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우의 질주
망설임은 없다. 선명한 속도로 자신의 색채를 꺼내 보인 더보이즈 선우의 질주.
BY 에디터 김화연, 김미진 (프리랜서) | 2026.02.11
슈트는 Diesel, 목걸이는 Celine,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더보이즈의 지난 연말 스페셜 무대에 대한 반응이 뜨거웠어요.
“더보이즈는 역시 연말 무대를 제대로 준비해서 보기 좋다”라는 글이 기억에 남아요. 또 저희를 좋아하는 이유가 “이런 무대 위 모습 때문이다”라는 말도요.
어떤 부분을 특히 신경 썼나요?
먼저 KBS 가요대축제 무대는 <로드 투 킹덤>에서 선보였던 ‘도원경’ 무대를 연상시키는 요소를 녹여서 그때의 분위기를 더비들이 느꼈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편곡해 준비했어요. 주연이 형, 큐 형과 함께 펼친 유닛 무대는 저희가 먼저 해보고 싶다고 역제안을 드린 거였어요. 그래서 의상과 콘셉트에 아이디어를 많이 냈고요.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Like I love You’로 곡이 결정되고 나서는 그 시절의 느낌을 그대로 구현하는 데 집중했어요. 춤의 각도를 제대로 살리려고 했고, 그 시절만의 바이브가 담긴 곡이라 굳이 ‘우리만의 무언가’를 더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죠. 최대한 정석대로 표현하자는 데 모두가 동의했어요. 또 그 전에 연말 스페셜 무대를 꾸릴 때에는 댄스 커버 형태로 공연을 진행했다면, 이번에는 노래도 직접 녹음해서 좀 더 특별했고요.

재킷과 팬츠, 화이트 셔츠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워커는 Balenciaga

셔츠는 Andersson Bell, 레더 팬츠와 벨트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SBS 가요대전에서 선보인 미식축구 콘셉트도 빼놓을 수 없죠. 공을 던지고 받는 군무가 특히 많이 회자됐어요. 떨리지는 않았어요?
솔직히 말하면 공 때문에 실수할 경우의 수는 에릭이 공을 잘못 던지는 것밖에 없었어요. 하하. 저는 어떻게 던져도 완벽하게 받을 준비가 돼 있었거든요. 그런데 에릭이 계속 불안해하더라고요. 영상을 잘 보시면 공을 던지기 전 표정에서 살짝 불안한 것처럼 보여요. 예전에 야구장에서 시구를 하다가 실수한 적이 있어서 괜히 더 그런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옆에서 계속 “괜찮아, 어떻게 던져도 내가 받을 수 있다”고 다독이면서 안심시켰죠. 끝나고 나서는 “거봐, 잘할 수 있잖아!” 하고 응원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요.
무대를 준비할 때는 어떤 식으로 접근해요?
무대와 제가 하나의 캐릭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면 이번 미식축구 콘셉트 무대를 준비할 때 실제 미식축구 경기 영상을 많이 찾아봤어요. 그중에서도 팀의 주장들이 경기 전에 힘찬 기합을 넣으면서 팀원들의 사기를 끌어 올리는 모습이눈에 띄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부분에 많이 착안했죠.
영화나 드라마 같은 콘텐츠에만 몰입하는 게 아니라 무대를 준비할 때도 ‘과몰입’하는 건 빠지지 않는군요.
맞아요. 그런데 언급해주신 것처럼 일상에서 뭔가에 몰입하면 그것이 음악 작업에 반영되기도 해요. 최근에 가요대전에서 펼친 개인 무대도 <환승연애4>에서 영감받았어요. 요즘 제가 과몰입 중이거든요. ‘사랑은 두 걸음 뒤에 온다’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서로의 마음이나 생각이 계속 엇갈리는 장면이 프로그램에 자주 나오더라고요. 그걸 보고 사랑이라는 게 타이밍 맞추기가 참 어렵다 싶더군요. 또 미운 감정도 결국은 사랑의 일부이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표출될 수 있는 감정은 늘 두 걸음쯤 뒤에 서로에게 도착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레더 코트는 Amiri, 체크 패턴 셔츠와 니트 베스트는 Ferragamo.

