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NET GIRL, 최예지
모델, 크리에이터, 스타일리스트. 최근 다양한 수식어로 불리며 SNS를 지배 중인 얼굴, 최예지에게 소소하고 확실한 TMI를 물었다.
BY 에디터 양윤영 | 2026.04.02
아일릿, 키키, 트와이스 채영까지 요즘 가장 핫한 아티스트들의 크레디트에는 최예지가 있다. 1993년생인 그는 알고 보면 10년 차 베테랑 스타일리스트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시작해 에센스(SSENSE)의 시니어 스타일리스트를 거쳐 현재는 한국에서 프리랜스 스타일리스트로 자리 잡았다. 스타일링은 물론 모델, 크리에이터, 인플루언서로도 활동하며 자신만의 독보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온 최예지. 확고한 취향과 한 끗 다른 센스를 지닌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궁금하다.
트와이스 채영의 첫 솔로 앨범 스타일링. 채영이 빚어낸 세계관을 최예지의 시선으로 포착했다.
요즘 어떻게 지내요?
감사하게도 매일 바쁘게 지내는 것 같아요. 본업인 스타일링부터 유튜브 촬영과 편집, 모델과 인플루언서 일을 동시에 하면서 하루를 열심히 보내고 있습니다.
스타일링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어요?
2010년대 초중반 유행했던 텀블러(Tumblr) 아시죠. 이곳에 데일리 룩 사진을 자주 올리다가 인스타그램이 생기면서 그대로 넘어갔어요. 워낙 꾸미는 것에 관심이 많고, SNS 활동을 활발하게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스타일리스트로 이어져서 여러 클라이언트의 부름을 받게 된 것 같아요.
예지 님의 성장 배경도 궁금해요.
어릴 때 캐나다 밴쿠버로 이민을 가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녔어요. 그렇게 20년 정도 살다가 몇 년 전에 한국으로 이사를 왔어요. 캐나다는 한국보다 비교적 여러 국적과 문화가 공존하는 편이라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성장했던 것 같아요. 이게 제 취향과 직업으로 이어지는 밑거름이 되기도 했고요.
한국으로 와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
사실 언어 문제가 제일 힘들었어요. 영어를 모국어처럼 사용하다가 한국어로 소통하려다 보니 쉽지 않아서요. 아무래도 문화 차이는 확실히 있지만, 조금 지나고 적응이 되니 괜찮은 요즘입니다. 오히려 어떠한 문화권이라도 인간관계는 다 비슷하다고 느낄 때도 있어요.
에센스나 사부카루 등 해외 플랫폼과도 다수 작업하고, 국내 브랜드 혜인서, 포스트아카이브팩션의 룩북에도 참여했죠.
밴쿠버에서 스타일리스트로 활동하다가 팬데믹 시점에 시장이 주춤하면서 잠시 멈췄던 적이 있어요. 그때 문득 에센스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래서 본사가 있는 몬트리올로 무작정 이사를 가서 지원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를 계기로 시니어 스타일리스트로 일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수많은 브랜드의 옷을 직접 만져보고 입히면서 직업적으로 크게 성장했다고 느끼고요. 해당 경력을 바탕으로 한국에 와서도 국내 여러 브랜드와의 작업이 연결됐던 것 같아요.
원래 헤어&메이크업 전공이었다면서요!
네 맞아요. 하하. 고등학교 시절에 잡지는 물론 온라인에서 패션쇼랑 에디토리얼을 즐겨 봤어요. 저도 이러한 작업물을 만드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고요. 메이크업을 좋아하는 취향을 살려서 바로 헤어 & 메이크업 전공 학교를 다녔죠. 졸업하고 프리랜서로 일을 시작했을 무렵에 학교 선생님이자 멘토이셨던 분이 “근데 너는 이렇게나 옷을 좋아하는데 스타일리스트로도 일해보는 건 어때?”라고 제안해주셔서 해보기로 마음먹었던 게 떠올라요. 그게 지금까지 이어졌네요! 그때 선생님이 보시기에도 제가 패션에 굉장히 관심이 많은 게 드러났나 봐요.
아일릿, 키키 등 요즘 가장 핫한 아티스트들의 룩을 스타일링해서 화제가 됐죠. 어땠어요?
