레이닝 차림 위에 클래식한 롱 코트를 더해 장르 간의 격차를 벌려보자.
과감한 컬러 블록
블루컬러의 터틀넥과 브라운 컬러의 브이넥 니트, 카키색 실크 소재 쇼츠와 그레이 컬러 스타킹을 매치한 인플루언서 박민주의 사진
이미지 출처: 박민주 인스타그램 @mjbypp
세련된 조화에 매몰되지 않고, 보색 대비나 강렬한 원색들을 한 화면에 몰아넣는 시도도 유효하다. 잘 어울리게 입으려 애쓰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색들을 한 번에 즐기는 태도가 핵심이다.
2026년의 스타일링은 완벽한 정돈보다 솔직한 불완전함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패션계를 주도하던 하나의 메가 트렌드가 수많은 마이크로 트렌드들로 대체된 지는 이미 오래다. 더 이상 유행의 공식에 자신을 끼워 맞출 필요는 없다. 나만의 모순된 취향을 과감히 섞어내는 그 순간, 옷 입는 즐거움은 그 어떤 트렌드보다도 강력한 힘을 갖게 될 것이다 결국 패션은 자신을 드러내는 가장 정직한 언어다. 모순 속에서 비로소 완성되는 아름다움에 대하여, 한병철 작가의 <생각의 음조> 속 한 구절을 빌려 이 글의 마침표를 대신한다.
“모든 아름다움은 모순입니다. 모순 없이는 아름다움도 없습니다. 저는 모순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합니다. 진실은 이러한 아름다움 안에서 비로소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의 음조 역시 이러한 모순입니다. 저는 제 생각의 음조를 ‘어두운 빛’ 또는 ‘어두운 영롱함’, ‘밝은 슬픔’과 같은 역설적 표현으로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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