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와 AI를 넘나들며 K-팝 비주얼의 확장 가능성을 실험하는 크리에이터 #PARANGE
변화무쌍한 K-팝 신에 AI 기술이 스며들었다.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름을 틀어놓고,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그 거대한 변화 한가운데로 스스로를 던지며, 더 황홀한 세계를 펼쳐 보이는 아티스트, 파란지를 만났다.
BY 에디터 김화연 | 2026.03.05
@parange.oo
ARTIST PARANGE
파란지
PARANGE(파란지)는 엔믹스, 키스오브라이프, 아일릿, 더보이즈, 엔시티 드림 등 다양한 K-팝 아티스트의 비주얼 콘텐츠에 참여했으며, 그 과정에서 단순히 뛰어난 기술을 뽐내는 것이 아닌 서사를 표현하기 위해 고민한다. 또 기술을 맹목적으로 좇기보다 직접 경험하고 판단하는 태도로 자신만의 작업 언어를 구축해왔다. 제약 없는 상상과 정교한 설계 사이를 오가며 완성도를 끌어올린다. AI의 부족한 점은 자신의 3D 작업으로, 3D 작업의 아쉬운 부분은 AI로 채우며 결과물에 대한 설득력을 더한다.

KISS OF LIFE 2026 IDENTITY FILM
아티스트 PARANGE를 소개한다면?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활동하며 K-팝 아티스트의 비주얼 영상 콘텐츠, 뮤직비디오 속 3D·AI 시퀀스를 제작하고 디지털 오브제를 디자인하는 작업을 주로 한다.
최근 3D 그래픽에서 AI로 작업 영역이 확장됐다.
솔직히 고백하자면, 처음에는 AI를 활용한 작업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렇다고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은 채 거부하는 건 내 성향에 맞지 않았다. 충분히 경험해본 뒤 판단하자는 결론을 내렸고, 독학으로 공부하며 작업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거부감은 점차 흥미로 바뀌었다.
어떤 부분이 흥미로웠나?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경우 3D 작업에서는 기술적 준비가 필요해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반면 AI 작업은 비교적 제약 없이 다양한 방향으로 실험해볼 수 있다. 장난스럽게 접근한 시도가 의외로 흥미로운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제약 없이 짓궂은 상상을 펼쳐볼 수 있는 과정 자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적어도 나에게는 작업 영역을 확장해주는 효율적인 도구라는 판단이 들었다. 물론 3D 작업만의 매력도 분명하다. 제작 전 과정을 직접 설계하고 다룬다는 점, 작은 포인트 하나까지 내 의도와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다는 점이 그렇다. 상업적 작업이라 해도 애정을 쏟아붓게 되는 이유다. 원하는 무드가 정확히 구현됐을 때 느끼는 쾌감 역시 3D 작업만의 큰 매력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두 작업 방식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어떤 도구를 사용하든 작업의 주체는 결국 ‘나’라는 점이다. 그래서 결과물에는 자연스럽게 나만의 색과 취향이 묻어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AI 기술의 발전에 따른 작업 방식의 변화가 있다면?
예전에는 물리적으로 해야 할 일이 많아 일부 과정을 다른 작업자와 나누어야 했다. 지금은 AI를 활용하면서 혼자서 감당할 수 있는 범위가 훨씬 넓어졌음을 체감한다. 사소하지만 시간을 많이 소모하던 작업을 AI가 보조해주면서 전체적인 그림을 바라보는 데 더 많은 시간을 쓸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요즘은 단순 작업자라기보다 전체 흐름을 조율하는 디렉터에 가까운 역할로 내 일이 조금씩 변화하는 것 같다.
나의 작업에서 인간적인 요소는?
집을 꾸밀 때도 단순히 예쁜 공간보다 의미 있는 물건이나 일상의 흔적이 쌓인 편안한 환경을 좋아한다. 내 작업물 역시 비슷하다. 비주얼 안에 아티스트를 상징하는 요소, 팬들이 알아볼 수 있는 디테일 한 스푼을 담아내려 한다. 뛰어난 기술만으로 완성되는 작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소중하고 중요한지 고민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해답, 그 지점이 인간적인 요소라고 본다.
다수의 K-팝 콘텐츠 작업에 참여했다. 그중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엔믹스의 ‘별별별(See That?)’ 뮤직비디오에 삽입된 미디어 아트 영상 작업이다. 이후 더 높은 완성도의 결과물도 있었지만, 내게는 하나의 전환점이 된 프로젝트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내 작업이 송출되는 모습을 보며 ‘이게 내가 좋아하는 색이고, 이런 결의 작업을 내가 잘 해낼 수 있구나’라는 확신이 들었다. 그 순간을 기점으로 작가로서의 방향성이 또렷해졌고, 이후 작업에도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쳤다.
물리적으로 가장 시간을 많이 투자한 프로젝트도 궁금하다.
K-팝 콘텐츠는 전반적으로 일정이 촉박해 길어도 한 달을 넘기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의외로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은 콘서트 모션 포스터다. 전체 방향성을 조율하는 과정이 다른 프로젝트보다 길고, 특히 인물 초상이 포함될 경우 디테일 작업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더보이즈 콘서트 포스터 작업 당시 멤버 수가 많아 전체적인 균형을 맞추는 데 특히 공을 들였던 기억이 있다.
K-팝 콘텐츠를 제작할 때 더 신경 쓰는 지점이 있나?
미감이 뛰어난 콘텐츠가 쏟아지는 만큼 비주얼 완성도는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그 위에 스토리, 그룹 고유의 색깔, 서사와 맞닿아 있는 요소를 더 중요하게 본다. 오브제 하나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려 한다. 그런 작은 설정들이 모여 다른 그룹과는 결이 다른, 차별화된 비주얼이 완성된다고 믿는다.
K-팝 콘텐츠의 매력은?
장르와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는 점이다. ‘이 중 하나쯤은 당신의 취향이 있겠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다양한 시도가 이루어진다.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새로운 비주얼과 연출을 적극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분위기도 매력적이다. 늘 신선한 자극을 받는다. 또 하나는 협업의 확장성이다. 다양한 영역의 창작자가 하나의 프로젝트에 함께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덕분에 서로의 감각을 접할 수 있고, 그 에너지가 콘텐츠 안에서 또 다른 매력으로 이어진다.
영감을 얻는 곳
디지털 환경에서 작업을 많이 하는 만큼 오히려 영감은 실존하는 것들에서 얻으려 한다. 일상 속에서 우연히 마주친 문장이나 사물이 작업의 출발점이 되기도 한다. 유니크한 소품을 보러 다니거나 책을 읽고, 노래 가사에서도 자주 영감을 얻는다.
즐겨 보는 크리에이터 인스타그램 계정 @hwangbonahyun, @olongworks, @okl0ok.
추천하는 AI 프로그램
Comfy UI, Meshy Ai, Higgsfield Ai, Topaz Labs.
이 길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워낙 변화무쌍한 분야라 늘 새롭게 배워야 할 것들이 생긴다. 무언가 익숙해질 즈음이면 또 전혀 다른 환경의 프로젝트를 만나게 된다. 그 흐름 속에서 오는 불안정함을 어느 정도는 견디고, 나아가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 불안정함을 즐기는 타입은 아니다. 그럼에도 성장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던져야 하는 순간이 있다. 익숙한 자리에서 조금 벗어나는 선택이 나를 다음 단계로 이끈다.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기대를 너무 낮추지 않았으면 좋겠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따르겠지만, 그 기대가 결국 더 욕심나게 하고 더 많이 성장하게 만드는 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PARANGE
파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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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오브제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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