운이 좋게도 최근 재밌는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어요. 가장 가까운 시점에 마친 프로젝트는 키키와 함께했는데요, 트랙 ‘Delulu’의 필름과 콘셉트 포토의 스타일링을 맡아서 열심히 작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콘셉트 포토 스타일링은 ‘클래식한 스타일의 옷을 현대 소녀들이 입으면 어떨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어요. 마치 인형 놀이를 하듯 여러 캐릭터를 표현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습니다. 유럽과 일본에서 사들인 실제 앤티크 피스들을 활용해서 이전에 보지 못한 독보적인 무드를 연출하려고 했고요. 모던하면서 동화적인 요소를 동시에 담으려 했던 노력이 잘 표현된 것 같아요. ‘Delulu’ 트랙 필름의 캐주얼 룩은 멤버별로 컬러풀함을 유지하면서 서로 잘 어울리도록 만드는 게 목표였어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업물인 만큼 디벨롭의 과정도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렸던 스타일링이었어요. 피팅도 여러 차례 거치며 룩의 밸런스를 잘 잡으려고 했고요. 의외로 눈에 확 띄게 화려한 스타일링보다 클래식하고 캐주얼한 룩을 만드는 게 더 어렵다고 느껴요. 과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중간 지점을 찾는 데 신경을 많이 썼던 것 같아요. 프로젝트가 하나씩 마무리될 때마다 배울 점이 늘어간다고 체감하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한국에서 아티스트 스타일링 경험이 없는 제게 다양한 작업 기회가 주어져서 무척이나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특히 채영 솔로 앨범 스타일링을 인상적으로 봤습니다.
채영이 솔로 앨범은 제게도 너무나 소중한 작업이었어요. 아티스트랑 스타일링 간의 비주얼적인 접점을 맞춰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사소한 지점들이 잘 맞았어요. 채영이가 앨범 에서 새롭게 시도하고자 했던 지점들이 좋았고, 저 또한 그 세계관 안에서 시너지를 내는 룩을 입히고 싶었어요. 보편적인 브랜드의 아이템보다는 직접 제작하거나 커스텀한 아이템, 아카이브 피스, 콘셉추얼한 브랜드 의상을 섞어서 스타일링했고, 덕분에 멋있는 결과물이 나온 것 같아요. 또 평소 채영이가 그리는 그림에서도 영감을 많이 받았습니다!
혜인서(Hyein Seo)의 2025 F/W 캠페인. 브랜드의 실험적인 미학을 살려 스타일링한 것이 특징이다. 모델은 니코.
모델 일은 어때요?
스타일리스트 초창기에는 고정 수입이 없어서 모델 일도 병행했어요. 그때는 모델 일을 진지하게 할 생각은 없어서 단순한 아르바이트 정도로 했는데요, 자연스럽게 일이 바빠지면서 스타일링에 오로지 집중하게 됐죠. 한국에 들어올 때쯤 다시 모델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조금씩 들더라고요. 이때 운이 좋게도 저와 마음이 잘 맞는 에이전시랑 계약을 하게 돼서 재밌게 일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취향을 발견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요?
기억이 닿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옷에 관심이 많은 아이였다고 부모님께서 얘기해주시더라고요. 중학교 때 부터 서브컬처에 흥미를 가져 이모(Emo), 고스, 펑크 문화를 깊이 파고들면서 여러 스타일을 시도해봤어요.
유튜브 채널에서 좋아하는 디자이너를 미우치아 프라다, 릭 오웬스라고 말했었죠. 어떻게 보면 상충되는 두 브랜드를 좋아한다고 꼽은 이유도 궁금합니다.
둘 다 비전이 확실하고, 단순히 유행을 좇기보다는 자신의 피스를 만들어가는 점이 멋있다고 생각해요. 또 조너선 앤더슨도 좋아하는데요, 그가 로에베에 있을 때 컬렉션과 최근 디올로 넘어가서 선보인 작업들을 인상 깊게 살펴보고 있어요.
이건 개인적으로 궁금한데, 어디서 쇼핑 해요?(웃음)
하하. 사실 새 옷을 많이 사지는 않아요. 빈티지를 더 좋아해서 후루츠패밀리에서 쇼핑을 많이 하고, 시간이 날 때는 세컨드핸드 스토어를 둘러보는 걸 좋아합니다.
영감이 되는 인스타그램 계정이 있다면요?
빈티지 러버라서 그런지 빈티지 숍 인스타그램 계정을 훑어보는 걸 즐겨요. 눈 여겨보는 계정은 @feltshowroom, @west__archive, @singblackbirdvintage.
최근 예지 님이 빠져 있는 건 무엇인가요?
요즘은 네일 아트에 푹 빠져 있어요. 직업 특성상 오래 유지는 못하지만, 새로운 디자인을 받을 때마다 기분 전환이 돼서 너무 좋아요.
가까운 미래와 먼 미래의 최예지는 어떤 모습일까요?
평소 미래에 대해 깊게 생각하지는 않는 편이에요. 지금 드는 생각은 아마도 언제나 그랬듯이 제가 하고 싶은일들을 꾸준히 하면서 잘 살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진
ⓒ yeaji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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