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지 마세요 천에 양보하세요 무궁무진한 섬유공예의 세계

보이는 것 그 이상의 말랑한 배신, 이지민의 섬유 크래프트.
BY 어시스턴트 에디터 심가은 | 2026.02.13
얼핏 보면 갓 구워낸 바삭한 바게트와 신선한 토마토가 든 샌드위치 같지만, 손을 대는 순간 예상치 못한 폭신함이 우리의 기대를 사정없이 배신한다. 섬유를 기반으로 팝아트적인 감성을 선보이는 이지민 작가는 우리를 속이려 작정한 듯한 이 ‘발칙한 장난’을 통해 일상의 사물을 새롭게 정의한다.
작가의 작업 방식은 꽤나 이성적이다. 어린 시절 수학 시간의 입체도형 전개도를 그리는 과정을 유난히 좋아했던 그는, 이제 모니터 속 가상의 입체를 현실의 섬유로 기워내는 디자이너가 되었다. 사물의 단면을 쉬폰처럼 시어한 소재에 전사 프린트하고, 마치 전개도를 짜 맞추듯 2D의 평면을 다시 3D의 입체로 구축해 나간다. 딱 떨어지는 것을 선호하는 그에게 변수가 많은 ‘천’은 늘 정복해야 할 숙제 같지만, 그 불편함을 기어이 정복해 사물의 형상을 입혔을 때 찾아오는 희열이 작업을 지속하게 만드는 동력이 된다.
맥파이앤타이거(Magpie&Tiger)에서 선보인 <차린> 전시는 그의 세계관이 한층 서정적으로 확장된 결과물이다. 철사의 유연한 선적인 요소와 섬유의 다양한 기법을 통해 자연의 색으로 서서히 우려지는 찻물과 그 위를 자유롭게 떠다니는 찻잎을 시각화하여, 바쁜 현대인들에게 ‘차 한잔의 여유’를 시각적으로 선물한다. 돌덩이 같은 현실 사이에서 만나는 이 말랑한 반항들은, 세상이 정해놓은 정답 대신 나만의 물성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만드는 근사한 사건임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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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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