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다시 피어나는 황민현
봄의 공기, 다시 만난 얼굴들. 서른의 문턱에서 황민현은 여전히 다음 장면을 준비하고 있다.
BY 에디터 김초혜, 최한나(프리랜서), 옥희정, 노주영 | 2026.04.07
그레이 재킷과 블루 스트라이프 셔츠, 타이는 모두 Valentino.

화이트 셔츠와 네이비 팬츠, 머플러, 스니커즈는 모두 Dior.
오늘 꽃과 함께 카메라 앞에 섰어요. 민현 씨에게 봄은 언제 시작되나요?
꽃 보는 걸 좋아해요. 예쁘잖아요. 그런데 저는 봄이 되는 순간부터 콧물이 줄줄 흐르고 눈이 간지러워요.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거든요. 특히 촬영할 때 코가 막히면 목소리가 달라지니까 야외 촬영이 있는 날에는 아침마다 약을 챙겨 먹어요. 날이 따뜻해지고 또 알레르기가 올라오면 ‘아, 봄이 왔구나’ 하고 느끼죠. 하하.
오랜만에 디지털 싱글 를 발표했죠?
소집해제 후 팬들이 기다려준 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어요. 긴 시간이었지만 같이하지 못했을 뿐 언제나 함께였다는 메시지를 꼭 전하고 싶었거든요. 저도 복무하는 동안 팬들을 생각하면서 버텼고, 그걸 원동력 삼아 자기계발도 열심히 했어요. 팬분들도 힘든 순간이 있었겠지만 제가 돌아올 걸 기대하며 기다려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모처럼 노래하니 어때요?
여전히 무대가 좋더라고요. 혼자 서는 것도 좋지만 그룹에는 각 멤버의 역할이 있잖아요. 솔로 할 때도 즐겁고, 그룹 활동을 할 때는 의지할 곳이 있어 좋고요. 그룹 안에서 빛나는 황민현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제 분량을 잘 소화해내고 나서는 조금의 여유를 가지고 무대를 즐길 수 있잖아요. 전 뉴이스트와 워너원 활동에도 언제나 열려 있어요. 이번에 좋은 기회가 와서 워너원 활동을 하게 돼 정말 기쁜 마음으로 임하고 있고요.

니트 슬리브리스는 Dries Van Noten by Boontheshop.

블루 셔츠와 브이넥 그린 니트, 베이지 팬츠는 모두 Prada.
7년 만에 재결합하는 그룹 워너원의 리얼리티 프로그램 <워너원고>로 오랜만에 멤버들과 한자리에 모였다고요?
처음엔 이런 생각을 했어요. 이제 다들 사회의 쓴맛을 느꼈을 텐데, 그때처럼 왁자지껄할 수 있을까. 지금은 대부분 서른이 넘었고, 10대였던 막내들도 20대 중반이 됐으니까요. 그런데 정말, ‘바로’였어요. 놀랍게도 우리는 변하지 않더라고요. 순식간에 다시 그날로 돌아간 느낌이었어요. 뉴이스트 멤버들도 그래요. 중학교 때부터 봤으니까 만나면 다시 다들 중학생이 된 것 같고. 멤버들이랑은 참 그런 것 같아요,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요.
그 시간이 이토록 선명하게 남아 있는 이유는 뭘까요?
15년 동안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와 사랑을 받았던 시기였거든요. 찰나 같은 시간이어서 더 잊히지 않는 듯해요. 그래서 멤버들과의 만남이 더 소중하게 느껴져요.
가장 자주 보는 멤버는 누군가요?
옹성우요. 동갑이기도 하고 둘 다 배우 활동을 하다 보니 고민도 많이 나눠요. 그런데 그 친구가 집돌이라 보통 집에서 만나 배달 음식을 시켜 먹으면서 놀아요. 하하. 워너원 단톡방에서는 여전히 제가 제일 말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누가 메시지를 보내면 꼭 답장을 하고 질문도 이어가는 편이라 그런 것 같아요.

니트와 데님 팬츠는 모두 Dior, 스카프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옐로 셔츠와 브라운 레더 팬츠, 브라운 벨트는 모두 Ferragamo.
쉼 없이 달려와 어느덧 30대를 맞이했어요.
복무하는 동안 못 했던 만큼 연기든 노래든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제 취미도 찾고 여행도 다니면서 워라밸을 즐기며 사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도 들어요. 어릴 때 데뷔해 오디션 프로그램을 거쳐 워너원 활동을 하고 쉴 틈 없이 촬영하며 살아왔거든요. 그래서 20대에만 할 수 있는 것들을 놓치고 산 건 아닐까 싶을 때도 있어요. 돌이켜 보면 그 모든 시간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는 없잖아요. 앞으로 중심을 잘 잡으면서 살아가고 싶어요.
다시 복귀하니 어때요?
복무하는 1년 9개월 동안 태어나서 처음으로 먹고 싶은 거 다 먹어봤거든요. 디저트를 좋아해서 케이크, 스콘, 도넛을 많이 먹었어요. 점심 먹고 커피와 함께 디저트를 꼭 찾았는데 ‘아, 행복한 삶이란 이런 거구나’ 싶었죠. 하하. 그런데 이젠 다시 인내하는 삶으로 돌아왔어요. 웨이트 트레이닝도 꾸준히 하고 달리기도 하면서 6kg을 뺐거든요. 요즘 ‘두쫀쿠’가 유행이잖아요. 매일 먹고 싶은데 매일 참고 있어요.

