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치열한 여자 스포츠 -농구
2026년 스포츠계, 여성들의 활약이 심상치 않다. ‘여랑이’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여자 농구 국가대표는 1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하기도 했다. 더욱 뜨거워질 2026년 여자 농구, 알고 보면 더 흥미로운 그 세계의 이야기.
BY 에디터 김화연 | 2026.05.05
writer 손대범 KBS와 쿠팡플레이 농구 해설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다. 농구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영상으로 풀어내는 것을 ‘본캐’라고 표현할 정도로 애정이 많다.
2026년 비시즌의 가장 큰 화두는 농구 국가대표팀이 될 전망이다. ‘여랑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여자 농구 대표팀은 국제 무대에서 늘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둬왔다. 1976년 체코 월드컵에서 한국은 역사적인 준우승을 차지했고, 1984년 LA 올림픽에서도 악바리 같은 플레이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도 4강에 진출하는 등 꾸준히 성과를내며 위상을 높였다. 그 저력은 지난 3월 프랑스에서 열린 FIBA(국제농구연맹)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도 확인됐다. ‘높이’의 박지수와 ‘외곽’의 강이슬을 앞세워 나이지리아, 콜롬비아, 필리핀을 차례로 격파했다. 그 결과 여랑이들은 17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우리보다 더 꾸준히 월드컵에 출전한 나라는 자타공인 FIBA 랭킹 1위 미국뿐이다. 강이슬의 3점슛은 경이로웠다. 평균 18.6득점으로 대회 득점 1위에 올랐고, 경기당 3점슛 5.4개를 성공시켰다. 성공률 역시 41.5%로 매우 높았다. 강이슬만 빛난 것은 아니었다. 여랑이들은 경기당 3점슛 12.2개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박지현, 허예은, 이소희 등 젊은 선수들의 활약 덕분이었다. 2024년 5월 박수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후 다양한 대회를 거치며 쌓아온 결과다. 특히 박지수 한 명에게만 의존하지 않는 공격과 상대의 돌파를 차단하는 ‘갭 디펜스(Gap Defense)’는 대표팀의 새로운 트레이드마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리그에 도전 중인 박지현을 제외하면 국가대표 선수들은 모두 WKBL(한국여자프로농구) 소속이다.
그러나 대표팀에 다시 소집될 시점에는 일부 선수의 소속팀이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다. 모든 프로 스포츠가 그렇듯, WKBL 역시 FA(자유계약선수) 이적이 최대 이슈다. 특히 박지수와 강이슬 등 KB스타즈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끈 핵심 선수들이 FA 자격을 얻는다. KB스타즈는 두 선수를 모두 잔류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협상 과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조수아, 이채은, 김지영, 김예진 등 주전급 선수들도 FA 시장에 나온다. 팀의 색깔을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어느 팀에 가더라도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자원들이다. 물론 여름에는 아시아 쿼터 선수 계약도 중요한 변수다. 하나은행이 이이지마 사키 영입으로 전력이 크게 상승했고, 우리은행은 아시아 쿼터 선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새로운 외국인 전력 보강은 다음 시즌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2025년 11월 개막한 2025-2026시즌 WKBL 정규리그는 청주 KB스타즈의 1위 차지로 막을 내렸다. 스포츠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사실을 다시한번 확인한 시즌이었다. 6년 연속 우승을 비롯해 늘 기세가 등등했던 우리은행은 시즌 마지막 날까지 플레이오프 진출 여부가 결정되지 않을 정도로 고전했고, 10년 넘게 ‘약체의 대명사’로 여겨졌던 하나은행은 한때 정규리그 우승을 꿈꾸는 등 신바람 나는 반전을 일궜다. 불과 1년 전 챔피언 자리에 올랐던 BNK 썸은 ‘봄의 축제’에 초대받지 못한 채 아쉽게 시즌을 마쳤다. 많은 팀의 희로애락이 엇갈렸던 여자 프로농구의 한 시즌은 이렇게 막을 내렸지만, WKBL은 겨울보다 여름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올해 놓치지 말아야 할 여자 농구 경기
박수호 감독이 이끄는 여랑이들은 이제 9월을 바라보고 있다. 9월 4일부터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하는 월드컵은 한국 농구계가 맞이하는 비시즌최대 이벤트 중 하나다. 박신자, 박찬숙, 정선민 등 전설들이 남긴 성과를 재현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은 한국 여자 농구 역사상 다시 나오기 어려운 황금 세대를 맞이한 시기인 만큼 기대가 크다. 월드컵이 끝나면 9월 19일부터 아시안게임이 시작된다. 이번 대회는 일본 아이치와 나고야에서 공동 개최된다. 우리 여자 농구는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 이후 은메달 1회, 동메달 1회에 그쳤다. 그러나 이번 대표팀은 최근 대회들과 비교했을 때 코칭 스태프와 선수 간의 호흡이 가장 좋고, 공격과 수비 콘셉트 역시 가장 명확하다.
KEY PLAYER 3
LA 스파크스 박지현
박지현의 지난 2년은 파란만장했다. 보장된 고액 연봉을 뒤로하고 WNBA(미국여자프로농구) 진출을 위해 해외로 향했다. 호주, 스페인, 뉴질랜드 등에서 경험을 쌓았고, 드디어 LA 스파크스와 루키 스케일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을 알렸다. 단순한 경험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 보이겠다는 각오다.
KB스타즈 박지수
2025-2026시즌 MVP 박지수는 시즌 종료 후 FA가 된다. 6개 구단 모두가 영입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193cm에서 오는 압도적인 높이에 점점 노련미까지 갖추고 있어 모두가 탐내는 선수다. 국가대표팀 소집 이전에 결정될 그의 거취는 올여름 WKBL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하나은행 박소희
하나은행 돌풍의 중심에는 박소희의 성장이 있었다. 시상식에서 배우 한효주를 닮은 외모로 주목받았지만, 코트 위에서는 대담한 플레이로 승부사 역할을 해내며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는 데 성공했다. 그의 성장은 대표팀에서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일러스트
DOYO
사진
박재영, gettyimageskorea
농구
여성 스포츠
여자 선수 활약
여자 스포츠 트렌드 2026
스포츠 여성 서사
여성 선수 성장
글로벌 진출
스포츠 다양성
스포츠 성평등
여자 스포츠 리그
스포츠 스타
차세대 선수
스포츠 팬덤
여성 스포츠 시장
스포츠 이슈
여자농구
여자 농구 대표팀
한국여자프로농구
박지현
하나은행
박지수
박소희
KB스타즈
LA 스파크스
WKBL


