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UEER ART NOW : 듀킴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이 제시하는 퀴어 미술의 동시대적 좌표. 듀킴의 시선을 통해 그 스펙트럼을 탐색한다.
BY 에디터 김초혜 | 2026.04.02
듀킴 종교와 퀴어, K-팝과 BDSM의 교차점을 탐구하며 무대 위 신체와 권력의 감각 구조를 다루는 작가. 유럽과 아시아를 오가며 작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집단적 열광과 희생, 무대 위 신체와 권력. 듀킴은 종교와 퀴어, K-팝과 샤머니즘, BDSM(Bondage, Discipline, Sadism, Masochism)이라는 서로 다른 감각의 영역을 가로지르며 작업해왔다. 그의 관심은 파편처럼 흩어져 있는 듯 보이지만 결국 하나의 축으로 수렴한다. 무대 위에 오른 신체는 가장 강렬한 에너지를 발산하는 동시에 가장 연약한 존재이기도 하다. 듀킴은 불편한 이야기를 무겁게 다루지 않으며 놀이처럼 풀어낸다. 그 틈에서 관객은 어느 순간 스스로가 믿고 있는 진실에 질문하게 된다. 듀킴은 지금, 신체와 권력 그리고 믿음이 만들어내는 감각의 구조를 뒤흔들고 있다.

Dew Kim, Installation view, , out sight, Seoul(photo Junyoung Cho), 2020, Courtesy of the Artist
요즘 미술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름 중 하나다.
종교와 퀴어에 관한 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사도마조히즘과 BDSM 문화를 퍼포먼스, 조각, 설치, 영상 등 여러 매체로 다룬다. 목회자 집안에서 태어나 나의 정체성과 충돌하는 지점에서 나오는 이야기들이다.
작업의 출발점이 어디였나?
자전적인 이야기였다. 영국 왕립예술학교 석사 논문도 거기서 시작됐다. 내가 왜 피가학적인 점들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한 탐구였다.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나를 돌아보게 됐다. 기독교적인 맥락과 관련지어보고, 아동심리학과 연결시켜보고, 작가와 작업의 관계성을 축으로도 들여다봤다. 작가가 마스터가 될 때 와 오브젝트가 될 때, 작업이 발휘하는 힘이 달라진다. 논문의 결론은 없었다. 이런 에너지가 내 인생에 어떻게 발현될지에 대한 질문으로 끝났다. 그리고 그게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샤머니즘은 어떻게 관심 갖게 됐나?
졸업하고 아르헨티나 연인을 따라 볼리비아와 페루를 갔다. 거기에 샤머니즘 문화가 크게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기독교 집안에서 자라 터부시했던 것들인데, 오히려 그 안에서 퀴어적인 이야기가 많다는 걸 발견했다. 샤먼의 신체 자체가 플랫폼이다. 계속해서 변화할 수 있고, 경계가 없고, 다른 영혼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신체. 그리고 샤머니즘은 과거가 아닌 현재에 관심이 있다.
K-팝은?
친구, 대인 관계와 다르게 아이돌과 팬의 관계는 굉장한 특수성이 있다. 거기서 드러나는 집단적인 열광이 종교와도 비슷하다고 느꼈다.
K-팝, BDSM, 샤머니즘, 종교 등 다양한 주제에 주목한다. 서로 어떤 관계가 있나?
처음엔 그냥 관심 있고 하고 싶은 주제를 작품으로 다뤘다. 파편적이었다. 나중에 작업을 늘어놓다 보니 조금씩 연결이 됐다. 작년 말에 내 작품에 대한 소논문을 쓰기도 했다. 결국 무대 위의 신체에 대한 이야기다. 아이돌의 신체, 샤먼의 신체, SM에서 오브젝트가 된 신체, 종교에서 희생되는 신체로 연결된다.
듀킴과 허니 듀, 2개의 활동명을 가지고 있다.
목사인 아버지는 어느 날 교회 광고 시간에 내 전시 소식을 알렸다. 자신의 아들이 듀킴이라고. 그 일을 계기로 교회 사람들이 내 작업을 찾아보았고, 내가 해온 퀴어 작업들을 알게 돼 이슈가 됐다. 부모님은 작업을 그만두라고 했다. 그런데 이미 2 개의 전시가 예정돼 있어 멈출 수 없었다. 그래서 검색으로 잘 찾을 수 없는 ‘허니듀’라는 이름을 사용해 전시했다.
어떤 작업이었나?