슬리브리스는 Ami, 실버 반지는 Tom Wood, 팬츠와 로퍼, 실버 목걸이는 모두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헨리넥 실크 셔츠와 목걸이는 모두 Dries Van Noten, 데님 셋업은 Taildern
<스터디그룹> 시즌 2도 한창 촬영 중이죠?
액션 스케일이 훨씬 커졌어요. 시즌 1 스태프와 배우들이 그대로 이어져서 호흡도 잘 맞고 코미디 장면도 더 재미있어질 것 같고요. 오랜만에 교복을 입었는데 테스트 촬영 때 감독님들이 “군대 갔다 왔는데 어떻게 시즌 1 때랑 똑같냐”고 하시더라고요. 굉장히 뿌듯했습니다. 관리해두길 잘 했다 싶었어요.
드라마 속 가민이라는 인물, 어떤 점이 민현 씨와 닮았다고 느꼈어요?
네이버 웹툰이 원작인데, 공부를 하고 싶어 하지만 잘 못하는 아이가 의외로 싸움에 소질이 있어서 고난과 역경을 헤쳐나가는 히어로 판타지물이거든요. 처음 미팅에서 감독님이 제게 “너무나 주인공 가민이 같다”고 말씀하셔서 그날 집에 가서 웹툰을 쭉 봤어요. 맑은 눈의 광인이더라고요. 공부만 생각하는 사람이라 다른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 눈빛. 평소에 사람들이 저더러 눈이 맑다고 많이 얘기하거든요. 하하. 그 점이 비슷한 것 같아요.
연기 선생님이 오지 말라고 했는데도 시간이 날 때마다 레슨받으러 갔다고요.
다들 “쉴 수 있을 때 그냥 쉬어라” 하시는데 노래 레슨도 꾸준히 받고, 연기 레슨도 받았어요. 빈 시간 동안 ‘황민현’스럽지 않은 연기도 해보고 싶더라고요. 제가 뭘 못하는지, 뭘 잘하는지도 알고 싶었고요. 수업 때 즉흥으로 대본 받아서 10분 만에 소화하는 연습도 했는데 진짜 어려워요. 감정 기복이 없는 조용한 성격이라 그런지 엄청 하이 텐션의 역할을 할 때 쉽지 않더라고요.
연습하면서 정답에 가까워진 것 같아요?
아뇨! 공부할 수록 더 어려워요. 이전에 제가 연기했던 작품은 제작진분들이 황민현스러운 역할을 많이 주셨다면, 연습할 때는 정말 상상도 못했던 역할에 도 전해보는 중이거든요. 제가 맡았던 역할들을 돌아보면서 다시 한번 감사함도 느끼게 되더라고요.
그 시간을 지나 현장에서의 민현 씨는 어떤게 달라졌나요?
처음 연기를 시작했을 때는 ‘못 하겠다,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드라마 현장도 너무 낯설고, 제가 잘 해내지 못하면 주변에 피해를 주는 건 아닐까 하는 부담도 컸고요. 그때는 연기에 대해 잘 모르니까 좋은 목소리로 성실하게 대사를 하는 데만 집중했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주연 배우가 어떻게 행동하고 분위기를 이끄느냐에 따라 현장의 분위기가 달라진다는 걸 알게 됐어요. 상대 배우와 이야기를 많이 나누며 함께 만들어간 장면을 다 같이 모니터링하면서 “아, 이거지!” 하는 희열을 느끼는 순간이 가장 즐거워요. 또 스태프들이 현장에 올 때 즐거운 마음이었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하거든요. 처음에는 좁은 시야로 제 연기만 봤다면, 이제는 저를 비롯해 다른 배우들, 스태프들까지 현장 전체를 살피게 됐어요.
배우로서 꼭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에 등장하는 사이코패스 살인자요! 제가 연기하는 게 상상이 안 가잖아요. 사람들이 항상 바르고 모범생 같은 이미지가 있다고 하시는데, 그런 역할을 맡으면 새로운 변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레이 재킷과 블루 스트라이프 셔츠, 팬츠, 타이, 브라운 로퍼는 모두 Valentino.

슬리브리스는 Ami, 실버 목걸이는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반려견 멜이는 잘 지내죠?
요즘 흰털이 나기 시작했어요. 멜이가 검정과 갈색 털이 섞인 닥스훈트거든요. 예전엔 제가 촬영을 마치고 새벽에 들어와도 나와서 반겨줬거든요. 같이 뒹굴면서 놀고, 누나 몰래 간식도 주고 그랬는데, 요즘에는 힘이 없는지 잘 안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본가에 가서 만날 때마다 마음이 좀 아프고, 병원갈 일이 잦아졌다는 얘기를 들을 때마다 속상해요. 가족 단톡방 80%가 멜이 사진이랑 멜이 얘기예요. 오래오래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올해로 데뷔 15년 차. 지금의 당신이 데뷔 첫 무대에 선 자신에게 건네고 싶은 말은?
즐겨, 언젠간 잘될 거야! 연습생 때는 데뷔만 하면 다 성공하는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저희 팀이 대중적으로 알려지기까지 5~6년이 걸렸어요. 그때 얼마나 걱정이 많았겠어요. 하지만 그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모든 순간에 팬들이 함께해줬기에 연기도 시작할 수 있었고요. 덕분에 지금은 이렇게 좋아하는 일을 즐기면서 하고 있잖아요. 그러니까 그냥, 즐겨!

블루 셔츠와 브이넥 그린 니트, 베이지 팬츠는 모두 Prada.
사진
김신애
헤어
한송희
메이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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