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기자에게 물었다! 2026년, 어떻게 부자 되나요?
미래를 움직이는 건 돈의 방향이다. 지금 꼭 알아둬야 할 5가지 트렌드.
BY 에디터 김초혜 | 2026.02.17“일주일 이상 걸리던 업무도 이젠 1시간이면 끝내죠.” 2023년 회사에서 마련한 ‘생성형 AI 사용법’ 강연 무대에 오른 강사가 꽤 들뜬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챗GPT 덕분에 업무 효율이 얼마나 높아졌는지를 열심히 설명했다. 당시만 해도 챗GPT라는 단어는 지금처럼 익숙하지 않았다. 나는 팔짱을 낀 채 심드렁한 표정으로 ‘음…좀 과장하는 것 같은데?’ 생각했다. AI가 내 일을 저 정도까지 도와줄 수 있을 거라곤 믿기 어려웠다. 솔직히 말하면, 강의가 빨리 끝나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지금 내가 유료로 구독하는 AI 서비스만 2개다. 생성형 AI는 순식간에 일상에 스며들었다. 이제 직장인들은 회의 내용을 클로바노트로 정리하고, 자료 조사는 퍼플렉시티로 한다. 챗GPT로 영어 공부를 하고, 제미나이로 몇 초 만에 원하는 이미지를 뚝딱 만든다. 요즘엔 “AI가 없으면 업무가 안 된다”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만약 그 강연을 들었을 때 팔짱을 풀고 생성형 AI에 진지하게 관심을 가졌다면 어땠을까. 그래서 AI 대표 수혜주였던 엔비디아나 구글 주식을 사두었다면? 물론 이런 과거 가정법은 부질없다. “그때 살걸!” 따위 후회는 누구나 한다.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니라 미래다. 돈과 관련한 영역 에선 철저하게 미래지향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2026년 엔 어디에 돈이 몰릴까. 꼭 투자로 연결하지 않더라도, 돈의 흐름은 파악해야 한다. 그게 곧 세상이 움직이는 방향이니까.

writer 조성준
10년 차 경제지 기자. 돈과 예술적인 것에 관심이 많다. 저서는 <우울할 땐 돈 공부> <계속 그려나가는 마음> <당신이 사랑한 예술가>가 있다.
1. 가정에도, 일터에도 ‘피지컬 AI’
올해 AI 시장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키워드는 피지컬 AI 다. 챗GPT나 제미나이처럼 화면 속에만 있던 생성형 AI 가 이제는 ‘구체적인 몸’을 갖기 시작했다. 사람 형태와 닮은 휴머노이드 로봇이 대표적이다. 생성형 AI 두뇌를 가진 이 로봇은 단순히 명령만 따르는 기계가 아니다. 그 대신 보고, 듣고, 학습하고, 판단하고, 움직인다.
최근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6’의 주인공 역시 피지컬 AI였다. 이 ‘생각하는 로봇’은 어디에 투입될까?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역에서 활약할 것이다. 가정에 투입된 로봇은 자질구레한 가사 노동을 도맡는다. 제조업 현장의 로봇은 그 어떤 불평도 없이 묵묵히 일한다. 이미 미국에서는 배송 로봇이 집 앞까지 음식을 배달해준다. 중국에서는 매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직접 판매하고 있다. 미국 SF 소설가 윌리엄 깁슨은 이런 말을 남겼다.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널리 퍼져 있지 않을 뿐”. 피지컬 AI는 벌써 이 세상으로 뚜벅뚜벅 걸어나왔다. 그리고 우리 일상 속으로 뛰어오는 중이다. 그들이 퍼지는 속도는 상상보다 훨씬 더 빠를 수 있다.
2. 저속성장 재테크 ‘ETF’
‘빠르게 부자 되기’와 ‘느리게 부자 되기’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대부분은 전자를 선택하지 않을까. 오랫동안 재테크 분야 베스트셀러였던 <부의 추월차선>이 말하듯, 누구나 내심 빠르게 부자가 되고 싶은 욕망이 있다. 그것은 자연스러운 마음이다. 하지만 ‘추월’이라는 행위는 무엇인가. 성공하면 목표에 빨리 도달할 수 있지만, 실패하면 크게 다친다. 팬데믹 이후 재테크는 마치 국민 스포츠처럼 여겨지고 있다. 투자를 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취급까지 받는 시대다. 그 결과 많은 사람이 ‘부의 추월차선’을 노리며 성급하게 투자했다.
그러나 너도나도 추월을 시도하는 고속도로에서는 사고가 날 수밖에 없다. 크고 작은 사고를 겪은 사람들은 하나둘 깨닫기 시작했다. ‘속도는 느려도, 확실하게 성장하는 방향이 옳다.’ 이제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향하는 재테크가 주목받고 있다. 이른바 ‘저속성장 재테크’의 부상이다. 개별 종목보다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ETF는 올해도 주식 시장의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상위 500개 기업에 골고루 투자하는 S&P500 ETF가 대표적이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 개인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산 상품은 개별 주식이 아니라 ETF다. 현재 한국 증시에 상장된 ETF 자산 규모는 300조 원에 달한다. 불과 1년 만에 100조 원 이상 늘었다.