쇼츠 재킷은 Standalone, 팬츠는 Diesel, 티셔츠와 부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곡 작업을 하다가 막히면 어떻게 돌파해요?
그럴 때는 잠시 멈춰요. 안 되는 걸 억지로 붙잡고 있으면 영 해결이 안 되더라고요. 잠시 멈췄다가 영감이 떠오를 때 확 집중해서 완성하는 편이에요. 사운드 클라우드로 팬들과 소통하는 아티스트 중 한 명이잖아요. 그렇게 쌓인 곡을 선우의 사운드 클라우드에서 만날 수 있는 걸까요? 사운드 클라우드에 올린 제 음악을 더비들이 좋아해 주시고 기다려주신다는 것도 알지만 제 목소리로 채운 3분 남짓의 곡을 더 많은 분이 접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세상에 꺼내고 싶어요. 그 연장선으로 기회가 된다면 솔로 앨범으로 소개하고 싶다는 마음이고요.
막연하게 생각해둔 솔로 앨범 콘셉트나 타이틀이 있다면?
영감을 찾으러 여기저기 여행을 다니면서 느낀 감정을 듬뿍 담은 앨범을 완성해보고 싶어요. 여행하면서 음악을 만든다면 주로 호텔 방에서 작업을 하게 될 텐데, 묵는 방 번호가 그곳에서 탄생한 노래의 제목이 되는 거죠. 그러면 팬분들이 제가 여행한 도시를 곡 제목인 ‘룸 넘버’로 기억하게 되는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가 될 듯해요.
올해 콘서트도 계획 중이라고 들었어요. 어떤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을까요?
이번 콘서트는 저희가 보여주고 싶은 것보다 더비들이 원하는 무대를 중심으로 꾸렸으면 해요. 의견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싶기도 하고요. 팬분들이 보길 바라는 무대를 많이 선보일수록 그 반응에 저희도 더 행복해지더라고요.


데님 재킷은 Lmood.
일상에서 소소하게 느끼는 또 다른 행복도 있어요?
오늘처럼 화보 촬영을 잘 마치고 퇴근하는 것도 소소한 행복이고, 퇴근 후에 먹을 맛있는 저녁을 고민하는 것도 또 다른 행복이죠. 아! 마침 내일은 스케줄이 없는 휴일이라는 사실도 저를 행복하게 하네요. 하하. 이렇게 하나씩 작은 행복을 쌓아가다 보면 결국 큰 행복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해요. 도자 캣(Doja Cat)의 〈Planet Her〉 앨범을 자주 듣는데 따라 부르면서 달리면 기분이 좋아져요.
반대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면요?
콘서트요. 공연장은 언제나 아름다워요. 더비들의 뜨거운 사랑을 온몸으로 받는 공간이라 무대에 서면 구름 위에 둥둥 떠 있는 기분이 들거든요. 또 다른 순간을 꼽자면 멤버들과 함께 연습할 때? 다 같이 치열하게 하다 보면 실내에 습기가 차기도 해요. 새벽에 연습실을 나서며 해가 뜨는 걸 딱 보면 ‘아, 우리 정말 열심히 했다’는 생각이 들죠. 그럴 때 청춘 같기도 하고, 좋아요.

셔츠와 레더 베스트, 데님과 벨트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목걸이는 Toga, 장갑은 Prada.

레더 슈트와 셔츠, 타이는 모두 Amiri.
10년 차 더보이즈의 모습을 상상해본 적 있어요?
저희가 벌써 8년 차라는 사실이 아직도 놀라울 때가 많아요. 데뷔 초에 비해 성장한 부분도 분명 있지만, 여전히 채워가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해요. 배울 것도 많고요. 저희보다 앞서 걸어가신 선배님들이 보여주신 것처럼 저희도 현재에 충실하면서 한 걸음씩 꾸준히 걸어가고 싶어요. 그 동력은 더비들이고요.
마지막으로, 더비들의 어떤 말에 힘을 얻는지 궁금해요.
제가 무언가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고 본인도 용기를 냈다는 말이 무척 좋아요. 서로가 서로에게 버팀목이 돼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제가 더비들에게 힘을 얻듯 더비들도 저를 보면서 힘을 얻죠. 다만 각자가 단단한 사람이 됐으면 하는 바람도 있어요. 슬픔을 느낄 줄도 알고, 무너질 때는 무너질 줄도 알되, 그럼에도 다시 힘을 내서 좋은 방향으로 함께 나아갈 수 있는 사람이요.

슈트는 Diesel, 목걸이는 Celine, 셔츠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사진
장덕화
헤어
권도연
메이크업
정윤미
스타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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