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NEW VISUAL ARCHITECTS OF K-POP #XOHEEPARK
변화무쌍한 K-팝 신에 AI 기술이 스며들었다.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름을 틀어놓고,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그 거대한 변화 한가운데로 스스로를 던지며, 더 황홀한 세계를 펼쳐 보이는 아티스트, 박소희를 만났다.
BY 에디터 김화연 | 2026.03.06
@xoxohee_
ARTIST XOHEE PARK
박소희
XOHEE PARK(박소희)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그래픽 디자이너, 영상 감독으로 활동 중인 아티스트다. 그래픽 디자인을 기반으로 3D, VFX, AI 영상을 활용한 다양한 시각 작업을 전개한다. 콘셉트 기획부터 연출, 전체적인 비주얼 톤 설계까지, 단순히 보기 좋은 이미지를 만드는 것보다 시각적 새로움을 만들어 보는 이가 신선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일에 가치를 둔다.

민지운 Someone M/V
아티스트 XOHEE PARK을 소개한다면?
업계의 관행적인 틀을 깨고, 방식부터 다시 세워 새로운 이미지를 만드는 과정을 즐기는 아티스트. 이러한 비주얼을 통해 아티스트와 콘텐츠의 세계관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영상, 3D, VFX 작업도 활발하게 진행하지만 최근에는 AI로 작업 영역이 확장됐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고, 그게 단순한 유행이 아니라 퀄리티와 작업 방식 자체를 바꿀 수 있는 도구라는 걸 느꼈기 때문에 활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단순한 호기심이었다. ‘이게 어디까지 가능하지?’ 하는 가벼운 테스트 정도. 그런데 AI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작가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생각이 달라졌다. 단순한 이미지 생성 툴을 넘어 작업 파이프라인 전체를 재설계할 수 있는 기술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때부터 ‘이건 제대로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행을 따라가는 게 아니라 내 언어로 흡수해야겠다는 마음이 더 컸다.
3D 작업과 AI 작업의 차이점은?
3D는 내가 생각하는 바를 하나하나 쌓아 올리는 과정, AI는 내가 생각한 방향을 기계가 먼저 찍어주고, 그걸 다시 내가 조정하는 과정을 거친다는 점이 다르다. 3D 작업은 설계, 모델링, 라이팅, 렌더링, 후반 과정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이 ‘의도적으로 축적’된다. 반면 AI는 초기 결과물이 빠르게 나오지만, 그 위에 내가 선택하고 수정하고 덜어내는 방식을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AI 역시 지금 단계에서는 인간의 터치가 반드시 들어가야 한다. 생각 없이 프롬프트 몇 줄로 찍어낸 이미지는 인터넷을 떠도는 해양 쓰레기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거든. 도구가 강력할수록 사용자의 기준과 미감이 더 중요해진다.