3. 포스트 구독경제 ‘멤버십 비즈니스’
넷플릭스, 애플뮤직, 챗GPT, 디즈니플러스, 네이버플러스. 현재 내가 구독 중인 서비스의 일부다. 구독경제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이미 오래전 일이다. 이 비즈니스의 주체는 이제 기업에서 개인의 영역으로까지 옮겨오고 있다. 평소 즐겨 보던 부동산 유튜브 채널이 얼마 전부터 핵심 콘텐츠를 멤버십 전용으로 전환했다. 해당 콘텐츠를 보려면 매달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유튜브뿐 아니라 인스타그램, X 등 주요 소셜미디어도 멤버십 기능을 추가하고 있다. 구독자가 많은 인플루언서들은 광고나 조회수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자신만의 멤버십을 만들고, 팬과 직접 연결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린다.
결국 핵심 키워드는 ‘개인 브랜드’다. 이제 사람들은 정보 그 자체보다 누가 그 정보를 어떻게 해석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본다. 자신과 결이 맞는 개인에게 기꺼이 매달 돈을 지불한다. 과학 잡지 〈와이어드〉 공동 창간자인 케빈 켈리는 일찍이 이렇게 말했다. “누구나 진정한 팬 1000명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다.” 개인 멤버십 비즈니스는 단순히 유료 콘텐츠를 파는 서비스가 아니라 일종의 ‘디지털 크루’에 가깝다. 알고리즘과 AI가 판치는 세상에서, 역설적으로 가장 강력한 무기는 ‘인간적인 연결’이다.
4. 잘 쉬는 방법이 돈이 된다 ‘멘털 웰니스’
을지로4가 우래옥 맞은편 카페의 메뉴판에는 “조용한 목소리로 대화해주세요”라는 주의 사항이 적혀 있다. 재즈 음악이 흘러나와 일본의 ‘재즈 킷사(재즈 감상실)’ 느낌이 선명한 공간이었다. 커피를 마시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15분 정도 머물다 나왔다. 그 뒤로 가끔 머리가 복잡할 때 혼자 그곳에 간다. 나에겐 그곳이 일종의 명상 센터다. 도쿄의 문화였던 재즈 킷사를 본뜬 공간은 최근 서울뿐 아니라 뉴욕에서도 늘고 있다. 왜 그럴까? 그만큼 현대인에게 명상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정신 건강을 중시하는 ‘멘털 웰니스’ 트렌드는 올해에도 화두다. ‘잘 쉬는 방법’ 자체가 돈이 되는 시대다. 미국의 명상 전문 앱 ‘Calm’은 이미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유니콘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잘 자는 것이 결국 경쟁력’이라는 인식도 퍼지면서 슬리포노믹스(Sleep과 Economics 의 합성어) 시장도 급성장하는 중이다. K-뷰티 신드롬을 주도한 올리브영도 곧 웰니스 전문 플랫폼 ‘올리브베러’를 론칭한다. 올리브영의 이 시도는 단순히 뷰티 상품을 파는 전략에서 벗어나 ‘라이프스타일 설계’ 단계로 확장하려는 것이다. 외모뿐 아니라 ‘멘털 케어’ 영역에도 막대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뜻이다.
5. 부업으로 뜨는 ‘큐레이션 커머스’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압도적인 속도로 성장한 기업을 꼽을 때 쿠팡을 빼놓을 수 없다. 정말 로켓처럼 성장했다. 그런데 이렇게 잘나가던 쿠팡에 흠집이 생겼다. 지난해 고객 정보 유출 사태로 위상이 흔들렸다. 이 악재로 쿠팡의 존재 자체가 뿌리째 흔들릴 가능성은 낮지만, 중요한 점은 업계 1위가 처음으로 크게 휘청거렸다는 사실이다. 추격자들에게는 기회다. 쿠팡은 그동안 어떻게 성장했는가. 개인이 쿠팡이라는 플랫폼에서 직접 물건을 팔지 않아도 수익을 볼 수 있는 시스템인 ‘쿠팡파트너스’가 부스터 역할을 했다. 자신의 블로그나 인스타그램 등 개인 SNS에 상품 링크를 걸고, 누군가 이를 통해 물건을 구매하면 수수료를 받는다. 쿠팡으로선 수많은 개인이 자발적으로 제품 홍보에 참여하도록 만든 셈이다.
개인 입장에서도 쏠쏠한 부업 소득을 올릴 수 있다. 이 전략을 네이버가 그대로 가져왔다. 온라인 쇼핑 분야에서 쿠팡을 추격 중인 네이버는 최근 ‘네이버 브랜드 커넥트’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원리는 쿠팡과 비슷하다. 개인이 블로그 등 자신의 채널에 네이버쇼핑에서 파는 제품을 소개하고, 누군가가 그 게시물을 통해 구매하면 수수료를 받는 방식이다. 이제 온라인 커머스 비즈니스는 ‘물건을 직접 파는 사람’뿐 아니라 ‘물건을 큐레이션하는 사람’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부업을 고민하고 있다면, 큐레이션 커머스 영역에 한 번쯤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글
조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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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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