세 가지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였다. 나의 혈육인 아버지, 연인적인 아버지, 하나님 아버지까지. 시간이 흐른 뒤 아버지는 자신이 목회를 그만두겠다고 하면서 작업을 지지해주셨다. 그 일을 계기로 BDSM이나 권력, 욕망을 다루는 작업은 ‘허니듀’라는 이름으로 이어졌다. 그런데 그 이후에 작업을 계속하다보니 퀴어, K-팝, 사도마조히즘, 권력에 대한 문제들이 결국 하나의 지점으로 수렴하고 있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어쩌면 나중엔 허니듀라는 이름이 소멸될지도 모르겠다.

Dew Kim, Installation view, , out sight, Seoul(photo Junyoung Cho), 2020, Courtesy of the Artist
작가에게 서울은 어떤 곳인가?
계속해서 정상성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도시다. 종교와 자본주의가 강한 도시이기도 하고. 이번에 전시하는 작품도 궁금하다. 2020년 개인전에서 했던 작업을 다시 제작했다. BDSM 플레이를 할 때 나는 보통 서브 역할을 한다. 오브젝트로 존재하는 역할을 할 때 언뜻 보면 권력을 내어주는 것 같지만, 결국 공간의 모든 에너지가 내 몸으로 향한다. 그리고 마스터는 노동자가 된다. 그 힘의 전복이 흥미로웠다. 작품은 BDSM 커뮤니티에서 오가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정조대를 착용했을 때 신체의 다른 감각들이 활성화된다. 특히 청각이 증진된다. 그 감각의 재배치를 우주여행처럼 만들었우리가 자연스럽다고 믿는 감각이 과연 순수하게 나로부터 나온 것인지, 어쩌면 사회적인, 종교적인 통제로 인해서 감각하는 건 아닌지에 대한 질문이다.
다양한 매체를 넘나든다. 요즘 관심 있는 건?
금속 공예를 전공했고 퍼포먼스, 조각, 설치, 영상, 도자, 유리 다양한 매체를 활용한다. 얼마 전까지 영상과 퍼포먼스 설치 위주로 작업을 했다. 그러다 보니까 조금 더 오랜 시간 작업을 지속할 방법을 찾고 싶어졌다. 원래 내가 공부했던 공예적인 지점을 다뤄보면 어떨까 싶고. 물성이 있는 작업에 이끌리는 동시에 영상 편집도 재밌다.
사람들이 왜 당신의 작업을 흥미롭게 생각할까?
일단 나는 그렇게 심각한 사람이 아니다. 불편한 이야기를 무겁게 꺼내는 게 아니라 놀이처럼 펼쳐놓는 편이고. 변화를 만들겠다고 의도해서 작업하진 않지만, 그래서 사람들이 내 작품을 보고 자연스럽게 대화하고 생각해볼 수 있는 것 같다.
요즘 가장 흥미롭게 보고 있는 건 무엇인가?
집단적인 열광. 대중문화도 그렇고, 요즘 정치도 집단적으로 열광하는 게 훨씬 많아졌잖나. 과격하고 폭력적이지만 그래서 더 흥미롭다. 종교도 그렇고, 일상에서 벗어난 에너지가 만들어내는 것들이 계속 궁금하다.
결국 작업이 어디로 향하게 될까?
아직 모르겠다. 내년엔 베를린 레지던시에서 1년을 보낸다. 퀴어 신체와 건축의 복원을 리서치해볼 생각이다. 노트르담 성당이 화재 흔적을 보여주면서 복원했던 것처럼, 상처를 지우지 않고 유지하면서 회복하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 퀴어적인 복원은 무엇인지. 그리고 지금은 〈다육 복음서〉를 준비 중이다. 다육 식물은 상처가 나도 재생한다. 게이들이 신체적으로만 커뮤니케이션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관계가 일시적이고, 외로움을 만들기도 하지만, 거기에서 오는 어떠한 것들이 있다. 반복하는 몸들에 대한 이야기다.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 전시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하나의 축제 같다. 다양한 작가의 목소리를 한자리에서 다각도로 마주할 수 있는 기회고. 과거와 현재를 함께 축하하고, 그다음 나아갈 곳을 상상해보게 한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들이 펼쳐진 만큼 앞으로 무엇을 말할 수 있을지도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자리가 될 것 같다.
퀴어
퀴어아트
퀴어 아트 전시
현대미술 전시 서울
아트선재센터 전시
스펙트로신테시스 서울
서울 전시 추천
미술 전시 2026
동시대 미술
퀴어 문화 예술
전시회 추천 서울
미디어 아트 전시
설치미술 전시
서울 문화 전시
예술 전시 인터뷰
아트 전시 리뷰
현대미술 작가
현대미술 작가퀴어 아트 전시
퀴어미술
듀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