NANA(나나) ‘GOD’ M/V
지금까지 작업했던 작업 중 기억에 남는 것은?
ZEROBASEONE의 5집 미니앨범 ZEROSE 트랙 포스터와 피지컬 앨범 아트워크. 이 작업은 나에게도 큰 전환점이 된 프로젝트다. 이전까지는 거의 풀 3D 베이스 작업이 주를 이뤘다면, 이번에는 완전히 다른 접근을 시도했다. 3D를 기본 구조로 깔되, 그 위에 실사 콜라주 텍스처, AI 기반 모션 변형, 2D 그래픽 이펙트, 타이포 레이어 분해 & 재조합, 아날로그 질감 스캔 소스 등을 하나의 화면 안에 공존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처음에는 ‘이게 너무 산만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ZEROSE 트랙의 감정선이 ‘팬과 아티스트의 유대’를 시각적으로 ‘겹겹이 쌓이는 레이어’로 표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3D 공간을 먼저 설계한 후, 일부러 완벽하게 렌더링하지 않고 ‘비어 있는 틈’을 남겨두었다. 그 틈 위에 실사 이미지를 잘라 붙이듯 콜라주 레이어를 얹었고, AI 모션은 완성 컷이 아니라 일부 왜곡된 프레임을 추출해 ‘의도적 불완전성’을 만들었다. 또 최종 결과물은 깔끔한 상업 디자인 대신 감정이 흘러넘치는 듯한 구조로 마감했다. 결과물을 보고 팬분들이 “이건 진짜 ZEROSE를 위한 선물 같다”는 반응을 남겨주었을 때, 내가 실험적으로 시도한 방식이 제대로 전달됐다는 생각이 들어 굉장히 뿌듯했던 기억이 있다. 이 프로젝트 이후로 ‘형식에 갇히지 말자’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
두 번째는 아티스트 민지운의 리믹스 앨범 디자인과 뮤직비디오 작업. 솔직히 말하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진행했던 프로젝트다. 과도한 업무량과 개인적인 일로 번아웃 직전이었고, ‘이제 잠시 쉬어야 하나’ 생각하던 타이밍에 제안이 들어왔다. 그런데 평소 작업 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의 작업이라 흔쾌히 수락했다. 예산은 정말적었다. 그래서 오히려 더 재밌게 해보자고 생각했다. 스티커, 큐빅, 오브제를 직접 구매해서 하나하나 손으로 붙이며 제작했고, 완성 후 다시 스캔해서 디지털 후작업을 진행했다. 거의 공예 작업에 가까웠다. 또 뮤직비디오는 촬영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기존 푸티지와 직접 제작한 푸티지를 믹싱했고, 손 스캔 콜라주, AI 생성 클립, 3D 오브젝트, 일러스트 애니메이션를 한 프레임 안에서 계속 충돌시키듯 배치했다. 정제되지 않은 감정이 오히려 이 곡의 정서와 맞았다. 신인 아티스트라 큰 반응은 기대하지 않았는데, 내가 즐겁게 만든 기운이 전달됐는지 개인 인스타그램 게시물 중 현재 좋아요 수 1위가 이 작업이다. 이 프로젝트는 나에게 ‘잘하려고 하지 말고, 재밌게 하자’는 걸 다시 상기시켜준 작업이다.

ZICO & Crush(지코 & 크러쉬) ‘Yin and Yang ’ ALBUM COVER ARTWORK
K-팝 콘텐츠를 제작할 때 더 신경 쓰는 지점은 무엇인가?
가장 크게 고민하는 건 이 과열된 K-팝 시장에서 아티스트의 색깔을 어떻게 ‘다르게’ 보이게 할 것인가다. 단순히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에서 벗어나 이 팀만이 할 수 있는 톤과 세계관을 찾는 데 가장 많은 에너지를 쓴다. 결국 오래 남는 건 유행이 아니라 정체성이 아닌가.
작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간적인 요소는?
명확한 의도와 감정의 밀도. 기술적으로 완성도 높은 결과물보다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이유가 분명하고 그 안에 사람이 고민한 흔적이 남아 있는 작업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조금 거칠거나 불완전하더라도 감정이 느껴지고, 내가 재미와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인 결과물일 때 비로소 작가적인 힘이 생긴다고 믿는다.
내가 영감을 얻는 곳
고전 영화와 최신 ‘밈’ 그리고 인터넷 문화에서 영감을 얻는다. 시간의 검증을 거친 미장센과 감정 구조에서 배움을 얻고, 다른 쪽으로는 트렌드를 흡수하려고 한다. 오래된 것과 가장 빠른 것을 동시에 경험하려고 한다.
K-팝 콘텐츠 디자이너의 길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가장 즐겁지만 동시에 가장 고통스러운 길을 선택하신 걸 환영한다. 속도도 빠르고 경쟁도 치열하지만, 그만큼 성장도 빠르다. 트렌드를 좇기보다 자기만의 기준과 취향을 단단히 만드는 것, 그게 결국 오래가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XOHEE PARK
박소희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AI 영상 감독 인터뷰
K팝 비주얼 디자이너
3D VFX 아티스트
AI 그래픽 디자이너
ZEROBASEONE 앨범 아트워크
K팝 트랙 포스터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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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비주얼 디렉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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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AI 융합 아트
K팝 앨범 디자인 인터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